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

by YS

요즘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청국장을 먹는다. 더운 여름임에도 따뜻한 청국장을 먹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보통 사 먹는 음식은 여러 번 먹으면 한동안 찾지 않게 되는데 이 청국장은 집 밥 같아서 질리지가 않는다. 하긴 집 밥과 다를 바 없다. 식당이 세련되거나 화려하진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음식의 맛! 맛이 아주 잘 갖춰진 식당이다. 사장님이 청국장을 손수 담근다고 하는데 청국장 특유의 구린내도 별로 없고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니 좋다. 게다가 누룽지로 끓인 숭늉, 김밥, 계란말이, 샐러드는 무료로 마음껏 먹을 수 있다. 가격이 비싸지도 않은데 인심도 후하다.

음식을 대하는 사장님의 철학이 있다. 먹는 음식으로는 절대 장난을 치면 안 된다며 좋은 재료를 골라 진심으로 요리를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소박한 이 밥상이 맛이 있는가 보다.

우리나라에서 음식은 그냥 먹거리라 하기엔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안부를 물을 때나 전할 때, “밥은 먹었어?”, “밥 잘 챙겨 먹고 다녀” 하고 밥으로 인사한다. 특히 우리 부모님들은 항상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묻는다. 이것이 단지 밥을 먹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관심과 애정을 담은 표현이라는 것을 우리는 안다. 한국에서 음식은 정이다. 먹는 사람을 위하는 마음을 담아 차려낸 밥상을 우리가 집 밥이라 부르고, 그래서 집 밥은 다른 비싸고 맛있는 음식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싶다. 하긴 나를 위한 정성과 애정이 듬뿍 담긴 이 밥을 무엇으로 대체하겠는가.

뉴욕은 멜팅 팟(melting pot) 답게 다양한 음식들이 너무도 많다. 내 생각엔 음식의 천국이다. 유럽, 중동, 남미, 아시아, 대륙의 음식들이 다 있다. 심지어 비건을 위한 레스토랑까지 있으니 말이다. 나는 빵순이라서 꼭 한식을 먹지 않아도 먹을거리가 널려 있어서 좋았다. 그럼에도 가끔 한식이 그리워질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생각나는 건 엄마의 집 밥이었다. 다른 것도 아니고 엄마가 끓여준 된장찌개가 제일 먹고 싶었다. 엄마 표 된장찌개. 된장찌개는 이것저것 반찬을 꺼내 놓고도 먹을 게 없어서 어쩌나 하고, 찌개를 주면서 맛있게 잘 끓여졌는지 모르겠다며 옆에 앉아 지켜보는 엄마의 마음이다.

음식은 건강과도 직결된다. 먹는 게 우리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건강 의학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다루는 문제일 것이다. 건강이 악화되면 가장 먼저 바꾸는 것이 음식이다. 그런데 세상에는 맛있는 음식이 너무도 많아서 건강한 음식보다는 입에 맛있는 음식을 더 찾게 된다. 나 역시도 그렇다. 나는 먹는 것을 철저하게 조절하는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무언가 원칙을 꾸준히 지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니까 말이다. 나도 그들을 조금만 닮아볼까?

나는 또 건강한 집 밥, 청국장을 먹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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