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특히 '고전' 문학
나는 어떤 것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가졌으며 등등의 물음을 통해 나의 정체성을 정의하고, 이것이 바로 나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우리가 '나'라고 정의한 내용들이 실제 '나'가 맞는 것일까요? 그리고 나라고 생각하는 이 정보들은 어디서 온 걸까요?
세계적인 신경와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그레고리 번스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인지과학 실험을 통해 뇌의 자아형성 과정을 밝혔는데요.'나라는 착각'에서 '나'로 칭해지는 자아와 기억, 믿음이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뇌가 스스로 만들어낸 허구이자 망상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즉 우리의 뇌는 자아 정체성을 그때그때 불완전한 기억을 통해 형성해 내고 있다는 것이죠,
사실 우리의 뇌는 완벽한 기억 장치가 아니며 컴퓨터 처럼 모든 것을 그대로 기억해 내지도 못합니다. 게다가 어떤 렌즈로 삶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경험들을 편집해가며 축약, 추측, 왜곡의 과정도 거치게 된됩니다. 즉 이러한 불완전한 삶의 기억들 그리고 나의 관점인 바라보는 렌즈를 거쳐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게 되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소위 말하는 나의 서사이자 정체성이라는 것이죠. 결국 내가 말하는 나의 정체성 및 성향 등등의 정보들은 사실 믿을만한 것이 되지 못하는, 내가 바라는? 혹은 불완전한 기억을 통해 내가 지금 알고 있는 나 정도가 된다는 것이에요.
이런 뇌의 불완전한 특성으로 인해 혼란스럽기도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이걸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게 됩니다. 의도적으로 더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불완전함을 이용해 가령 나를 영웅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바로 독서를 통해 입니다. 특히 책은 우리의 뇌를 가장 적극적으로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되고 싶은 사람,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내용이 담긴 책을 읽게 되면, 뇌는 간접 경험을 통해 우리의 삶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그런 쪽으로 맞춰 나간다는 것이죠. 즉 양서를 통해 나의 서사를 새롭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곧 나라는 이야기가 있듯이, 우리가 읽는 것이 곧 내가 된다는 이야기에요. 이 말은 우리가 쓰레기를 읽으면 쓰레기가 될 수 도 있다는것으로 왜 좋은 고전을 읽히는 것이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기억들은 바꿀 수 없겠지만, 미래의 나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독서가 꼭 필요하다는 반증인 것이죠.
문학은 독자를 작가가 만든 세계에 몰입시킨다. 독자는 자신이 주인공의 몸 안에 들어간 것터럼 느낀다. 이것이 우리가 독서하는 동안 관찰된 감각 운동 네트워크의 변화를 설명한다. 이 변화가 소설을 다 읽은 후에도 지속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실험은 읽기를 완료하고 5일 후에 끝났기 때문에 우리 연구팀은 이 변화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우리의 연구는 책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한다. 내 인생을 바꾼 책을 예로들어보자면, 나는 그 책들의 세부 사항을 지금은 거의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소설의 등장인물은 선명하게 기억할 수 있다. 회고해 보면, 나는 그들이 전통적인 사회 규범에 대해 코웃음 치고 자신만의 여정을 만들어가는 우상 파괴주의적인 성향에 끌렸다. 그들은 모두 내 정체성에 흡수괴었거나,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에 흡수되었다.-p274
정리하자면, 당신이 소비하는 이야기, 특히 당신이 읽는 이야기는 마음의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 당신이 소비하는 이야기는 당신의 일부가 되고, 감각 중추의 반복적인 자극은 근육 기억과 동등한 서사를 형성한다. 그리고 당신의 뇌는 이러한 서사의 원형에 익숙해진다. 그것들이 허구라는 것은 중요치 않다. 그 기억들은 삶의 사건들을 해석하기 위해 동원되는 뇌의 모형에 영향을 준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를 소비할지에 대한 통제권을 가지고 있다. 영웅의 이야기는 당신도 영우의 여정에 있다는 느낌을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다음 장에서 보게 될 것처럼, 음모의 그림자가 깃든 이야기를 꾸준히 먹으면 당신의 개인적이 서사를 다른 방향으로 밀어내어 의심과 편집증의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할 수 있다.-p278
