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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소심함, 지프 레니게이드

by 황준선

평범한 길 위에서 '나만의 궤도'를 찾는 사람들

지프 레니게이드를 타는 사람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왜 하필 그 차야?"


같은 가격이면 더 크고, 더 조용하고, 더 잘 팔리는 차가 많다. 심지어 같은 지프 브랜드 안에서도 컴패스나 체로키 같은 '안정적인 선택지'가 있다. 그런데도 누군가는 굳이, 사각형의 작은 SUV 레니게이드를 고른다.


그 이유는 단순한 디자인 취향이나 오프로드 감성 때문이 아니다. 조금 더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레니게이드는 '자기만의 기준'을 가진 사람이 선택하는 차다.


남들이 안 가는 길을 가고 싶은 마음

레니게이드는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차가 아니다. 차체가 작고, 독특하게 각졌고, 트렌드에서 한 발 비켜서 있다. 이것이 단점일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바로 그 점이 매력이다.


내가 고른 이유가 분명한 차를 타고 싶고, 사람들이 다 몰리는 선택은 하기 싫으며,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내 마음에는 이게 맞다고 느끼는 사람들. 이들은 자동차를 단순한 탈것이 아니라, 자신의 기준과 취향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여긴다.


레니게이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는 차다.
"다들 가는 길 말고, 너만의 길로 가도 괜찮아."


겉으론 외향적, 속은 내향적인 사람

레니게이드는 SUV다. 보기에는 터프하고, 야외 활동이나 여행을 좋아할 것 같은 이미지다. 하지만 실제 오너들은 의외로 혼자 있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다.


소셜미디어보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고, 유행보다는 자기만의 루틴이 중요하며, 혼자 떠나는 드라이브에서 위로를 느끼는 사람들. 이들은 외로움을 잘 견디는 게 아니라, 혼자의 시간에서 충전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면에서 레니게이드는 딱 적당하다. 너무 튀지도 않고, 너무 무난하지도 않다. 남들과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나만의 거리를 유지하는 사람. 그것이 바로 레니게이드가 잘 어울리는 성격이다.


모순을 품은 사람, 그래서 더 진짜 같은 차

레니게이드는 도시형 SUV지만 '지프'라는 오프로드 브랜드의 DNA를 갖고 있다. 시내를 달리면서도 어디든 떠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실제로는 캠핑보다 일상에서 더 많이 쓰이지만,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고속도로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가능성.


이것은 마치 현실적인 이상주의자 같다. 매일 회사에 가지만 가끔은 훌쩍 떠날 생각을 하고, 기능도 따지지만 감성적인 '느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매끄럽게 살아가면서도 마음 어딘가에는 거친 자연에 대한 동경이 있는 사람들.


그것이 바로 레니게이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겉과 속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현실적인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한 줄 정리

지프 레니게이드는 남들과 다른 이유로 선택하고, 자기만의 거리감을 유지하며, 세상의 틀에 100% 적응하지 않는 사람이 선택하는 자동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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