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관계의 질적 향상, 행복에 영향
"사람은 책에 자신의 병을 쏟아버린다. 자신의 감정을 반복해서 겪고 또 그것을 드러내면서 어느새 감정의 주인이 된다." <소설이 필요할때>
많은 사람들이 문학이 우리의 삶에 꼭 필요할까? 라는 의문을 가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문학은 그냥 허구의 이야기일 뿐이니 성공 지향적인 사회를 살아가며 자기계발서나 실용서에 관심을 더 많이 가지는 것이 당연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독서 모임을 하기 전까지 실용서나 유명한 작가들 작품 위주로 읽어 왔었구요. 그렇지만 문학의 세계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문학의 숨겨진 힘을 알 수 있었는데요. 바로 문학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위로를 받고 치유되는 있는 나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었죠.
우리는 사람이기에 하루에도 수많은 감정을 겪으면서 살아갑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때론 기쁘고 가끔은 슬프기도 하며 여러 감정이 혼합해서 복잡하게 나타기도 하구요. 기쁠때야 한없이 기쁨을 만끽하면 되지만 슬프거나 아플때 우리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기도 해요. 그리고 그런 감정은 가슴 깊이 상처로 남아 두고두고 우리를 괴롭히기도 합니다. 이럴 때 가장 좋은 방법은 가까운 친구에게 이야기하고 공감을 얻는 것이에요. 하지만 언제나 모든 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항상 옆에 존재하면 사람은 많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모든 일을 털어 놓을 수도 없을 것이구요. 그럴 때 문학이 친구가 되어 나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문학 작품 속에서 극복할 힘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엘라 베르투, 수잔 엘더킨의 책 '소설이 필요할때'에서는 "사람은 책에 자신의 병을 쏟아버린다. 자신의 감정을 반복해서 겪고 또 그것을 드러내면서 어느새 감정의 주인이 된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 문학작품 속에 나오는 인물 혹은 내용에 대한 공감을 통해 반복해서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고 그 감정에 도취되지 않고 오히려 컨트롤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에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비극적인 사랑의 이야기를 읽음으로써, 사랑을 거부당한 사람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복한다. 그는 더 이상 혼자서만 고통받고 외로워하고 혼란을 겪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다. 마침내 그는 인류사에 종의 번식을 위해 애쓰느라 다른 인간을 사랑했던 수많은 인간군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그의 고통은 약간 통증이 누그러지면서 보다 이해할 수 있는 것이 되고, 개인적인 저주는 조금씩 빛을 잃게 된다. -P274 <철학의 위안>
문학을 읽으면 자기 자신이 처한 상황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책 속 주인공들을 만나, 그들이 어떤 행동을 했는지, 어떻게 극복했는지 등의 과정과 우리의 내면을 세심하게 파헤치며 독자들에게 공감의 코드를 제공하게 됩니다. 또한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특별히 못나서 혹은 능력이 없어서 이런 일이 생긴걸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든다면, 소설을 통해서 자신만 즉 '나만 이런일을 당하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안도감을 주기도 하고, 특히 나 뿐만이 아니라 다른 많은 사람들도 이런 상황에 놓일 수 있고, 그것은 주인공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구요. 바로 문학의 힘이 발휘되기 시작하는 순간 이고~ 이를 통해 극복할 힘도 생기게 되는 것이죠.
저 또한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이별이 너무 힘들때는 알랭드 보통의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를 찾아 읽었고, 갑자기 나의 존재나 자아가 불안할 때는 데미안이나 연금술사 같은 작품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나의 문제를 남들도 똑같이 겪는다는 것, 다른 사람들도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아프다는 것을 읽으며 확인하고 위로받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문학을 통해 나의 감정을 위로 받으며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었어요. 그런면에서 문학을 읽는 다는 것 자체가 빛나는 치유제이자 마음의 연고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오랫동안 책은 내게 다른 사람들이 삶을 어떻게 살아가는지, 삶의 슬픔과 기쁨과 단조로움과 좌절감을 어떻게 다루는지 내다보는 창문이 되어주었다. 그곳에서 공감과 지침과 동지 의식과 경험을 다시 찾아보려고 한다.-P47
독서는 나의 상실과 혼란이 예상치 못하게 일어나는 두렵고 피할 수 있는 일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세계의 다른 사람들의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감정 이입을 함으로써 살아간다. 공포와 혼란감, 고독과 슬픔의 부담을 나누어 짐으로써 나는 내 부담을 가볍게 할 수 있었다. 부담은 이미 덜어지도 있다. 다의 욕망은 다시 파종되고 나의 필요는 다시 심어진다. -P191
<혼자 책 읽는 시간 - 니나 상코비치>
그렇게 문학을 읽기 시작했다면, 또 다른 능력이 생기게 됩니다. 문학 독서가 바로 나의 간접 경험이 되면서,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까지 향상된다는 거에요. 공감을 받고 싶어서 시작한 독서가 나의 공감 능력까지 향상시키며 타인까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도둑맞은 집중력의 요한 하리는 소설이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공감 체육관이라고 까지 표현하죠. 삶을 살아가면서 타인의 마음을 읽는 것은 중요합니다.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잖아요. 타인의 마음을 잘 읽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할 수 있고, 공감 받은 사람은 또 나를 더 공감해주며 선순환이 일어나겠죠. 이를 통해 우리는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어요.
