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oing solo Jul 30. 2023
시커먼 아스팔트 길바닥에
엄지손톱만 한 청개구리가 싱그럽다.
귀여워, 어디서 왔어?
반짝 거리는 연두 빛 그것의 가슴이 팔딱거린다.
너도 심장이 있구나!
너의 작은 펌프가 생명을 북돋고 있구나!
너 만한 몸의 심장은 얼만 할까.
저벅저벅 검은 발이 다가와
그것 위에 드리워진다.
서서히 내려오는 검은 신.
악!
비명이 튀어나왔다.
소리가 목구멍에 걸린다.
안 돼, 안 돼!
가슴이 터져라 소리치지만
물속인 듯
고요하다.
제 위에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
연두빛깔 청개구리의 심장은
여전히 두근거리고
동주를 빤히 보는 눈빛이 해맑기만 하다.
작은 생명체는
결국
검은 신 아래 깔린다.
꾹
마지막 힘이 더해질 때
팽팽하게 부풀었던 그것의
터지는 소리가
동주의 발바닥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진다.
동주는
희번덕 눈을 떴다.
언젠가
과수원에서 보았던 그 청개구린가.
'아빠, 얘 너무 귀여워요.
이 연두색이 너무 신비롭지 않아요?'
'그래 청개구리답게 이쁘구나.
동주야, 세상에 존엄하지 않은 생명은 없단다.
모두 제 모양대로 귀한 것이니
그리 여기며 살아야 돼.'
눈물이 흐른다.
응, 그토록 존엄한 또 하나의 생명이 나에게 왔어요, 아빠.
근데 무서워.
존엄한 생명이라 너무 무서워요.
손톱만큼 작고도 작은 심장이니
터트리는 건 쉬울 테지만
잘 품어 간직했다가
이 세상에 내놓으면
나 같은 존재 일 텐데.
아빠 엄마,
나 어떡해요.
전화기를 들어 보았다.
추위와 어둠에 덮혀
한 치의 여지도 없는 엄동설한의 새벽
3시 20분
톡창엔
노란 1이 완강한 노아의 마음을 대신 말하고 있다.
동주야,
말 시키지 마, 너에게 관심 없어 이젠.
너의 이야기는 안 들을 거야, 그게 뭐든.
다음 글은
<존엄한 생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