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본 적도 없이
지도도, 나침반도, 북극성도 알려주지 못하는
어느 먼 곳의 아름다움을 그리워하며
빈 허공을 쫓다가
문득 발끝을 내려다보고
네가 외줄에 서있는 걸 인지할 때
불안이라는 이름의 고래가
그 밑에서 튀어올라 너를 꿀꺽 삼키면
기억해
너에겐 삼지창이 있다는 걸
그 창 끝엔
파도와
꿈,
그리고 재즈
이 파도 밀려오고 다음 파도가
이 꿈 지나고 다음 꿈이
이 리듬 날아가고 다음 리듬이
불확실해서 궁금한 것
변주되기에 새로운 것
변화하기에 아름다운 것
안개 속에서도
다음을 기대하게 해
내일을 궁금하게 해
미래를 그리워하게 해
위액이 쏟아지는 소나기에서도
너를 대담하게 춤추도록 만들
틈새의 작은 빛이야
너의 무기로 고래의 위벽을 찌르는 대신
점막을 간질여 고래의 유영을 견인해
너의 삼지창은 강아지풀
그의 점막은 숨구멍
참을 수 없이 큰 재채기가 나와서
너를 다시 어둠에서 빛으로 뱉어내도록
부드럽게 간지럽히는 일을
계
속
해
마침내 에에에이이이취
고래가 너를 데려다 준 그곳은
네가 고대하던 아름다운 섬일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