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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리 사이언스

by 어쩌다 원장 Mar 08. 2025

'끼리끼리 사이언스'라는 말 들어보셨죠?

사자성어로는 '유유상종'이라고도 합니다.


전 끼리끼리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고등학생 때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이었지만 노는 것에서도 뒤처지길 누구보다 싫어했던 학생이었습니다.

제가 고등학생 1학년 때에는 야자가 모두 의무였는데요, 아침 9시부터 학교에 와서 수업이 끝나면 석식을 먹고 밤 10시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는거예요. 너무 잔인하지 않나요? 12시간 넘는 시간동안 교실에만 갇혀있어야 한다니. 파릇파릇한 청춘에 말이에요.


견딜 수 없었던 저와 친구들은 일주일에 1번씩은 선생님 몰래 야자를 도망치고 놀러갔습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의 한 장면인데요, 밥을 사먹을 돈은 없으니 학교에서 석식을 먹고 다같이 거울앞에 모여서 화장을 합니다. 생각해보면 성인이 된 지금보다 화장을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화장품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어요. 서로서로 쉐도우며 아이라인이며 빌려주며 빌려가며 형형색색 누가봐도 "나 열심히 화장했어요!!"라는 티를를 냈죠. 그렇게 열심히 화장하고 짧은 치마로 갈아입고 시내로 놀러나가는겁니다. 가끔은 옆학교 남학생들하고 놀기도 하고, 아니면 우리끼리 중앙공원 정자에 모여서 놀았어요. 열심히 화장하고선 가는 곳이 공원 정자라니, 너무 귀엽죠?


야자를 도망간 날이면 어김없이 다음날 도망간 사람들을 복도에 일렬로 쭉 줄세워져 담임쌤한테 혼나곤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 시간마저도 너무 즐거웠어요. 너무도 아름답고 몽글몽글했던 저희의 17살을 책상 앞에서만 보내기엔 저희는 너무 호기심이 많았거든요. 단체로 혼나는 시간 후에는 담임 선생님께서 저를 종종 따로 불러서 이야기 하셨어요.


공부 잘하는 네가 왜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공부 안하고 놀러 다니냐며, 공부 열심히 하는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라고 하셨습니다. 전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어요.


"친구들 때문이 아니라 제가 그러고 싶어서 그런건데요.. 저는 놀고 싶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착한 학생이고 '공부를 안하는 학생'과는 너무 자주 어울려다니지 말라는 말씀을 들으며 어른들이 싫어질만큼, '끼리끼리'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해왔어요.


그 말 안에는 사람을 평가하고 구분짓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쟤랑 어울리면 너 인생 잘못 돼. 공부 잘하는 애랑 어울려" 라는 말을 하기 위한 부정적 의미의 끼리끼리가 아닌, 긍정적인 의미의 끼리끼리도 있다는 것을요.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그 모습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세요.




저는 요즘 비슷한 에너지와 기운을 지닌 사람들끼리 만나게 된다는 것을 정말 많이 느낍니다.

동물들도 비슷한 습성을 지닌 동물끼리 무리지어다니는 생활을 합니다. 육식동물이 초식동물과 함께 다닐 수 없는 것처럼 나와 닮은 사람과 어울릴 수밖에 없는 것이죠.


마굿간에서 자란 강아지가 어떻게 뛰어다니는지 보신적 있나요? 보통의 강아지들처럼 총총 귀엽게 뛰지 않습니다. 마치 자신이 강아지라는 것을 모르는듯이 말처럼 겅중 겅중 뛰어다닙니다. 그 누구도 강아지에게 말처럼 뛰라고 가르치지 않아도 평생 말들 속에 섞여 자라다보니 자신도 말과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 것입니다. 토끼와 함께 자란 강아지는 자신을 토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토끼처럼 깡총 깡총 아주 높이 뛰어다닙니다. 


모든 생명체는 내가 평소에 자주 보고 듣는 것을 '나' 라고 인식합니다.

내가 처해있는 환경, 둘러싸여있는 사람의 모습이 '나'라고 생각해 스스로도 그런 모습으로 만들어가는 것이죠. 