<'나'라는 착각- 그레고리 번스>
소설을 읽음으로써 우리가 얻은 것은 고유한 헤맴,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입니다. 이것은 교환이 불가능하고, 그렇기 때문에 가치가 있습니다. 한 편의 소설을 읽으면 하나의 얇은 세계가 우리 내면에 겹쳐집니다. 저는 인간의 내면이란 크레페 케이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이라는 무미건조한 세계 위에 독서와 같은 정신적 경험들이 차곡차곡 겹을 이루며 쌓이면서 개개인마다 고유한 내면을 만들어가게 되는 것입니다.-P104 <읽다 - 김영하>
그런데 독서는 우리의 정체성 형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은 우리에게 롤모델과, 삶의 방향까지 설정해 주기도 헤요. 이탈로 칼비노가 '왜 고전을 읽는가'에서 '어린 시절의 독서가 실제로 삶의 근본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그러한 독서가 앞으로 하게 될 경험을 미리 보여줄 때, 혹은 세상을 경험하는 데 일종의 모델이 되어줄 때이다. 즉, 어린시절의 독서가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는 모든 것들을 이끌어줄 때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공부(고전 읽기)를 하지 않으면 본능 혹은 사회적 관습을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고전을 읽으며 자아성찰을 하고 그것을 통해 작용한 나의 내면의 모델은 나 자신을 객과적으로 평가하게하고, 본능 혹은 사회적 관습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막아주게 된다는 것이죠.
청소년기에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롤모델을 설정하거나, 어떻게 살아야 하나? 에 대한 방향이 필요한데, 그 방향을 제시해주는 어른들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학교생활 잘 하고 적응하면서 살게 되잖아요. 그리고 누군가 나타나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한들, 믿을만한 어른인지 검증도 안되고 말이죠. 그럴때 필요한게 바로 지금까지의 지혜가 녹아있는 책 한권이 아니었을까요?
이처럼 독서 그 중에서 문학 독서는 우리의 삶에 간접 경험으로 녹아들면서 우리에게 롤모델을 제시하고 삶의 방향, 방법 그리고 인생의 목표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네 삶과 인생을 바로 문학 독서를 통해 배울 수 있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지혜롭고 성숙한 인격이 탄생하게 되는 거에요.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독서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다. 책 속에서 자신의 역할모델을 찾아내면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기르고 좋은 점을 닮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P74 <읽어야 이긴다 - 신성식>
어떤 의미에서 문학은 삶의 '교통순경' 이다. 교통순경이 차들이 남의 차에 방해되지 않도록 자기 차선을 따라 반칙 없이 잘 가고 있는가를 지키듯이, 문학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진정 사람답게, 제대로 살아가도록 우리를 지킨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부나 권력을 좀 더 차지하려는 나쁜 '욕심꾸러기'들이 많지만, 지식과 사랑, 그리고 꿈의 욕심꾸러기가 되는 것은 나쁘지 않다. 책을 많이 읽고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라, 그리고 지식과 사랑의 욕심꾸러기들이 되어라."
'문학은 인간이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가는가를 가르친다.' 그렇다 문학은 삶의 용기를, 사랑을, 인간다운 삶을 가르친다. 문학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치열한 삶을, 그들의 투쟁을, 그리고 그들의 승리를 나는 배우고 가르쳤다. ~ 우리가 고전적인 문학작품을 읽게 되면 현실 세계에서는 접할 수 없는 정신적인 만족을 얻게 되고 그 기쁨이 가져오는 심리적인 인식 작용을 통해서 비로소 우리는 인격적으로 성숙한 인간으로 변신하게 된다. -P338
<문학의 숲을 거닐다 - 장영희>
지금까지, 책을 통해 일단 나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고, 나의 삶의 방향과 역할 모델 그리고 나아가 인생의 목표를 설정하는 데 까지 영향을 미치며, 성숙한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고 이야기를 풀어보았는데요. 이렇게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삶의 역할 모델이 아무나 되면 안되기에, 책을 아무거나 골라서 보면 안되겠죠. 그래서 지금까지 꾸준히 양서로 판명된 문학 중에서도 고전 문학이 독서가 좋다는 거에요. 세상의 보편적인 지혜와 가치는 고전에서 나오거든요.
