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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국 모습을 비틀고 비판한 캐릭터

디즈니가 해당 캐릭터로 미국인에게 전하고 싶던 내용

by 김조닉

저번 시간에 잠깐 수컷 스컹크 캐릭터가 소녀 같은 캐릭터이며 당시 시대에 맞지 않은 pc주의 시초인 캐릭터라 소개했다. 이름은 플라워 (꽃)인데 오늘은 플라워를 더 자세히 말하는 시간을 가지겠다. 추가로 부작용과 의문점도 함께 볼 테니 여러분도 읽고 고민해 보자.


플라워가 가지는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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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는 현시대 관점에서 봐도 여성스럽다. 꽃을 좋아하고 수줍음 많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는 소녀를 연상하기에 당연히 암컷인줄 알았는데 수컷이다. 1940년대 캐릭터이며 요즘 매체에도 플라워 같은 캐릭터가 나오면 바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디즈니에서 성별에 구애받지 않은 첫 캐릭터다. 수컷 짐승 캐릭터는 당연히 사납고 누가 들어도 수컷이라 인식 가능한 목소리, 활발하고 용맹한 이미지다. 밤비와 덤퍼(쿵쾅이(토끼))는 모습은 여려도 수컷답게 암컷을 위해 싸우는 모습이나 장난기 많은 소년이 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하지만 플라워만 모습과 행동 둘 다 여리다. 디즈니 입장에서 플라워는 새로운 시도였다. 물론 요즘 pc 주의가 만발하고 처음 듣는 성별이 많이 생겨 이런 캐릭터를 보는 게 어려운 게 아니다.


1.jpg 소설 원작 밤비


밤비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영화다. 원작에서 덤퍼와 플라워는 없지만 디즈니가 새로 만들었다. 디즈니는 왜 세계 2차 대전 때문에 남성, 여성 의무를 구별하던 시기에 이런 캐릭터를 그린 걸까?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데 시대를 비틀어서까지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밤비에게 친구와 함께하는 행복한 유년 시절을 주기 위해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건 옳지만 소녀스러운 성격을 가진 캐릭터를 디자인한 이유가 있을까?



두 가지 추측


1. 소년, 소녀 둘 다 만족하고 연상하는 캐릭터를 만들어야 해서

디즈니는 영화를 만들 때 특정 성별을 타깃 삼아 만들지 않는다. 때문에 소년과 소녀 둘 다 만족하고 서로를 연상하는 캐릭터를 기획해야 했다. 이를 위해 토끼인 덤퍼는 장난기 많고 활발한 모습으로 소년을 연상하고 플라워는 조용하고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소녀를 연상하게 디자인했다. 밤비는 해당 모습을 반씩 가진 중간 모습이다. 반대로 펠린은 암컷임에도 활발한 소년 모습을 보여준다. 오히려 펠린과 밤비가 함께 있으면 밤비가 소녀처럼 겁 많고 소심하다. 모습만 보면 디즈니는 소년스러운, 소녀스러운 모습을 성별과 반대되게 넣고 섞어서 균형을 맞춘다.


2. 성별 때문에 개인이 가진 성향을 억압하는 사회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여기서 계속 소녀스럽다고 말하니 성을 한쪽으로 치우쳐 생각하냐고 불쾌해할 분도 있을 터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게 밤비를 제작하던 시대는 1940년대이고 세계 2차 대전이 한창이라 성별 의무가 확실하던 시절이다. 당시 소녀스러운 모습과 소년스러운 모습은 정해졌다. 현대에도 아직 '소년 같은', '소녀 같은' 하면 연상하는 모습이 있지 않은가. 힘든 시절이라 남자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고 강제하던 시절. 예외는 없다. 성별에 따른 모습은 시대와 문화에 맞춰지고 개인은 기준을 바꾸지 못한다. 남자는 용감하고 활기차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밖에 나가 일자리를 구해야 하고 거친 활동(예시 : 전쟁)도 의무로 해야 한다. 여자는 조신하고 집에서 가정을 돌보고 거친 활동, 일하고 온 남편을 기다리고 봉사하는 게 의무다. 생각나는 내용만 적어도 이 정도다. 공식은 틀에 갇혀 압박한다. 바꾸는 방법은 나라 경제가 풍족하고 정부가 국민에게 나눠줘 복지 수준이 올라 개인이 의무가 아닌 자신이 가진 본질과 삶을 온전히 바라볼 환경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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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답지 못하게 왜 이리 겁이 많아? 남자애가 왜 울어?

남자애도 아니고 넌 왜 이리 투박하냐? 숙녀 답지 않게 왜 이리 게걸스럽게 먹어?

