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다른 사람에게서 칭찬할 점보다 비난할 점을 먼저 찾는 경향이 있다. 칭찬에는 인색하고 비난하고 비판하는 일에는 후하다. 왜 그럴까? 칭찬을 잘 하지 않는 문화에서 자란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장점을 칭찬하면 그 점이 나에게는 없어서 못나 보일까 봐 두려운 마음이 내재해 있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하는 마음들이 있다. 기꺼이 칭찬해주지 못하는 것은 시기, 질투심이 있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내가 남들보다 더 나아야 하고, 잘해야 하는 경쟁 속에서 살다 보니 남을 칭찬하는 것이 어려워진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동료나 친구에게 잘했다고 칭찬하는 것이 내가 더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를 존중해 주는 마음에 고마움을 느낄 것이다.
평소에 우리는 고마운 마음을 얼마나 표현하고 살까? 감사의 표현을 잘하는 사람도 있고 쑥스럽다는 핑계로 고맙다는 말을 잘 안 하고 사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도 있듯이,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에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기분 좋게 해주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나의 엄마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주고 싶어 안달인 사람이라 선물을 해줘도 ‘아휴, 뭐 하러 이렇게 큰돈을 써’ 하고 반응을 한다. 무슨 뜻인지는 알지만 듣기에 썩 좋지는 않다. 그래서 엄마에게 표현을 달리하라고 말했다. 엄마의 말은 선물을 받아 좋으면서도 좋게 표현하지 못하고 부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대신 ‘선물 줘서 고마워. 잘 쓸게.’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그러면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기분 좋으니까.
자식이니 당연히 받은 것이 더 많은 나로선 부모님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대학원까지 공부하면서 학비, 생활비 모두 받으며 살았으니 말이다. 받기만 한 입장에서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지만 미안하다는 감정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이런 감정은 무의식적 죄책감으로까지 이어진다.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을 때, 부모님께 받은 만큼 보답을 해야 할 것 같은 의무 아닌 의무감이 들었고 그만큼 보답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땐 더 잘하지 못한 나를 탓하게 되고 죄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미안한 마음과 죄책감이 커지면 죄책감에 짓눌릴 수밖에 없게 된다. 데이비드 홉킨스는 모든 부정적인 감정에는 죄책감이 딸려 오고, 죄책감의 본성은 파괴적이어서 만사에 실패를 부르고 질병을 발생시킨다고 했다. 따라서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이 무의식적인 죄책감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 나는 기왕이면 긍정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친구의 동료 선생님 중 한 분은 감사의 일기를 쓴다고 한다. 그 선생님을 보면 항상 평온하고 부드러워 보여 좋다고 자기도 종교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닌지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일상에서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감사한 것을 생각하는 것은 종교와는 상관없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의 의식 상태가 부정적인 생각들로 차 있을 때는 감사할 일을 찾으려 해도 찾을 수가 없었다. ‘대체 내가 지금 이 상황에서 감사할 일이 뭐가 있어?’ 하고 부정적인 생각만 들었다. 나는 이 부정의 터널을 빠져나오는데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감사할 일을 찾으려 하면 찾을 수 있다. 큰 것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 어떤 것이든 나쁘게 생각하면 나쁜 것이고, 좋게 생각하면 좋은 것이다. 휴일에 집에 있다면, ‘집에서 빈둥거리고 시간만 죽이고 있네’하고 생각할 수도 있고, ‘집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생각을 할지는 우리의 선택이다. 물리학에서 생각은 사물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생각은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뜻이다.
얼마 전 점심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리는 식당을 갔다. 따뜻한 육수가 맛있는 곳이라 좀 더 달라고 했다. 쉴 새 없이 음식을 나르느라 지쳐 일하시는 분은 무뚝뚝한 표정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빨리 갖다 줘서 육수를 받으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 말 한마디가 뭐라고 미소를 지으며 “네, 맛있게 드세요.”하신다. 말 한마디의 기쁨을 맛보았다. 우리는 감사하다는 표현도 잘 안 하고 사는 것 같다. ‘그게 그 사람의 일이니까’하고 당연하게 여긴다. 그렇기는 해도 그 사람이 하는 일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쯤은 언제든 해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말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가 한 말은 내게 돌아온다. 감정은 전염성이 있다. 따뜻한 말로,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전염시켰으면 좋겠다.
“우리는 자신에게 친절하고 다정하게 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또 모든 일을 언제나 효율적으로 완벽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하고 그것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좋은 일에 대해 죄책감을 갖지 않고 고마움을 느끼며, 삶에 대해 좀 더 풍요로운 태도를 갖는 것이 좋다.”
― 앤 보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