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가 먹히지 않는 이유
제가 지금까지 성적은 '태도'가 결정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렇다면 공부 태도를 바꾸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아이의 '감정'을 먼저 들여다봐야합니다.
태도는 감정 위에 쌓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맞는 말'보다 '듣고 싶은 말'에 먼저 움직이는 존재입니다.
"맞는거 아는데 하기 싫어"라는 말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하기 싫지만 해야하니까 해야지" 이 마음은 어른에게도 어려운 것입니다.
잔소리를 들으면 아이들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공부 해야하는거 아는데, 나는 지금 짜증나. 잔소리 듣기 싫어. 왜 자꾸 화를 내지?"
처음에는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아이들이 알아들을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태도는 '지식'으로는 만들어지지 않더라구요.
좋은 감정 위에, 좋은 관계 위에, 내 마음이 수용될 때, 그제서야 좋은 태도가 만들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잔소리는 그 자체로 '저 사람이 나를 통제하려고 하네'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집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통제하려는 말에는 거부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자기 자신의 주체성과 자율성을 지키고 싶다는 지극히 정상적인 본능에서 나오는 마음입니다.
아이들은 '이유가 납득이 되어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이해해주는구나'라는 마음이 들어야 마음을 열고, 태도를 조금씩 바꿉니다.
잔소리, 화 안에는 '난 널 당장 바꾸고 싶은데 왜 내 말 안들어?'라는 마음이 숨겨져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언제나 가장 느린 방식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협박이 담긴 잔소리로 지금 당장 아이의 행동을 바꿀 순 있지만, 오래가지 못합니다.
마음 속에 반항심만 커져서 더 큰 협박 없이는 점점 더 말을 안듣는 아이가 될뿐입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먼저 감정을 공감하고, 기다리고, 선택을 존중해준다면 아이는 조용히, 단단하게 바뀝니다.
평소에 공부 태도도 좋고 열심히 하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어느날부터 집중도 잘 못하고 평소와 달리 계속 시끄럽게 수다를 떨며 공부하기 싫다는 말만 반복하는겁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요즘 부모님과 사이가 너무 안좋아졌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말 한마디 못하고, 학교에서도 말 한마디 못하게 하는데 언제 자기 이야기 할 수 있냐며,
학원 끝나고 집가는게 너무 지옥같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학부모님께서는 저에게 아이를 더 빡세게 공부시켜달라고 연락이 오셨습니다.
알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참 난감하더라구요.
제가 빡세게 시킨다고 아이들이 빡세게 공부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마음에 스트레스가 많을 때 잘 집중하지 못합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집중안하니!" "공부해야지!"라는 잔소리가 먹힐리가 없지요.
시험이 한 달 전인데 공부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이는, 아예 친구들 방향으로 자세를 고쳐 앉아서 놀기로 작정한듯한 학생이 있었습니다.
"똑바로 앉아야지" "문제 풀어야지" "앞에 보자"
수업 내내 잔소리가 이어졌지만 아이는 멍한 눈빛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수업 끝나고 아이를 따로 남겨 물어봤습니다.
"요즘 무슨 일 있니?~ 왜 이렇게 공부를 안해"
그러자 그 친구가 이러는겁니다. "요즘 엄마랑 사이가 안좋아서 스트레스 받아요"
이 말을 듣는데, 더 이상 잔소리를 못하겠더라구요.
"그렇구나, 스트레스가 많구나" 라며 아이를 위로해줄 수밖에 없겠더라구요.
그렇게 아이의 현재 상황을 전 가만히 듣기만 했습니다.
한동안 자신의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털어놓더니,
"공부 열심히 할거예요. 숙제 다 해올게요" 라고 먼저 말해주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당연한 말을 끊임없이 내뱉는 잔소리가 아니라,
"너의 마음이 어떤 상태이니?"를 물어봐주는 말이구나.
아이들은 마음이 가벼워지고 나면 알아서 자신이 가야할 길을 찾아갑니다.
누구보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해야할지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 글의 핵심입니다.
아이의 감정을 무시한채 억지로 바꾼 태도는 오래가지 않는다.
공부 자세의 변화의 시작은 마음을 이해하고 수용해주는 데에서 시작한다.
좋은 태도는 좋은 감정과 편안한 관계 위에 단단하게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