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오 Aug 09. 2017

무언가의 '상징'이 되고 싶습니까?

브랜드 정신 | Brand Concept, Essence...

단 두 단어, 한 줄의 문장을 생각해낸 건 정말 돌발적이고 즉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생각’을 담은 한 문장이 세상을 ‘다름’으로 만들 것이란 예상을 한 사람도 많지 않았을 겁니다.

감히 넘을 수도 없는 규모와 절대 무너뜨릴 수 없는 튼튼함을 가진 경쟁사 IBM이 ‘Think’라는 단어를 독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을 때 42세의 잡스가 애플의 광고 카피로 생각해낸 것은 크고 강한 상대의 단어에 반하는 객기와 역행하며 도전하는 마음이었을 겁니다. 


Think Different
Think different 캠페인 광고 포스터


그렇게 시작한 광고 카피는 브랜드 컨셉이 되고 브랜드 철학이 되어갔습니다.

한 줄의 문장은 브랜드를 ‘다름’으로 이끌고 메시지가 되어 ‘다름’을 찾는 사람과 브랜드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Apple은 세상에 
‘다름’을 만들어냅니다.


‘다른 생각’으로 ‘다름’을 만들어 낸 제품들


‘기억’이 되기 위한 브랜드의 이름엔 브랜드를 이끌어 갈 정신이 필요합니다.

살아가는 동안 브랜드의 빛깔과 향기가 될 정신 말입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김춘수 님 ‘꽃’ 중에서


브랜드의 정신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컨셉, 철학, 핵심(에센스) 등….

의미는 조금씩 다르지만, 브랜드의 기준과 방향을 만들어내는 단어들입니다.

기준은 브랜드의 관점을 만들어 내고, 방향성은 브랜드가 행동하는 지침을 만들어 줍니다.

브랜드는 점점 자신의 빛깔과 향기를 만들어가고 그 빛깔과 향기에 매료된 이들은 브랜드 곁으로 모이게 되는 거죠. 브랜드는 그들과 함께 주고받으며 운명을 만들어 갑니다. 


생각이 바뀌면 언어가 바뀌고 
언어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William James | 미국의 심리학자


'바른 먹거리 풀무원’은 오늘도 깨끗하고 신선하고 건강한(바른) 국산 재료를 사용한 상품(먹거리)을 생산하는 것이 제1원칙입니다. 제1원칙에 벗어난 상품은 다른 브랜드명(찬마루)을 사용해서라도 자신의 원칙을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Imagination at Work’이란 정신을 갖은 GE는 자기 일에서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각 계열사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죠. 각자가 맡은 일에서 상상을 현실로 이루어낸다면 결과는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다양한 카테고리의 계열사를 소유한 GE에겐 딱 맞는 기준인 듯합니다.   



(좌) GE의 imagination at work 캠페인 (우) 풀무원 바른먹거리 캠페인


풀무원이란 이름은 올바른 우리나라 먹거리를 판매하는 고유명사가 되고 GE는 내 꿈을 이루어줄 수 있는 기대와 희망의 상징이 되어갑니다.

그러므로 브랜드의 정신에는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곧 ‘가치’가 되고 후에는 그런 ‘가치’의 고유명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자주 바뀌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의 메시지도 사람들에게 기억되는데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자주 바뀌는 메시지는 듣는 사람에게 많은 혼동을 주지 않을까요?


무엇보다도 지키지 못할 정신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자칫 거짓말쟁이가 되거나 이중인격자가 될 수 있으니까요.




한 번 상상해보세요. 만일 내가 가져야 할 정신과 신념을 상징하는 모자를 쓰고 산다면 ‘나’의 마음가짐은 어떨까요? 실제로 그런 모자가 있을까도 의심이 갑니다. 하지만 그런 모자가 있었고 항상 쓰고 산 사람들이 있습니다. 


익선관(翼蟬冠)


조선의 임금님들은 늘 매미 날개 형상의 익선관(翼蟬冠)을 썼다 합니다. 익선관은 한자대로 풀이하면 ‘매미 날개 모자’입니다. 언뜻 보니 매미를 닮은 것도 같습니다. 

매미 날개와 임금님은 어찌 보면 무게와 분위기가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익선관은 임금이 백성을 다스릴 때 항상 매미의 오덕(五德)을 잊지 말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합니다. 집을 짓지 않는 검소함 (儉) , 맑은 이슬과 나무 진액만 먹는 맑음 (淸), 곡식을 해치지 않는 염치 (兼), 매미의 입이 선비 갓끈 같으니 항상 배우는 자세 (文), 때를 맞춰 죽는 신의 (信) 등이 오덕이라 합니다. 임금님과 매미 날개 모자 사이엔 백성을 위해 꼭 갖추어야 할 정신이라는 연결고리가 있었던 겁니다.  


그러고 보니 고조선부터 조선으로 이어지는 역사 속 왕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익선관의 모습이 생각났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는 왕 하면 상징처럼 떠올랐던 모양입니다. 익선관이 담고 있는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의 무게감 때문 아닐까요? 


이전 02화 '기억'의 시작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