소설의 수난 시대 - 긴 텍스트를 읽는 능력이 떨어지면 벌어지는 일
<소설 읽기의 장기적 효과>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있는 경험에 푹 빠져든다. 사회적 상황을 그려보고, 깊고 복잡하게 타인과 그들의 경험을 상상한다. 키스 오틀리 교수는 그러므로 소설을 많이 읽으면 책 밖에서도 실제로 타인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어쩌면 소설은 타인과 공감하는 능력(우리가 가진 가장 풍성하고 귀중한 형태의 집중)을 키워주는 일종의 공감 체육관일지 모른다.~
레이먼드는 동료들과 함께 독서의 장기적 효과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기발한 3단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 결과는 명확했다. 소설을 많이 읽을수록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어냈다. 막대한 영향이었다. 이것은 그저 교육을 잘 받았다는 증거가 아니었다. 비소설 독서는 공감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유는?
그는 독서가 "독특한 의식 형태"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책을 읽을 때 사람들은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관심을 바깥으로 돌립니다. 동시에 그 내용을 머릿속에서 상상하면서 내면을 향해 엄청난 주의를 쏟습니다." 눈을 감고 아무거나 상상하려고 애쓰는 행동과는 다르다. "그때 사람들의 관심은 구조화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종이 위의 단어를 향해 바깥으로 기울었다가, 그 단어의 의미를 향해 내면으로 기우는 것을 오가는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지요." 독서는 "바깥을 향한 관심과 내면을 향한 관심을 결합하는 방법" 이다. 특히 소설을 읽을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상상한다. 레이먼드는 그떄 우리가 "다양한 인물과 그들의 동기, 목표를 이해하려고 애쓰고, 그런 다양한 요소를 따라가며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일종의 연습입니다. 그때 아마 사람들은 현실에서 실제 인물을 이해하려고 할 때와 똑같은 인지 과정을 사용할 겁니다." 소설을 읽을 때 우리가 다른 인물을 어찌나 잘 가정하는지, 현재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기기보다 소설이 훨씬 나을 정도다. -> 공감능력 향상 증거
레이먼드는 우리 각자가 오늘날 인간으로 산다는 것의 작은 일부만을 경험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설을 읽으면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여다 보게 된다. 그 경험은 소설을 내려놓은 뒤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나중에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면 그들의 삶을 더욱 잘 상상할 수 있다. 사실 정보를 읽으면 아마 더 박식해지겠지만, 이처럼 공감 능력이 길러지지는 않는다.-P136 <도둑맞은 집중력 - 요한 하리>
문학은 이렇듯 나를 위로해 주기도 하지만, 내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까지 키워주는 마법의 도구에요. 이는 바로 우리 일상에서 빛을 발하는 능력으로 발현되기도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될 수 있겠죠. 인간관계의 많은 문제들이 소통이 잘 안될 때 일어나게 되잖아요. 결국 소설은 이러한 사람들간의 소통의 질까지 향상시키며 인간 관계에 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행복은 인간 관계에서 온다고 하죠. 이렇게 문학은 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강력한 도구가 되어줍니다. 문학을 안 읽을 이유가 없겠죠?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의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가 아니면 상처받을 일도 없다. 관계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적을 만들지 않는 인간관계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사람에 대해 알아야, 아니 최소한 사람을 알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을 안다는 것'은 먼저 나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되어야한다.
사람을 이해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한가지 방법을 추천한다면 고전을 통해 꾸준히 시간을 두고 사람의 본성을 알아가는 것이 가장 좋다. 경서를 통해 오래전 현자들이 끝까지 추구했던 세상과 사람의 지혜를 배우고, 사서를 통해 수많은 군상이 보여주었던 적나라한 인간 본성을 읽고 느낌으로써 사람의 실체에 한 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다.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 - 조윤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