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Dear my Sorrow 2
공부고 뭐고 한의원 경리나 하고 살까,
빈둥거리는 나에게
엄마는 이제 정신 차리라고 하셨다.
“오빠 몫까지 공부해 봐.”
“왜 내가 오빠 몫까지 공부해야 돼? 그건 싫어요, 엄마. 그냥 내 몫만 할래."
“그래? 그럼 니 몫만이라도 열심히 해 봐.”
“알겠어요. 그건 한 번 해볼게.”
스물둘의 조은은
중하쯤 되는 대학의 국문과 전공생이 됐다.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삶을 받아들이고
우리가 아버지의 종말을 목격했으므로 아버지가 안 계신 것을 당연히 납득했으니
그나마 아프지 않은 보고픔으로 정리되었고
그럴 수 없는 또 다른 그리움을 간직하며
하루하루 평범한 일상이
조금씩 익숙해지는 만큼
거의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날에
행복, 기쁨, 좋음, 즐거움, 그런 것들이 찾아오면
딱 그만큼 아쉬움, 안타까움, 마음 아픔, 새삼스런 그리움도 함께 온다.
우리 학교 기대주였던 조완은 S대에 갔을 텐데
그렇게 대학생이 된 조완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군복차림의 군바리 조완은 역시 쫌 찐따 같았을까
아니면 생각지도 못하게 남자만의 세계에서도 빛나는 사람이었을까
오빠를 웃게 하는 힘이 있던 연애는 또 어땠을까
장성한 청년의 찐 연애는 진짜 웃게 하고 행복하게 해서 옆에서 보는 우리도 행복해졌을지도 몰라
내가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오빠의 반응은 너무 궁금해.
남자와 손을 잡고 있다가 들키면 저벅저벅 다가와 그 사람에게 싸대기 좀 날려줘.
내 동생 손을 함부로 잡으면 내 손에 죽는다고 말해 줘 오빠.
아냐, 오빠 우리 같이 손잡은 거야.
그래? 여튼 내 동생 눈에서 눈물 빼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 복수할 거니까 명심해.
오빠 사랑이 물씬 느껴지게 그렇게 해 줬으려나.
무엇보다 멋지게 성장한 청년 조완에게
장하다, 너의 빛나는 미래를 축복한다, 사랑한다 우리 아들!
말할 수 없이 기쁜 얼굴로 아끼고 아끼던 것
더 이상의 두려움 없이 말해주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한번 만이라도 보았으면 그랬으면
우리 오빠가 얼마나 좋았을까.
행복, 기쁨, 좋음 즐거움에 따라오는
아쉬움, 안타까움, 마음 아픔, 사무치게 솟아나는 그리움,
그것들의 농도는
걸쭉한 어둠빛깔이다.
그 어떤 날에도
행복하기만 한 날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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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자 부재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