'내 주변 사람 5명의 평균 모습이 나 자신이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면, 내 주변 사람 5명을 관찰하면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 비슷한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끌어들이며, 그렇게 끌어당겨진 사람들끼리 만나 점점 서로의 모습을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사람'과 어울리라는 말을 하는게 아닙니다. 사는 방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각자 자신의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일 뿐입니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있다면 나와 비슷한 


다른 사람에게 베푸는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인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 곁에는 사람을 잘 믿지 못해 내 밥그릇은 내가 챙긴다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둘은 잘 어울릴 수 있을까요? 


좋은 사람, 덜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각자만의 가치관이 있는 것이고, 세상의 모든 가치관은 존중받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끼리 함께한다면 이 관계는 오래가지 못할 것입니다. 만나서 밥을 함께 먹고 차를 함께 마시고 표면적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는 있겠지만 서로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함께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베푸는 삶을 꿈꾸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목표를 가진 사람과 함께해야 자신의 꿈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제 주변 친구들이 저와 내면적, 상황적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자주 느낍니다. 


'내일은 없다. 오늘만 살자'를 외치며 욜로 인생을 강력하게 주장하던 제 20살, 제 곁에는 모두 저와 같은 욜로인간들만이 가득했습니다. 전 항상 학교가 끝나면 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클럽을 가고 매일 더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다녔습니다. 학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학교 성적을 잘 받고 싶어하는 친구들과 저는 함께 어울리기 어려웠습니다. 봄에는 꽃을 보러, 여름에는 물놀이 하러, 가을에는 단풍을 보러, 겨우에는 스키장으로 놀러다녀야하는데 그들은 당장 자신의 해야할 일이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저의 인생도 맞고, 그들의 인생도 맞습니다. 하지만 그 때 저와 그들은 원하는 삶이 달라 함께할 수 없었을 뿐입니다. 오늘만 살고 싶었던 제가 만약 취직 준비를 열심히 하던 친구들과 어울려다녔다면 저는 제 욜로 인생을 이루지 못했겠죠. 하지만 저는 철저히 '저와 비슷한 사람들'을 끌어당겼기 때문에 제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20대와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노는 것에도 지치는 날이 올까 했는데, 오더라구요. 

저는 요즘 '더 멋진 나'를 만드는 것에 저의 모든 신경이 쏠려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제 가치를 잘 발휘하며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삶을 살 수있을까를 매일 고민합니다. 


함께 욜로인생을 살던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내고 있냐구요?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서로 마음이 상해서, 싸워서 멀어진 것이 아닌 서로의 인생에 충실하다보니 각자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이 있는 곳에 존재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제 곁에는 저처럼 하루하루 열심을 다해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친구들만 있습니다. 저와 함께 술을 마시고 클럽을 다니던 친구들을 지금 다시 만난다면 아마 꽤나 어색한 시간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친구랑 만나면 함께 서점을 갑니다. 서로를 위한 책을 선물해주고 요즘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어떻게 꿈을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 꿈에 가까워진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만남을 마무리합니다.






참 신기하죠? 이 세상의 모든 물체는 '에너지'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너지를 가진 존재는 나와 같은 에너지를 가진 존재를 끌어당기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와 비슷한 에너지를 지닌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패션에 관심이 많으면 패션을 사랑하는 친구들과 가까워지게 되고, 내가 책을 좋아한다면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가까워지게 되는 것처럼요.


지금 내가 함께하고 있는 친구들이 좋은 친구들인지 별로인 친구들인지를 돌아보라는 말이 아니니 오해 마세요. 꿈이 있든, 꿈이 없든 세상의 모든 인생은 다 소중하고 저마다의 가치를 분명 지닙니다.


다만, 여러분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그 꿈을 빨리 이루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내 주변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지금의 내 환경이 내 미래를 만들어갑니다.

지금의 내 환경이 마음에 드시나요? 마음에 든다면 그대로 잘 유지하면 됩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다면, 내 주변을 하나씩 바꿔보세요.


환경을 갑자기 어떻게 바꾸냐구요? 내가 할 수있는게 없다구요?

별거 없습니다. 내가 매일 무의식적으로 보고 듣는 것, 읽는 것, 대화하는 내용들을 돌아보세요.

보는 것, 듣는 것, 읽는 것, 만나는 사람을 조금씩 바꿔보세요. 그러면 내 인생이 서서히 바뀔겁니다.


내가 좋은 기운에 머물고 싶다면, 좋은 기운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가까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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