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윌리를 찾아서 Sep 19. 2023

만학도의 길 2

드디어 개강

개강 첫날 전공수업을 들었다. 

뭐 물론 개론 수업이라지만 그만큼 70명이라는 대형강의였다. 

지정 자리에 착석하고 강의가 시작될 때까지 주변을 끊임없이 훑었다. 

분명히도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ㅋㅋㅋㅋ


분명 엠티도 잘 다녀왔지만 동기들에게 인사도 제대로 못했던 것 같다. 

강의 시작 5분 전쯤?? 한 여학생이 옆에 앉으며 '오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네 안녕하세요'


내가 그날 전공수업에서 뱉은 말은 저말과 교수님의 출석 호명에 "예"라고 답한것이 전부였다. 


모든 것이 어색하고 낯설기만 하다. 


수업이 끝나고 동기들은 점심을 위해 다른 동기들과 삼삼오오 약속을 잡는다. 

나는 말없이 가방을 들처메고 강의실을 벗어나 복도를 두 세걸음 옮겼을 때 옆에 앉았던 여자 동기가 '오빠 밥먹으러 같이 가요'라며 불러 세운다. 그 순간 그 동기가 너무 고맙고 친해져야겠다 생각했고 그날 점심도, 그날 저녁도 동기들과 함께 술까지 마셨다. 


역시 이게 캠퍼스 라이프지!!


어렸을 때 배워 두었던 통기타 동아리에도 가입하여 공강시간이면 동아리 방에서 룰루랄라 기타치며 노래도 부르고 있었다. 

마치 과거는 잊은지 오래고 미래는 없는 X마냥 놀았다. (난 놀아도 된다. 왜냐하면 어머니가 그냥 놀라고 그러셨거든 ㅋㅋㅋㅋㅋ)


다음날, 그 다음날도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중간고사.... 

그래 기말만 잘 치르면 되지...

드디어 기말고사...


법학 특성상 외우는 것이 많은데 내 머리속에는 들어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평점 3.0을 겨우 넘기고 나의 새내기 대학생활이 마무리 되었다. 


하...부모님께 성적에 대해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까...

오만가지 생각을 하며 집으로 들어오는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이전 01화 만학도의 길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