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는 책임의 뒷면이다. 둘 중 하나를 피하려 하면, 둘 다 잃게 된다.
제 이름은 윤서진입니다. 저는 30대 초반의 UI/UX 디자이너로,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강하고, 기존의 관습이나 규칙을 답답하게 여깁니다. 제 삶의 중심은 항상 "왜 그래야만 할까?"라는 질문에 있습니다. 회사의 룰이나 사회적 틀에 얽매이기보다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현실적인 문제에는 둔감한 편입니다. 내가 돈을 얼마나 쓰는지, 미래에 어떤 일이 닥칠지에 대해 무심하지만, 제 안에는 삶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꾸려가고 싶은 열망이 가득합니다. 연애에서도 전통적인 관계보다는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더라도 그 사람이 어디서 뭘 했고, 언제 잠들고, 뭘 먹었는지 궁금하지도 않고 제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한국 사회에서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걸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회사에서의 제 삶은 반복되는 답답함으로 가득합니다. 최근 프로젝트 회의에서 저는 새로운 디자인을 제안했습니다. 익숙한 방식 대신 사용자들의 감각을 일깨우는 혁신적인 디자인이었죠.
"우리가 항상 이렇게 안전한 선택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라고 물었지만, 상사는 "우리 회사는 실패할 여유가 없어"라며 제안을 묵살했습니다. 동료들 역시 현실적인 이유로 제 편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틀린 건 아닙니다. 저도 알아요. 회사는 결과로 말해야 하는 곳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이렇게 항상 안정적이고 익숙한 것만 추구하는 게 정말 옳은 방법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점점 제 창의성이 회사라는 틀 속에서 짓눌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돈 관리에 서툽니다. 월말이 되어서야 카드 명세서를 보고 ‘내가 이렇게 많이 썼나?’ 싶어 놀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에도 저는 낙관적입니다. "어차피 다음 달이면 또 돈 들어오잖아." 그렇게 생각하고 넘어가 버리죠.
제 친구들이 대출, 재테크 이야기를 할 때면 저는 주로 듣기만 합니다. 돈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다는 제 생각을 이야기하면 친구들은 항상 한숨을 쉽니다. "너 그렇게 살다가 진짜 큰일 난다"라며 걱정해주지만, 저는 진심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도 이런 태도는 이해받지 못합니다. "넌 어떻게 그렇게 현실감각이 없니? 네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 거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찌릿합니다. 하지만 저는 정말로 제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연애에서도 제 방식은 전통적이지 않습니다. 저는 한 사람에게 정착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교류하며 서로의 개성을 존중하는 관계를 좋아합니다.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도 처음에는 제 이런 태도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 태도에 불만을 가지더군요.
"서진아, 난 우리가 미래를 함께할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했어."
"왜 꼭 미래를 정해야 하지? 우리는 지금 행복하잖아."
저는 정말로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민수는 제 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그는 결국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런 사람은 진지하지 않아. 너도 빨리 끝내는 게 좋아"라는 말을 듣고 저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늘 저를 걱정하십니다. "너는 그렇게 살면 안 돼. 도덕적으로도 문제야." 친구들은 "너 진짜 자기중심적이야. 이제 나이도 있는데 현실 좀 보자"라고 말합니다. 저는 왜 제가 원하는 대로 사는 게 문제인지 항상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 자신을 규정하려는 사람들 속에서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고민 끝에 결심했습니다. "나는 틀을 깨고 싶어. 내가 나답게 살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진정으로 이해할 수 없어." 제 선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Liberty not only means that the individual has both the opportunity and the burden of choice; it also means that he must bear the consequences of his actions and will receive praise or blame for them.
- Friedrich Hayek -
자유는 책임의 뒷면이다. 둘 중 하나를 피하려 하면, 둘 다 잃게 된다.
서진의 사고방식과 행동에서 서진의 심리를 그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서진은 새로운 아이디어와 경험에 호기심이 많고, 전통적인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창의적인 사람입니다. 그녀는 "왜 꼭 이렇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자주 던지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선택하고 행동합니다. 돈이나 미래에 대해 현실적으로 계획하지 않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게는 "세상 물정을 모른다"고 보일 수 있지만, 서진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서진이 자기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를 온전히 책임질 수 있다면 그녀의 삶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진짜 문제는 스스로의 방식에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내가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라는 눈치를 보거나, 너무 잘하려는 부담감에 짓눌리는 데에서 생깁니다. 또는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가벼운 놀이처럼 소모적인 방향으로만 사용한다면, 이는 반드시 한계를 초래합니다. 남들에게 자신을 증명하려는 데에 마음이 앞서거나, 주어진 역할에만 매몰되어 자유로운 사고를 스스로 억압하지 않는다면, 서진답게 살아간다는 것이 언젠가는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될 것입니다. 자유와 창의는 서진의 삶의 본질이며, 이를 온전히 발휘할 때 비로소 그녀는 자신만의 빛을 낼 수 있습니다.
서진은 지금 잘하고 있습니다.
프리드리히 하이에크(Friedrich Hayek, 1899~1992)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경제학자이자 정치철학자로, 자유시장 경제와 개인의 자유를 옹호한 학자로 유명합니다.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되며, 노벨 경제학상(1974년)을 수상했습니다. 하이에크는 주로 중앙집권적 계획 경제의 위험성과 자유 시장의 효율성을 강조하며, 개인의 선택과 자유가 사회와 경제 발전의 핵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은 사회주의 경제 정책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할 위험성을 경고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하이에크는 시장이 수많은 개인의 지식과 선택이 모인 결과물이라고 보고, 이를 "자생적 질서(spontaneous order)"라는 개념으로 설명했습니다. 그는 정부의 지나친 개입이 경제적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결국 개인의 창의성과 자유를 억압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의 사상은 자유주의 경제철학과 현대 보수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자유시장 옹호론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이론적 토대로 활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