'브래들리 로워리' 우리가 기억해야 할 세상에서 가장 순수했던 축구팬의 이름이다.
브래들리는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5살에 불과한 작은 천사가 소아암을 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선덜랜드의 꼬마팬이었고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물어볼 때면 항상 '저메인 데포'라고 대답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데포는 브래들리의 친구가 되어주기로 한다. 또한 당시 데포의 소속팀이었던 선덜랜드 또한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그와 함께 브래들리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기로 했다.
브래들리는 힘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방식대로 병마와 용감히 싸웠다. 늘 활기차 보였고 가끔은 선덜랜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기도 했다.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고 올 때면 선수들은 돌아가며 각자의 사인으로 천사의 유니폼을 채워주기도 했다. 그렇게 선덜랜드 선수들과 함께 하는 브래들리는 항상 웃고 있었다. 브래들리는 선덜랜드의 홈경기에서 PK로 시축을 한 경험도 있다. 당연히 상대팀은 그를 위해 일부러 골을 먹혀주었다. 이때 브래들리가 했던 슛은 세상에서 가장 약했지만 가장 아름다웠다. 이에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브래들리의 골을 '이달의 골'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금껏 뽑혔던 이달의 골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골이었다. 이처럼 브래들리는 힘든 와중에도 축구를 통해 웃음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2017년 7월 7일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브래들리의 부모님은 sns에 한 통의 편지를 게시하며 브래들리의 소식을 전했다. "용감한 제 아들이 엄마, 아빠, 가족들 품 안에서 오늘 오후 1시 35분 천사들 곁으로 떠났습니다. 아들은 우리에게 작은 슈퍼히어로였고 열심히 싸웠지만 다른 곳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가슴하픈 일입니다. 응원과 따뜻한 말을 건네준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잘 자 아가야, 그리고 천사들과 함께 저 높은 곳으로 날아가렴"
이때 브래들리와 가장 친했던 친구인 데포는 기자회견을 통해 "브래들리와 함께 했던 지난 5개월은 저의 인생에 큰 축복과도 같았습니다. 내 친구 브래들리와 함께 한 모든 시간은 전부 특별했으며, 그동안의 저를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 심정을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브래들리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또 미안합니다. 사실 아직 아무것도 믿기지 않습니다. 지금도 그 녀석이 옆에 있을 것 같아요. 평생 그 녀석과의 추억을 간직하고 마음에 새길 겁니다"라며 눈물을 훔치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브래들리와 데포의 사연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자 브래들리는 선덜랜드를 넘어 모든 축구팬들의 추모를 받았다. 작은 꼬마아이가 안타깝게 별이 된 것을 기리며 전 세계 축구팬들이 작은 천사를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때의 일화로 선덜랜드를 포함한 잉글랜드 다수의 구단들은 브래들리와 같이 희귀 암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하게 되었다. 그는 분명 작은 꼬마 아이였지만 축구계에 기록되어야 할 만큼 큰 깨달음을 주고 갔다. 이어진 선덜랜드와 에버튼의 칼링컵 경기에서는 에버튼 선수들이 너무 빨리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브래들리를 추모하기 위해, 그를 위한 유니폼을 착용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축구 선수뿐 아니라 여러 관계자들 그리고 우리 팬들까지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브래들리가 보여준 감동적인 스토리와 우리가 이토록 축구에 열광하는 이유를 말이다. 축구는 우리의 삶에서 충분히 스포츠나 경쟁 이상의 의미가 있다. 누구에게는 유희거리 정도이지만 다른 누구에게는 한 줄기 희망이 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축구는 그저 단순한 공놀이가 아니다.
"오늘은 축구 역사상 가장 용감한 팬 한 명을 잃었습니다. 브래들리여 편히 쉬기를" - FI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