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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ing solo May 30. 2024

<노을>

〔소설〕Dear my Sorrow 2


이제 맘 좀 잡았냐?


건우는 공부도 제대로 할 거라

방학이지만 학원에 다니고 있다.


“아들, 학교 가서 공부 열심히 해. 선생님 말 잘 듣고.”

엄마가 머리를 매만져도

흠칫 놀라 머리를 빼지 않는다.

“네, 다녀오겠습니다.”

엄마는 건우가 들고 날 때마다

인사받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더운데 아이스크림 있어요?”

느즈막한 오후에 돌아와 아이스크림을 찾는다.

“어, 없네.”

엄마의 눈빛은 일찌감치 아이스크림 먹을 생각으로 가득하다.

“할머니, 아이스크림 없어요. 빨랑 가서 사 올게요.”


건우는 대문 쪽으로 가다 말고 엄마를 돌아본다.

“할머니, 같이 가요.”

같이 가는 게 뭐야? 엄마는 그저 멀뚱멀뚱 본다.

건우는 다가가 할머니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당긴다.

“엉?”

엄마는 그저 따른다. 

지금 뭘 하려는 지 알기나 하시나,

엄마가 싫어하는 데 가자는 거야,

표정은 해맑다.

나는 마루에 앉아 두 사람을 본다.


천천히 엄마 손을 잡고 대문을 나서려는데.

엄마는 멈칫 대문을 사이에 두고 건우를 본다.

건우는 웃음이 가득한 어굴로  왜요? 빨랑 가요,

모양으로만 말한다.

엄마가 대문턱을 넘는다.


엄마,

나는 두 사람이 넘어간 대문을 뒤따라 나섰다.

오늘따라 노을이 참 이쁘네

손을 꼭 잡고 뉘엿뉘엿 저물어가는 해를 향해 나아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물에 잠겨있다.


엄마, 이제 괜찮아요? 아들이랑 손잡고 가니까 좋은 가보네.

지들만 좋은 세상이 싫어 우물 같은 집에 숨어 살더니

나도 아들 있다 그거예요?

이쁜 아들이랑 함께여서 이젠 행복해요?


그래, 건우 말대로

완이도 계속 사랑하고

또 다른 아들이랑 행복한 엄마여서

나도 행복하고 그러면 되지 뭐.


세상을 온전히 디딜 수 없게 만들었던 엄마의 부레,

그 속에 가득했던 공허와 슬픔이

부디 꺼져 버리기를

훌훌 사라져 버리기를

이렇게라도 온전한 세상 속에서

잠시라도 행복하니

엄마, 나는 너무 좋아요.

덕분에 나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 같아.


그러고 보니

건우가 진짜 복덩이가 맞구나.

그 밤에 우리 집 담을 넘어와 줘서

고마워 건우야.


그러니 건우야 너도

많이 많이 행복해 지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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