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primavera!>

〔소설〕동주의 도(道)

by going solo

크고 놀라운 평화가

내게 있네

이 세상에는

없는 평화,


아닌데

평화가 사라져 버려 지금은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했던 절망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데.


동주의 얼굴은 물의 길이 되었다.


넓은 예배당에

드문드문 앉아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진 어둠 속에서

물이 차고 넘쳐 흐느낌이 새 나온다.

묵직한 무언가가

가슴을 틀어쥐고 있는 듯

먹먹하다.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사람이로다

여호와의 구원을 너 같이 얻는 백성이

누구냐.


안 행복하다고요, 하나님.

행복하려던 참이었어요.

이제 스물

대학생이 되면

행복했겠죠.


이제 막 행복한 시간으로 가는

문턱에 서 있었는데

내 몸에 작고도 존엄한 생명체가

깃들어 있대요.

나는 이제 고작 스물인데.


viva primavera!


푸르디푸른

청춘의 시간이라고

드디어 동주의 시간이 온거라면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할 것이니

걸맞게 살라고

친구도 많이 사귀고

연애도 그럴싸하게 해 보라고

그리고 나의 미래를 걸고

하고 싶던 공부도 멋지게 해 보라고

대학 합격통보를 받고

너무 좋았던 날

아빠가 그렇게 말해 주실 때

내 마음은 한껏 부풀어 올랐어요.


그래 그렇게 살아 볼 거야.

황금기라니까

그토 고귀하게

스물의 날들을 누릴 거야.

그랬는데


손톱만큼 작고 존엄한 생명체에게

발목을 제대로 잡혀버렸어요.

어떡해요, 하나님.


동주는

엄동설한의 새벽에 굳이 나와


예배고 뭐고

찬송이고 뭐고

남들은 기도하던 말 던

따듯하고 깜깜한

롱패딩을 뒤집어쓰고

울기만 했다.


하긴

그러려고 온 거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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