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by 눈빛이슬

남편은 나에게 숙제 같은 존재였다.

그에게 타인과 공감할 줄 아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인간은 학습할 수 있는 존재이니, 언젠가는 그도 변할 거라 믿었다.

남은 인생을 함께하기 위해.

나의 행복을 위해서.

그를 꼭 변화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였다.


나는 시댁을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남편은 전혀 노력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시댁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 남편도 방법을 배우고 노력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남편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언제나처럼 그에게 이것에 관해 언제 얘기를 꺼내야 할지 조심스러웠다.

대화가 조금 통할 것 같은 그런 날, 조금만 더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고 얘기를 꺼냈다.


“너도 하기 싫으면 하지 마!”


그는 역시 대화가 통하지 않았다.

시댁 방문에 대한 내 제안에는 항상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일갈해 놓고,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니.

본인이 바라는 바는 내게 요구하면서, 내 입장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남편은 저렇게 말했지만, 내가 결국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거라고 믿고 있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대로.

겉으로는 내 편의를 봐주는 듯한 말했지만, 결국 자신의 뜻대로 하고 싶었던 거였다.


“너 자꾸 술주정해서 집에서 같이 술 못 마시겠다!”


남편과 대화는 통하지 않고, 마음속에 응어리는 계속 쌓여갔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가끔 집에서 술 한잔 하는 걸 즐겼기에, 술기운을 빌려 남편에게 한 번 더 나의 진심을 털어놓곤 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서도 남편은 끝내 내 편이 아니었다.

속상한 마음에 눈물을 흘리기라도 하면, 남편은 술주정이 심하다며 나를 몰아세웠다.


내 마음속에는 병이 자라고 있었다.

창살 없는 감옥이 바로 여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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