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숲을 산책하는 즐거움
독서는 왜 하는 걸까요?
자연의 경의로움을 느끼는 순간이 있었나요?
저는 차를 타고 창원에서 용원으로 내달리는 순간, 땅거미가 지고 온 하늘이 장밋빛으로 물드는 황홀한 순간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하늘의 빗장이 열리고 현실의 아득함은 한순간에 몰아내버리는 경험이었죠.
자연의 경이로움에 비길 바는 아니지만 인간의 마음에도 온통 장밋빛으로 물들일 수 있는 황홀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처럼 거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인위적인 노력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독서의 습관을 만들어 마음의 길을 닦는 것입니다. 도로를 만들어 두면 언젠가는 차가 달리게 될 것이고, 그 차를 통해 마음에 드는 풍경을 보러 가게 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독서의 습관을 만들어 두면 우리의 마음은 책이 지나다니는 도로를 갖게 되는 셈이죠.
1차선. 2차선. 3차선. 수도 없는 엄청난 도로가 우리 뇌 속에 형성되어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물어봅니다.
"사람은 죽으면 어디로 가나요?"
그것은 선생님인 저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입니다.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고 어느 책에서 본 대로 얘기해 줍니다.
"선한 영혼은 동쪽 하늘 배를 저어 갈대밭의 물길을 가로질러갈 것이다.라고 적혀있단다."
"선생님, 거짓말쟁이. 영혼이 어디 있어요?"라고 반문하는 아이.
"착한 영혼이 되어 하늘 배를 저어보고 싶어요"라고 상상하는 아이.
어찌 되었든 아이들은 생각을 했을 거예요.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있을까?
있다면 선한 영혼은 뭐고, 악한 영혼은 뭘까?
살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 우리 앞에 장애물처럼 버티고 있을 수도 있어요.
그럴 때면 과거의 어린 자신이 품은 작은 생각의 조각들을 마법처럼 우려내어 풍부한 사고력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지혜'라고 부르죠.
책을 읽은 습관을 가진 아이는 머릿속에서 도로를 내는 것 같은 효과를 가져옵니다.
그 도로를 통해 차를 운전해 본 아이는 지혜와 교훈을 획득합니다.
인생을 살면서 부와 성공을 떠나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독서를 마다할 까닭이 없습니다.
최근 중2학생이 낸 책을 봤습니다.
제목은 <시한부>였어요.
현시대의 대한민국의 아이들의 심리상태는 불안정하고 위태롭더라고요.
부모의 심정이 되어 읽기도 하고, 예전으로 돌아가 중학생의 심정으로 읽기도 했습니다.
우울하고 자해를 일삼기도 하고, D-Day를 설정하고 자살을 시도하는 우리 아이들은 퍽 위태롭게 보였습니다.
사람은 뇌는 답할 수 없는 많은 질문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때로는 해로운 것을 탐닉하기도 하고, 때로는 존재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하면서 고민하기도 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죽음을 자처하기도 합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마음은 무질서, 카오스로 가득 차 있을 것입니다.
그 마음에 바른 질서를 세워 가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사는 목적이 아닐까요?
천상병시인의 <소풍>이란 시처럼 말이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천상병 '소풍'중-
소풍을 마치는 날까지 풍요로운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우리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에게 독서가 습관이 되기를 바랍니다. 큰 바람이 불어 위태로워 보일지라도 분명 바람을 헤치고 바른 길로 한 걸음 한 걸음 들어설 결단과 지혜를 기를 수 있을 거예요.
-독서하는 아이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