또한 이러한 고전 독서는 나의 이해를 넘어 인간의 본질,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세상의 본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해줘요. 이를 통해 지금 현재 살고있는 사회의 문제가 보이면서, 바로잡고 싶다는 사명감까지 생기게 되요. 나 하나만 잘 살아보자는 이기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구요. 독서를 통해 나의 바른 주관을 장착하게 되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에요.
결국 고전은 우리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살아갈 앞날을 비추는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한 실마리를 고전을 통해 발견할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서를 통해 실용적인 지식 혹은 인생 팁을 얻기도 하잖아요. 직접적으로 나열된 자기 계발 항목들은 우리 뇌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합니다. 주변의 잔소리 같은 역할 정도일까요? 하지만 문학은 큰 스케일(2차 세계대전, 19세기 유럽 등등), 충격적 실화, 흥미로운 스토리들로 연결되면서 우리에게 리얼한 간접 경험을 남겨요. 그렇게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세계의 시대, 각종 등장 인물들의 행위들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스스로 느끼고 깨우치는 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성숙해지고 업그레이드 되는 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일상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기 계발서 보다는 문학에서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구요. 저에게 최고의 자기계발서는 문학이었어요. 우리가 읽을 수 있는 수 많은 위대한 작가들이 있음에 감사하게 되는거 같아요. 도스토프예스키, 톨스토이, 카뮈, 카프카...등등 늘 주변 가까이 구비해 두고, 꾸준히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변화하고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거에요.
고전은 부담스럽다. 그 책이 지닌 시간의 더께와 권위가 그 부담을 가중시킨다. 그래서 읽기가 꺼려진다. 때로는 그 책의 권위에 의존하려는 지적 허영 때문에 읽는다. 하지만 고전은 내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라 대가의 시선을 통해 삶과 세상, 사람을 제대로 볼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 읽는 것이다. ~물론 책을 읽지 않아도 살 수 있지만, 스스로 판단하고 성찰하는 힘을 얻지 못하면 노예의 삶을 살기 쉽다. 내가 스스로 읽고 해석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때 주체적 삶이 가능해진다.~고전은 현재 내가 하는 일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하고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갖가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영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말하는 법, 일을 잘 할 수 있는 요령, 공부하는 방법, 부자가 되기 위한 지혜 등 우리가 오늘 자기발전을 위해 읽는 많은 책들에 담겨있는 내용을 모두 고전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것도 요즘의 책보다 오히려 더 깊이있고 품격 있게담겨있다.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고전의 내용은 그저 찌꺼기에 불과할 수도 있고, 불확실한 앞날을 환히 밝히는 길잡이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고전을 읽고 공부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적을 만들지 않는 고전 공부의 힘(조윤제)
고전은 주로 세상과 인간의 근원적인 문제들을 탐색한다. 겉으로 그러나는 현상이 아닌 세상의 숨겨진 본질과 삶의 핵심에 접근하려는 시도다. 요즘 시대에 고전이 강조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살아간다. 길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럴 때 길을 계속 가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오히려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현명하다. 고전은 인간이 처음 시작했건 곳이 어디인지를 알려주고, 그곳에서 자신이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 살피도록 도와준다.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인하도록 해주고, 추구해야 하는것이 무엇이고 어덯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확신과 지침을 제공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천복을 따르며 그 속에서 자기가 될 수 있게 한다. 삶의 만족도를 높여주고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생각,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로 '창의성'을 발효시킨다. 세상과 인생의 문제들을 탐구해서 궁극적인 이치를 깨닫는 공부, 이것이 고전 공부의 목적이다.
고전 공부법 (안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