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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없는 열무김치

소소한 일상

by 미소

바야흐로 열무김치의 계절이다.


특별한 날이거나 약속이 있어 사람들과 어울려서 식사를 하는 일이 아니면 일반적으로 바깥음식을 즐기는 편이 아니다. 식습관이 까다롭거나 하지는 않지만 집에서 담백하게 만들어 먹는 음식이 과식을 피할 수 있기도 하거니와 속을 편하게 한다는 걸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그도 그러하려니와 장을 보거나 음식을 만드는 일이 아직까지는 재미있고 흥미롭기도 하다.


입맛 나는 무엇인가를 직접 해 먹고 싶을 때 평소에 다니는 길이 아닌 조금 먼 길로 우회하여 재래시장을 한 바퀴 돌아온다. 요즘은 반찬가게가 많이 들어서있어 일단 그곳에 가서 포장해 놓은 밑반찬 거리들을 눈요기하면서 힌트를 얻고 시장을 구석구석 찬찬히 둘러보다가 주로 재료를 보며 메뉴 선택을 할 때가 많다.

같은 재료일지라도 모양과 색깔 크기에 따라 메뉴에 사용되는 용도가 달라지므로, 채소를 고를 때는 신선도 다음으로 신중하게 살피는 내용들이다. 그렇다 보니 메뉴를 정해서 장을 볼 때도 있지만, 주로 재료를 보면서 메뉴를 정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어제도 골목 시장을 지나오다가 고소하니 맛있어 보이는 꼬돌꼬돌한 얼갈이배추를 만나, 지나치지 못하고 열무 1박스와 함께 사서 배달 시켰다. 이런 재료는 사고 싶다고 자주 만나지지 않다는 걸 알기에 욕심을 내게 되는 것이다.


봄이 되어 김장김치가 두어 쪽 남겨질즈음 묵은지는 김치찌개를 위해 아껴두고 새 김치를 담곤 하는데 올봄은 김치통을 비우고도 새 김치가 늦어졌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무에 단맛이 들어있어서 생채를 해 먹거나 오이 무침등 겉절이 위주로 이른 봄을 지나왔다.


오랜만에 오디오를 켜고 좋아하는 플레이리스트까지 걸어두고 늦봄이 되어 새로 담는 김치이니 재료 손질부터 차근차근 정성들여 준비했다. 아침이 되니 하룻밤 숙성된 김치에서 나는 맛있는 냄새가 아침을 기분 좋게 한다.

쿠팡에서 주문한 햇감자를 몇 개 쪄서 열무김치 한 보시기 꺼내 아침으로 먹었다. 오늘처럼 종일 비가 내리고 뭔가 궁근해 지는 날 잘 익힌 열무김치로 냉면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참기름 살짝 둘러서 열무비빔밥을 해 먹어도 좋겠다.


< 실패하지 않는 열무김치 맛내기>

재료 : 박스열무 1단, 얼갈이 배추1/2단, 쪽파 1/2단, 양파3~4개. 홍고추 15개내외, 마늘 30톨, 생강, 북어포,다시마, 밀가루 풀. 멸치액젖 까나리액젖, 매실액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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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스열무 1박스. 박스열무를 추천한다. 단 열무에 비해 길이가 짧고 균일하며 연하다.


2. 얼갈이배추 1/2박스. 잎이 너무 길지 않은 것으로 준비한다

- 열무와 얼갈이는 끝부분 큰 잎만 잘라버리고 뿌리째 잘 다듬어 충분한 물에 조심스레 씻어 소금을 뿌려 1시간여 절였다가 살살 흔들어 씻어 물기를 빼둔다.


3. 쪽파 2~3 줌, 양파 4~5개, 홍고추 15개, 마늘 25~30개, 생강 작게 1톨을 잘 다듬어 씻어서 물기를 빼둔다.


4. 물 2L에 황태머리 혹은 황태포와 다시마를 넣고 끓여 육수를 만들고, 그중 500L의 육수로 밀가루 풀을 쑤어 식혀둔다. 황태는 전자레인지에 1~2분 돌려서 비린내를 제거한 후 사용한다


5. 양파 2개, 마늘 25~30개, 홍고추 12개 생강 1톨은 믹서기에 넣고 육수를 추가하여 갈아준다.

- 갈아서 준비한 양념에 멸치액젓 8큰술, 까나리액젓 6큰술, 매실진액 1컵, 풀을 섞어 잘 저어서 열무가 절여지는 동안 숙성시킨다.


6. 쪽파는 어슷하게 송송 썰어주고 양파 2개와 홍고추 2~3개는 씨를 잘 발라내서 채로 썰어 둔다.


7. 절여진 얼갈이 열무에 준비해 놓은 양념과 채 썬 재료들을 모두 넣고 자작하게 버무린다.


8. 잠시 후에 간이 잘 맞는지 보고 여분의 간은 소금이나 액젓으로 마무리한다.

색을 더내고 싶거나 매운맛을 더하기 원한다면 마른 고춧가루로 조절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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