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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사연

각자 다른 사연과 다른 모습을 가졌지만 이제는 가족이야.

by 새봄 Apr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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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들의 사연, 한 번 들어보실래요?


첫째 고양이, 초코

2019년 6월 19일,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삼색고양이의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우는 소리를 따라가 보니, 아파트 지하 창고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태어난 지 두 달쯤 된 것으로 보였던 아이. 오랜 시간 배가 고팠는지 힘이 없어 멀리 도망을 가지도 않고 얼굴만 간신히 숨기고 있었다고 남편이 전해 주었다. 그렇게 우리 가족의 품으로 들어오게 된 검은 고양이, 이름은 초코. 우리 집 첫 번째 고양이. 그렇게 고양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둘째 고양이, 밀크

같은 해 9월 24일 아침, 외출 준비를 하던 중 어딘가에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조용해졌기에 그냥 지나쳤지만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파트 주차장에서 다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찾아 발걸음을 옮기며 발견한 박스 안에는 태어난 지 두 달쯤 된 아기 고양이가 사료와 함께 버려져 있었다. 사료는 이미 상해 있었고, 아이는 홀로 남겨져 있었다. 아이들 얘기를 들으니 1주일 전에 고양이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그 소리가 맞다면 1주일 동안 얼마나 무서웠을까 생각하니 우리가 늦게라도 발견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두 번째 고양이, 밀크가 가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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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고양이, 딸기

2020년 10월 21일, 아파트 주차장에 버려진 박스 안에서 고양이가 발견되었다. 아이들 친구들이 발견했고, 그중 한 아이가 데려가고 싶어 했지만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임시 보호를 맡게 되었다. 하지만 함께 지내는 동안 정이 들었고, 태어난 지 3개월 정도 되었던 딸기는 우리 집 고양이들 중 유일한 홍일점이다. 그래서 더 보낼 수 없었던 것 같다. 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내 마음의 안식처이기도 한, 이름처럼 사랑스러운 존재 딸기이다.


넷째 고양이, 치즈

2020년 12월 23일, 매서운 겨울밤. 외출을 마치고 돌아오던 남편의 뒤를 따라 아파트 우편함까지 쫓아온 고양이가 있었다. 코를 훌쩍이며 감기에 걸려 있었고, 귀에는 진드기까지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나 붙임성이 좋은지, 처음 보는 순간부터 마음을 빼앗겼다. 그렇게 치즈는 우리 집의 막내가 되었다. 처음엔 애교를 그렇게 많이 부리더니, 시간이 지나자 살짝 새침해져서 ‘아, 속았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래도 그 사랑스러움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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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초코, 밀크, 딸기, 그리고 치즈. 이 네 마리의 고양이들은 전부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에 우리 가족에게로 왔다. 우연처럼 찾아왔지만, 지금은 하루의 시작이자 끝이 되어버린, 너무나도 소중한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없었다면 얼마나 허전했을까 싶을 만큼, 이제는 당연한 존재들이다. 각자 다른 날, 다른 모습으로 찾아왔지만, 모두가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인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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