어릴 때 한 번쯤 들어본 소리이자 다양한 기준. 이런 기준은 태어나며 가진 성품을 억압한다. 디즈니는 이를 반대하기 위해 플라워라는 캐릭터를 만든다. 야생에서 살아가는 수컷임에도 조신하고 나긋나긋하고 꽃을 좋아하며 부끄러움 많은 수컷 모습을 보여주며 성별에 따른 모습이 아닌 자신이 가진 본질에 따라 살고 억압받지 말라는 의미로 플라워가 탄생한다.


하지만 현대까지 밤비를 만든 국가인 미국을 보면 남성이 핑크색 좋아하고 여린 행동 하면 게이라고 오해받기에 매체에서 말하는 남성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거기에 맞춘다. 심하면 남자가 여자 노래 들어도 게이라고 말한다. 과거는 더 심했을 터이기에 디즈니는 이에 실증 나 플라워를 그렸다. 개인이 가진 성품일 뿐이니 그걸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사회에 부탁하기 위해서. 부끄럽고 수줍으면 어떻고 씩씩하고 호탕하면 어떤가? 그게 자신이 가진 모습을 받아들이는 방법이며 성별은 변하지 않는다. 혹시 여러분은 지금 모습이 여러분 모습인가? 아니면 누군가 정의한 틀에 맞춘 모습인가?



부작용과 의문점


물론 어느 정의든 극을 향하면 부작용이 나온다. 개인이 가진 성품을 사회가 강요해선 안 된다고 말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 남성적, 여성적이 과거보다 모호해지면서 다양한 변화가 생겼다. 억압받고 강제받던 약자는 사회를 향해 소수가 가진 성품을 인정하고 무언가를 강요하지 말라고 사회에 강요한다. 처음에는 주장이었으나 어느새 여러 매체와 창작물, 심지어 법이 이런 자가 강요하는 주장에 못 이겨 다수에게 불편함을 강요한다. 쉽게 보는 예시가 pc주의다.


미국 50개 주는 주마다 법이 다르다. 어떤 주는 자신이 생각하는 성별을 인정해야 하는 법이 있고 이에 따라 남자가 자신은 여성이라 주장하면 여성 전욕 시설(여자 화장실, 여자 목욕탕 등) 출입을 허용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 벌어진 사건이다. 수술 안 한 트랜스젠더 남자가 자신은 여성이라 주장했고 목욕탕 주인이 출입을 막자 고소했고 법은 남자 편을 들었다. 이런 식으로 미국이 사용하는 법은 생물학 성별로 모두가 지켜야 하는 규칙이 아닌 소수 개인이 가진 견해와 사상을 중요시해 다수 의견을 무시하는 현상이 나왔다.


3.jpg 맥도날드 트위터


최근 미국 맥도날드 광고는 생뚱맞게 흑인 트랜스젠더를 모델로 광고했는데 맥도날드 관련이 아닌 자신 같은 사람을 공격하지 말라는 맥락 없는 광고로 다수에게 강요했다. 요즘 나오는 영화, 드라마, 게임은 말할 것도 없다. 미국은 전쟁, 대공황 등 위기로 힘든 시절을 겪어 성별에 따른 의무가 강했기에 반발심에 pc주의가 심해졌고 극과 극으로 대립 중이다. 강요하지 말라고 타인에게 강요하는 모습이 우습다. 디즈니는 플라워로 '성별다움'이란 기준을 행동으로 정하지 말라고 했으나 현대 사회는 생물학 성별을 거부하는 현상이 나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은 사람이 아닌 특정 동물이라고 종 개념을 바꾸는 현상이 나올 텐데 그때 미국 법은 그걸 진화론이라 인정할지 의문이다. 자신이 개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면 개가 사람말을 하고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 거니 '진화'라고 할까? 생물학 남성을 여성이라 인정했다면 위 내용이 인정 안 될 이유는 무엇인가? 만약 자신을 동물이라 주장하고 법이 인정한 존재를 사살하면 살인인지 동물 학대인지도 의문이다. 또는 자신을 지구에 아직 없는 특정 종이라고 우기면 새로운 종 탄생으로 인정해 창조론이라 말하는 선동가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생물학 사실을 배제한 억지는 평등이 아닌 강요이며 강요는 혐오와 혼란을 부른다. 설득할 생각이 없는데 설득을 바라면 안 된다. 디즈니도 이런 사회를 원해 플라워를 그리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 사회를 보면 어떤 캐릭터를 만들지 궁금하다.




오늘은 플라워라는 캐릭터를 자세히 이야기해 왜 이런 캐릭터를 만들었는지 추측했다. 동시에 캐릭터가 주는 메시지를 이야기했다. 여러분은 부작용 파트에 제시한 의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아무튼 오늘 글이 영화를 더 폭넓게 보는데 도움 되었길 바라며 글 마친다. 다음에도 밤비 관련 글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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