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작별

by 눈빛이슬

몇 년 전, 이혼을 결심한 적이 있었다.

나의 달라진 태도를 알아챈 그는, 내가 큰소리를 내자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난 깜짝 놀랐다.

그의 미안하다는 말과 빨갛게 충혈된 눈이 계속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남편도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내가 그를 너무 몰아붙였던 거였다.

게다가, 아직 어린아이들은 아빠의 손길이 필요했다.


‘지금은 힘들지만, 좋은 날이 곧 올 거야’


마음을 고쳐먹었다.

다시 한번, 남편에게 힘이 되어주는 아내가 되기로 했다.




‘울어도 소용없어!’


싸우면 늘 우는 나에게 남편이 말했다.

남편이 나를 가엾이 여겨주길 바라서 운 것도 아니고, 내 감정이 힘들어서 흐르는 눈물을 어쩌라고.

눈물을 흘리는 나를 남편은 한심한 듯 쳐다보며, 내게 더욱 단호하게 얘기하곤 했다.

그 뒤로 남편과 싸울 땐, 눈물이 터져 나오는 걸 참느라 애를 썼다.

감정에 동요되는 한심한 인간 취급을 받는 게 더 기분 나빴다.

마음대로 되진 않았지만.





오늘 그에게 이혼을 말했다.

그는 원래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냉혈한이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남편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평소 눈물이 많은 나는, 눈물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그는 미안함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게 아니라, 이혼을 당하는 자기 자신이 수치스러워 눈물이 나는 거였다.

그의 눈물을 보고도 눈물이 한 방울도 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스스로 신기했다.

이제는 내가 그와 이별할 준비가 충분히 되었다는 의미였다.


‘아무리 울어도 소용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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