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리어 02
럭키하게도 요즘 호찌민은 굉장한 우기 시즌이다
천둥 번개와 센바람을 동반하지만 베트남 우기는 그렇게 10분만 기다리면 금세 비가 그친다
지금이 우중캠핑을 즐기기에 딱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느 비가 오는 날 저녁
여: 이럴 때 우중캠핑하기 딱이다
남: 이럴 때 칼국수 먹기 딱이다
그렇게 우리는 칼국수 저녁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며칠 뒤, 비가 오는 또 다른 어느 날, 그는 말했다
우중캠핑 가자!
그렇게 그의 배려로 우리의 게릴라 퇴근 후, 우중캠핑이 시작되었다
평일인지라 예전에 방문했던 호치민에서 가까운 동나이의 한 캠핑장으로 가려했지만 (!하기 참고!)
https://brunch.co.kr/@brandist/11
제트스키를 하러 오는 단체가 있다며
우리의 조용한 캠핑스타일을 이미 눈치채신 건지 다른 근처의 캠핑장을 소개해 주셨다
이렇게 새로운 장소를 알아가는 재미 또한 좋다 좋아!
차 안에서 노래와 함께 비오는 풍경을 보는 것 또한 우중캠핑 여정의 매력 아닐까?
대략 2시간이 조금 넘어서 도착한 새로운 캠핑장은
지난번과 다르게 숲에 싸인 곳이었다
'숲 속 캠핑도 우중캠핑 못지않게 꿈꿨었는데,
오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구먼'
평소와는 다른, 퇴근 후 캠핑이어서인지 도착하자마자 해가 저물고 있어서 속으로 내심
텐트칠때와 밥을 먹을 때는 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이는 텐트를
나는 저녁을 서둘러 준비했다
다행이었다, 비가 잘 참아주었다
그러던 중 예상치 못한 벌레와의 싸움
숲 속이어서 그런지 램프가 있는 곳이라면 온갖 (살면서 보지 못한 벌레들도 포함) 벌레들이 다 모여들었고
비가 이제 스멀스멀 내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진정한 우중캠핑이라며 견뎌보려 하기에는
기준치 파괴!
먹을 때마다 음식과 와인에 손전등 비추며 매초 확인했으면 말 다했다
정말 초스피드로 저녁을 끝내고 본격적으로 불멍타임
다행이다 다시 비가 멈춰줘서
그리고 그 후 텐트 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그야말로 불후의 명곡
ASMR 주의!
다음 날 아침, 멋진 뷰를 보며 베트남 쌀국수를 한 그릇씩 뚝딱!
베트남커피 카페쓰어다도 홀짝!
첫 숲 속캠핑은 사실 쉽지 않았다
특히나 나처럼 손톱만 한 벌레에도 활짝 뛰는 사람이라면 모기/벌레 퇴치제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허공에 에프킬라를 뿌리는 무모한 행동이 되어버리니 말이다
아무래도 장비빨을 조금 빌려야 할 듯하다, 원터치 돔 텐트 같은 것 말이다
장점을 찾자면 베트남은 우기에도 해가 떠있을 때에는 그늘막을 찾게 하는 날씨인데
숲 속이다 보니 나무들이 그 역할을 다 해주었다
내가 너무 하고 싶었던 우중캠핑은
행복 그 자체였다
무엇보다도 그이와 함께 텐트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며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빗소리까지 겸해지니
순간 캠핑도 이렇게 감성적이고 로맨틱해질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공기 잔뜩 머금고 집으로 향했다
몸속 가득 찬 피톤치드 때문인지 캠핑으로 인해 건강을 얻은 듯하다
호치민 일상 ��(@me_in_saigon) |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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