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
회사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저희 회사는 일단 이공계쪽, IT라서 T형 인물들이 많은 편이에요. 가끔 문학책을 주제로 잡으면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더라구요. ㅎㅎㅎ '작가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에서부터 등장 인물들이 지나치게 많아서 기억이 힘들고, 시대적 상황이 맞지 않아서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등등...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문학을 어려워하고 있더라구요. 사실 저도 그랬던거 같아요. 문학책을 읽고, 그냥 덮어버리면 남는게 없는건 당연합니다. 그냥 등장인물, 사건, 대략의 스토리 정도만 기억에 남을테고, 이런 독서는 내 인생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요.
검색만 하면 쏟아지는 게 정보인데, 그것을 가치있게 만들려면 흡수하고 이해하고 통합하고 간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것이 지식이다. 책에 있는 것은 분명 지식이지만, 그저 저자에게사 나온 상태에서는 '정보'에 지나지 않는다. 독자인 내가 이를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야 지식이 된다.-P79
<일머리 문해력 - 송숙희>
그래서 문학책은 적극적으로 읽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초반이 중요합니다. 처음 소개되는 등장 인물들과 관계 시대적 배경 설정이 하나둘씩 쏟아지는 부분이거든요. 이 부분에서는 인물들의 이름이나 관계도를 간략하게 메모하면서 보면 좋아요. 그래야 내일 혹은 모레 다시 꺼내 읽었을 때, 스토리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을 수 있거든요. 그리고 읽으면서 책에 표시를 해놓아도 좋아요. 책에 직접 적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포스트잇을 활용하면 되요. 나중에 내용 정리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을 때 어떤 도구들을 사용하면 좋은지도 다음편에서 소개해 드릴게요.
그리고 한 권을 일주일 혹은 이주일 안에 한 호흡에 읽어 내려가야 합니다. 더 길어지면 앞부분이 생각이 안나고 스토리가 꼬이게 되요. 중간쯤 되면, 지루해지도 할 때가 있어요. 그걸 견뎌내는 게 중요해요. 뭐가 되었든 한권을 다 읽었을 때, 성취감이 생기고 모든 맥락을 정리할 수 있게 되거든요. 호평이든 혹평이든 나의 의견을 정리하려면, 일단 일정 시간동안 견뎌내고 다 읽어내려가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소설을 읽을 때는 빨리 그리고 완전히 몰두한 채 읽으라. 이것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충고다. 한 원을 앉은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바쁜 사람이 장편을 읽을 때는 불가능 하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가능한 한 짧은 기간에 웬만한 소설 한 권을 읽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무슨일이 있었는지 잊어버리고 줄거리의 흐름을 놓쳐 헤매게 된다.
빨리 읽지 않으면 세밀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다. 그리고 몰두해서 읽지 않으면 세밀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다. 소설에서 키워드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인물과 사건들이다. 그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P240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모티머j. 애들러, 찰스 밴 도렌>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거에요.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런데 이 과정이 말은 쉽지만, 그냥 하면 어려워요. 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하지 머리속이 꼬여만 갑니다. 자, 그럴때 일단 적어보는 거에요. 메모지 등도 좋지만 저같은 경우는 블로그나 브런치에 일단 생각나는 것들을 다 적어봅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린 포스트잇 등으로 표시해 둔 부분있죠? 그 내용을 적어보는거에요. 그 내용을 바탕으로 작가의 메시지를 뽑아보고 저의 생각을 더해보는 거에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스토리를 요약해보고, 구글 검색을 통해 작가 정보 및 시대상을 정리해 보면, 작품 하나가 내 생각을 바탕으로 재구성되고, 한 편의 글이 완성됩니다. 이렇게 책을 읽고 나의 생각들을 남기면 두고두고 내 인생의 방향을 설정하는 나침반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요약 및 서평관련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다음회에서 더 자세하게 소개해 드릴게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독서모임까지 활용하면, 그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어요. 하나의 작품을 읽으면서 나의 생각으로 정리해내긴 했지만, 그건 나의 관점, 뷰가 작용했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만 매몰되는 경향도 있잖아요. 내 생각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까지 들어볼 기회가 되거든요. 그게 너무 재미있는거에요. 같은 작품을 읽었는데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저 사람의 생각은 다르네? 부터 내가 보지 못한 부분을 다른 사람들은 읽어내는 경우도 아주 많거든요. 자연스럽게 토론으로 이어지고, 이는 생각지도 못한 신박한 결론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한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까지 풀어내며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기도 하더라구요.
