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닮아가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면서 가장 잘한 일이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고양이들에게도 가족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 집에는 네 명의 사람과 네 마리의 고양이가 함께 산다. 더 신기한 건 성별 비율도 똑같다는 것. 우리 집은 남자 셋, 여자 하나로 이루어져 있다. 남편과 쌍둥이 아이들, 그리고 나. 고양이들도 마찬가지다.
수컷 고양이 초코, 밀크, 치즈, 그리고 유일한 암컷 고양이 딸기. 사람도, 고양이도 같은 구성이라니, 묘한 운명 같다.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가족이 될 운명이었던 것처럼.
그뿐만이 아니다. 남편과 나는 동갑이고, 쌍둥이 아이들은 당연히 같은 나이. 고양이들 역시 둘씩 나이가 같다.
어쩌면 이건 단순한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의 가족이 되었다.
처음 고양이들을 만났을 때를 떠올려 본다. 초코와 밀크가 우리 집에 처음 왔을 때, 작은 몸으로 두리번거리며 낯선 환경을 살폈던 모습. 우리는 조심스레 다가가 손을 내밀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점점 우리 곁에 기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날,
처음으로 내 무릎 위에 몸을 맡긴 초코를 보며 생각했다.
“아, 이제 우리를 가족으로 받아들였구나.”
딸기와 치즈가 가족이 되었을 때도 비슷했다. 두 아이는 처음엔 조심스러웠지만, 초코와 밀크가 편안하게 생활하는 모습을 보며 차츰 경계를 풀었다. 그렇게 네 마리는 서로를 보듬으며 가족이 되었다.
나는 가족이란 언제 어디서든 편히 돌아올 수 있는 곳, 각자의 삶을 존중하면서도 서로를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존재라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 고양이들도 그런 가족의 모습을 닮아가길 바란다.
어느 날 고양이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을 보거나 서로 의 몸에 기대어 조용히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볼 때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 아이들도 이제 가족이 되었구나.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는 모습이 꼭 우리와 닮았구나.
가족이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속에서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 우리 집의 고양이들이 그렇듯, 우리도 서로 기대며 살아간다.
이제 우리 집은 단순히 사람이 고양이를 돌보는 곳이 아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며 서로의 습관을 닮아가고, 기쁨과 위로를 나누며 의지하는 진짜 가족이 되었다.
고양이들은 우리를 보고 편안함을 배우고, 우리는 고양이들에게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더 닮아가며 하나가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