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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디스트 Jan 11. 2023

버려야 할 것들

캠핑하는 호텔리어 04

퇴근길 내 방 앞에 걸려있는 빨간 산타 양말을 보며 크리스마스를 시작한다.

그 안에는 누구나 들으면 알고 있는 유명 브랜드의 초콜릿과 탑 셰프들이 직접 구운 쿠키들이 담겨 있다.


1년 예산중에 가장 많은 %의 버짓을 써서 인지 호텔은 외관부터 내부까지 온통 돈의 흔적들이 있고, 이를 즐기러 온 사람들의 모습은 반짝이는 드레스와 잘 만들어진 슈트를 입고, 1년 한 해를 가장 잘 보낸 듯이 행복해 보인다. 올 한 해도 이렇게 잘 마무리되어감을 감사해한다.




호텔리어의 삶은 다들 예상하듯이 다양한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난다.

특히 세일즈 & 마케팅 Director로서는 비즈니스 목적을 지닌 계획된 만남부터 친분을 쌓게 되는 예상치 못한 만남까지 하루하루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을 맺는다. 


그래서인지 주말이나 공휴일에 호텔을 벗어나게 되면 그 만한 휴식이 없다.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는 1시간 반거리의 붕따우로 향하고 있다.


긴 드라이브를 이번에는 피하고 싶었고, 둘만의 크리스마스를 조용한 곳에서 보내고 싶었던 이유에서다.


그래, 사람들이 많은 곳을 좀 벗어나서 쉬면서 한 해를 마무리해야지


모래사장에 바다가 바로 눈앞에 펼쳐진다.

화려한 데코레이션이나 드레스를 입은 사람들은 없지만,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사람들의 모습도 행복해 보인다.


우리는 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구입한 다양한 크리스마스 데코를 텐트와 나무 여기저기에 달며, 행복해했다. 


이런 사소한 것에도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나였구나
�Camping forest and sea, Vung tau, Vietnam




텐트를 삼킬듯한 바닷바람이 분다.

얼굴과 옷에 모래가 묻고, 내 발은 이미 모래로 덮여 신발이 보이지 않는다.


버려야 할 것 1. 깨끗한 옷과 신발에 대한 집착


그래도 텐트와 테이블을 설치하고 난 후,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마시는 맥주 한잔이 그야말로 천국이다.

지난 캠핑에서 느꼈던 화장실의 중요성도 이번에는 심사숙고해서 고려해 보고 골랐다. 


그래도 어찌 되었건 여긴 캠핑장, 여긴 베트남이구나  


버려야 할 것 2. 우리 집 같은 화장실과 샤워실


에어매트는 아직 팔지 않았다. 그래도 바람을 조금 더 적게 넣어 사용해 보기로 한다.


이번 캠핑도 침낭에 의지해야겠군


버려야 할 것 3. 푹신한 침구와 따뜻한 잠자리



캠핑에서는 버려야 할 것들도 있지만,

챙겨야 할 것 들도 있다.


그중 하나는 바로 불멍. 타닥타닥이는 소리가 내면을 감싸주고 위로해 준다.


이제 좀 캠핑의 묘미를 알아가는 걸까





바닷가여서 인지 아침에 눈을 뜨니 습합이 먼저 전해진다.

푹신한 침구와 따뜻한 잠자리에 대한 욕심은 버리기로 했으니, 오늘 아침은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모습에 매혹되어 보련다.


지난 캠핑과는 또 다른 바다캠핑의 매력이 있구나
근데,, 여기서 씻으려면 또 고난이군..


그런데 이번에는 둘째날 호텔을 잡지 않았다. 

벌써 찐캠핑러가 되어서는 아니고, 아주 짧은 1박 여정.


To be contined




                                          캠핑하는 호텔리어


                                                                       -Chapter-


1. Intro

2. 호텔과 캠핑사이

3. 그가 말했다

4. 버려야 할 것들

이전 03화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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