책을 읽을 때 조금 더 체계적으로 분석해보고 싶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모티머j. 애들러의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에서는 아래과 같은 분석하며 읽기의 과정을 소개합니다. 책을 읽고 요약하는 게 힘들다면 참고해 보시면 좋을거에요. 먼저 책의 뼈대 구조를 파악하고, 전체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볼 수 있어야 해요. 그 요약 내용을 바탕으로 부분의 요점을 정리하고,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으로 책을 분석하며 읽을 수 있게 됩니다. 읽을때 부터, 분석하며 읽는 습관을 들인다면 요약과 글쓰기는 덤으로 따라오게 되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제 1원칙: 책의 구조를 파악하라
앞뒤 표지 사이에 들어 있는 그 책의 내용은 숨겨진 어떤 뼈대를 가지고 있다. 분석하며 읽는 가는 것은 이를 발견해 내는 일이다. 뼈에 살을 붙이고 그 살에 옷을 입힌 것이 책의 모양새다. 마치 정장을 차려입은 것 같다. 그 옷을 벗겨내거나 살을 찢어내지 않고도 그 속에 숨겨진 단단한 뼈대를 찾아내야 한다. 눈으로 엑스레이를 찍듯이 꿰뚫어 보면서 말이다. 어떤 책이나 그 그조를 파악하는 것이 그 책을 이해하는 데 필수 작업이다.
제 2원칙: 전체 내용이 무엇에 관한 것인지 최대한 간략하게 이야기해 보라(통일성): 줄거리와 구상
저자가 무엇을 썼느냐, 무엇을 다루려고 하느냐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그 책이 무엇에 돤한 것인지 알아낸다는 것은 주제가 무엇이고 요점이 무엇인지 찾아낸다는 뜻이다.
<오디세이아의 줄거리 요약: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어떤 남자가 오랫동안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포세이돈의 감시 아래 쓸쓸하게 떠돌아 다닌다. 한편 그의 집은 그 아내의 구혼자들이 재산을 낭비하고, 아들은 모살당하려는 곤경에 처해 있었다. 결국 그 남자는 험난한 고난을 넘어 집에 도착해서 나쁜 자들을 물리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것이 줄거리의 핵심이며 나머지는 에피소드다"라고 했다. 이런 식으로 줄거리를 알고, 줄거리에서 전체 이야기의 일관된 흐름을 알게 되면 각 부분이 어디에 속하는지 잘 알 수 있다. 예전에 읽은 소설로 실험해 보면 좋은 연습이 될 것이다. 헨리 필당의 '톰 존스'나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같은 책으로 실험해 보라. 예를 들어 '톰 존스'의 줄거리는 흔한 이야기로 요약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헤어졌다 만나는 것이 줄거리다. 사실 모든 연애 소설의 줄거리가 그렇다. 이를 보면 세상에는 줄거리라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똑같은 줄거리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와 시시한 이야기로 구분되는 것은 저자가 그 줄거리로 마른 뼈대에 어떻게 옷을 입혔느냐에 달렸다.
제 3원칙: 주요 부분을 찾아 어떤 순서에 따라 전체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파악하라
벽돌을 잔뜩 쌓아둔 것과 그 벽돌로 집을 지어놓은 것은 다르다. 또 집 한 채와 여러 채가 모여 있는 것도 다르다. 책 한 권은 집 한채와 같다. 층마다 크기와 모양이 다르고 용도가 다른 방이 여러 개 있는 주택 말이다.
책도 똑같다. 좋은 책은 부분부분이 잘 구성되어 있는 집과 같다. 주요 부분은 각기 어느 정도 독립성이 있고 내부 구조나 장식이 서로 다르다. 하지만 제 기능을 다 하도록 잘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 내용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훌륭한 책들은 읽기 쉽다. 잘 구성되지 못할수록 읽기가 지겹다. 즉 가장 잘 이해하려면, 그 책의 설계도를 찾아야 한다. 저자가 명확하게 설계도를 보며 지었다면 훨씬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어쨌든 단순히 부분부분을 모아놓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통일된 개체를 이루었다면 분명히 설계도가 있을 것이다. 그 설계도를 찾으라!
제3원칙은 부분적인 내용을 단순히 열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요점 정리를 하라는 것이다. 제3원칙을 따르는 공식이 있다.
제 4원칙: 저자가 풀어가려는 문제를 분명하게 찾아내라 (저자의 의도를 찾아라)
저자는 물음을 던지는 데서 책을 시작한다. 그리고 책 속에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들어 있다. 저자는 하나의 결실인 답안은 보여 주지만 물음은 무엇인지 가르쳐 주지 않을 수고 있다. 가르쳐 주든 가르쳐주지 않든 정확하게 물음을 파악하는 것은 독자의 과제다.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 모티머j. 애들러, 찰스 밴 도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