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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유럽이다!

그렇게 다시 런던, 파리로

by Beige 베이지


퇴근하고 잠시 티브이를 보며 쉬고 있던 어느 저녁.

전화가 울리고 반가운 엄마 전화가 화면에 떠오른다.


"응, 엄마. 무슨 일이야?"

저녁이나 밤에 걸려오는 엄마 전화는 혹시 쓰러지거나 건강상 이슈가 있어 누군가 대신 전화한 것일까 봐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다행히 무언가 잔뜩 기대하는 엄마의 목소리.


"우리 봄에 유럽 가자, 프랑스 가자."


엥? 갑자기 프랑스라니.

바게트와 에펠탑, 그리고 그녀의 성지순례 격인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뷔통 1호점을 가겠다는 것인가.


2024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단장중일 파리도 기대되는데 이참에 나도 한번 가보자! 라며

잽싸게 오케이 했다.


대학교를 졸업했던 2009년 2월.

나는 용감하게(?) 파리 2주 살이를 다녀왔던 경험이 있다.

유독 겨울빛의 유럽 풍경이 좋아서 대학 졸업식도 마다하고 파리 루이뷔통 본사에서 일하는 엄친딸 언니의 초대에 바로 날아갔다.


실로 엄청 만족스러웠던 우리의 파리 숙소

남들에겐 우중충한 겨울 유럽이라지만, 내겐 고개 돌리는 곳마다 회색 하늘과 매치되는 고즈넉한 유럽 중세 시대의 건물들이 바라보며 걷기만 해도

지구 끝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겨울의 파리는 센 강 마저 하늘을 닮아 어둡지만 내겐

모두 엽서 컬렉션 같은 인생 첫 유럽여행이었다.


지난 장거리 여행 겨울 록키행에서 예쁜 꽃이나

푸른 잔디를 보지 못해 아쉬웠던 엄마는 이번엔 꼭 예쁜 봄에 유럽행을 가자시니, 계획부터 설렌다.


약 18년 전 다녀온 파리와 런던의 기억을 되살려

60대 부모님과 예비 40대 딸의 소소한 유럽 여행 에피소드를 남겨볼까 한다.



p.s 코로나 이후 부모님을 모시고 다닌 여행들이 이렇게 글로 기록할 수 있다는 게 참 즐겁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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