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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going solo
May 17. 2024
<비비빅, 쌍쌍바, 붕어싸만코>
〔소설〕Dear my Sorrow 2
“안녕히 주무셨어요?”
습기로 가득한 주말 아침,
이른 시간인데 머리는 새집으로 부시시해서는
쪽문 너머에 앉아
건네는 아침인사가 편안하다.
“응, 잘 잤어?”
“네,”
“거기서 잠은 잘 와?”
“네, 아주 잘 자요.”
“다행이네.”
“뭐 하세요?”
“상추 따고 있어. 고추도 따고 쑥갓도 따야 돼.”
“도와 드릴까요?”
“그럴래?”
건우는 상추밭 건너편 고랑에 쪼그리고 앉는다.
“이렇게 끝을 잡고 살짝 돌려 따 봐.”
“이렇게요?”
“응, 잘했어. 맨 꼭대기 어린잎만 남기고 따면 돼.”
“그럼 꽤 많을 거 같은데 다 드세요?”
“아니, 오늘은 경로당에 갖다 드릴 거야.”
“아, 그런 데 가져다 드리려고 농사짓는 거예요?”
“그게, 가져다 드리려고 하는 건 아니고 저 할머니, 우리 엄마가
텃밭일을
좋아하셔. 그래서 하다 보면 나눠먹게 되고 그런 거지.”
카트에 상추와 쑥갓, 풋고추를 가득 담았다.
“제가 끌고 갈게요.”
건우가 따라나선다.
“미자 씨 갔다 올게요.”
내 말은 귓등으로 듣는 엄마.
“학교 잘 갔다 와 우리 아들.”
건우에게는 이쁜 얼굴로 아는 척을 한다.
“아이고 연해서 맛있겠네, 이 풋고추 된장에 찍어 먹어야지.”
“맨 날 이렇게 받아먹기만 해도 되나?”
경로당 어르신들이 반기신다.
“누구야? 못 보던 얼굴이네. 이쁘게 생겼다.”
건우에게도 관심을 보여 주신다.
“감사합니다.”
꾸벅 숙이는 아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 담겨 진짜 이쁘긴 하다.
같이 오니까 좋기도 하고.
“이렇게 나눠주고 또 주고 해도 나중엔 주는 게 눈치 보여.”
“그럼 어떡해요?”
“그럼 그때부터 팔아야 지.”
“네? 어디다요?”
“우리 동네 전통시장 길바닥 아무 데나 펴놓고.”
“진짜요?”
“응, 해마다 그래서 알아보는 사람도 꽤 있어. 그냥 이천 원 삼천 원 받고 팔면 몇 만 원 벌어. 돈 버니까 그것도 재밌어.”
“언제 가실 때 저도 따라가면 안 돼요?”
“진짜? 그래 그럼 한 번 같이 가자.”
“잠깐만요.”
급히 마트로 들어갔다 나오는 아이의 손에 검은 봉투가 불룩하다.
“할머니 아이스크림 좋아하세요?”
“응, 좋아하시지.”
“무슨 아이스크림이요?”
“단거, 비비빅, 쌍쌍바 그런 거.”
“붕어싸만코는요?”
왜 웃음이 나오지, 마음도 뜨뜻해지고. 이게 모야.
“응, 그것도 잘 드셔.”
이런 웃음 내가 언제 웃어 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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