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후기

『동물농장(Animal Farm)』

by 언제나 바람처럼

역자 후기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잘 알려진 에릭 블레어는 민주적 사회주의의 신봉자였다. 직접 전쟁에 참전해 독재 정권의 잔인함을 목격했다. 수필가이자 소설가였던 그의 정치적 관점은 『동물농장』이라는 작품을 통해 생생히 드러난다.


이 책은 1945년에 출간된 풍자 우화 소설이다. 동물들이 평등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인간 농부에게 반항하는 동물 집단의 이야기를 그린다. 처음에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동물들은 자유와 평등을 누린다. 하지만 돼지들은 권력에 굶주려 동물들을 억압하는 새로운 존재가 되고 마침내 인간과 구별할 수 없게 된다.


동물농장의 줄거리는 크게 네 단계를 거친다. 첫째, 동물들이 인간에게 반항해 농장을 장악한다. 둘째, 첫 번째 수확이 순조롭게 진행되며 동물들은 더 많은 식량을 배급받고 평등을 누리게 된다. 셋째, 수퇘지 나폴레옹이 통제권을 잡고 통치를 시작한다. 넷째, 나폴레옹을 포함해 돼지들은 억압자가 되어 인간과 구별될 수 없게 된다.


동물들은 인간과 싸워 장원농장을 차지하고 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꾼 다음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는 동물주의 원칙에 따라 농장을 운영한다.

* 일곱 계명


1. 두 다리로 걸으면 누구나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가 있으면 누구나 친구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셔서는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여서는 안 된다.

7. 동물은 모두 평등하다.

동물주의 정신을 담은 이 '일곱 계명'은 작품 속에서 필요할 때마다 변형된다. 결국 마지막 계명이 수정되면서 일곱 번째 계명을 제외한 다른 계명이 모두 삭제된다. 평등이란 ‘모두’를 전제로 하지만, 여기에 '더욱'이란 말을 써넣어 평등을 스스로 부정하는 모순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 주요 등장인물

• 메이저 영감: 동물주의 개념을 만들어 내고 다른 동물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도록 영감을 준다. 멧돼지로서 동물들 사이에서 비교적 특권을 누리며 살아왔고 그 덕분에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노예화하는 방식에 대해 충분히 성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 자신은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죽지만 다른 동물들에게 혁명 사상을 심어준다.

• 나폴레옹: 사납게 생긴 수퇘지로 메이저 영감의 수제자 중 하나이다. 다른 수제자인 스노볼과 달리 아이디어보다 힘을 중시한다. 나폴레옹은 비겁하고 영리하고 계산적이며 이기적인 인물이다. 따라서 공포정치와 거짓 선동으로 전체주의 정부를 세우고 강력한 권력을 휘두른다.

• 스노볼: 나폴레옹와 함께 메이저 영감의 수제자 중 하나다. 나폴레옹보다 활기차고 독창적이며 똑똑하지만, 권력을 잡는 데는 덜 영리하다. 나폴레옹보다 혁명의 이상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개인적 안락함을 추구하는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 스퀼러: 키가 작고 뚱뚱한 돼지로 돼지들이 통치하는 정부를 선전하는 역할을 맡는다. 필요할 때마다 뛰어난 화술로 동물들을 설득해 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게 만든다.

• 복서: 튼튼하고 강인한 말로 영리하지는 않지만, 우직한 충성심을 보여준다. 혁명을 깊이 믿으며 혁명을 이끄는 지도자인 나폴레옹에 대한 신념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는 지혜가 부족하다.

• 클로버: 온화하고 모성애가 강한 암말로 혁명을 지지하지만, 나폴레옹 통치 체제가 변절해 가는 과정에서 어렴풋이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걸 깨닫고 실망한다.

• 벤저민: 삶은 언제나 힘들고 고통스러울 뿐이라는 회의적인 관점을 가진 당나귀다. 벤저민은 돼지들이 혁명을 타락시키고 동물농장을 전체주의로 변모시켜도 놀라지 않으며, 이를 막기 위해 나서지도 않는다.


이 작품은 인간 본성에 내재 된 권력투쟁을 보여주는 데 깊은 의미가 있다. 권력을 갖게 되면 종종 점점 더 많은 권력을 갈망하게 된다. 이 작품 속에서 지능이 상대적으로 높은 돼지들은 이를 이용해 나머지 동물들을 착취한다. 돼지들의 정치권력이 강화하면서 동물들의 자유와 평등을 향한 열망에 갈등이 발생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동물들은 돼지들이 인간 농부만큼 잔인하고 억압적으로 변했음을 깨닫는다. 정치권력은 누가 갖고 있든,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떤 이데올로기가 사용되든 항상 똑같다는 사실을 이 소설을 통해 알 수 있다. 21세기에도 정치권력은 존재하고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갈등 양상도 다르지 않다. 20세기 초 격동의 혼란을 직접 겪은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이 시대를 넘어도 변하지 않는 감동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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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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