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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Jul 21. 2022

내가 마주하는 세상은 내 마음이 만들어내는 모습이다

습관이란 행동뿐만 아니라 마음습관을 포함한다

습관이란 에너지를 아끼려는 우리 몸의 지혜다. 에너지는 운동할 때도 사용되지만 생각을 하거나 감정을 느낄 때도 쓰인다. 따라서 습관이란 행동뿐만 아니라 마음습관을 포함한다. 생각을 하고, 결정하고, 판단하는 모든 것들이 뇌에서 이루어지는 뇌 신경학적 작용의 결과이다. 만약 뇌 회로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면 긍정적 생각을 반복하여 그 신경회로를 강화해 주면 된다. 프로그램된 회로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생각을 이끄는 무의식이 된다.


젊었던 시절에는 매사 부정적이고 걱정이 많았다. 걱정이란 걱정은 내가 다 짊어지고 사는 듯했다. 내가 맞닥뜨리는 상황만큼 중요하고 복잡한 게 없어 보였다. 실수를 하면 인정하기 싫었고, 누구에게 사과하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팍팍한 마음습관을 가지고 젊은 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 공감 )


어릴 때부터 공감능력이 좋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어른이 되어서도 그랬다. 다행인 건 공감 능력의 부족을 스스로 인지하고 나름 공감능력을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감하는 능력>을 쓴 로먼 크르즈나릭에 따르면 공감은 크게 정서적 공감과 인지적 공감이 있다고 한다. "'정서적 공감'은 타인의 감정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능력으로, 타인의 각성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인지적 공감'은 타인의 정신상 태나 관점,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게 한다."


두 공감능력은 엄연히 다른 능력이라고 하는데… 이 중 우리는 노력을 통하여 인지적 공감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감의 대화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경청'이며 그는 공감의 대화를 위한 10가지 기본 원칙을 제시한다. 이 원칙들을 지켜가며 대화를 한다면 적어도 인지적 공감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 딴짓하며 대화하지 말 것, 중요한 것은 눈 맞춤

- 설교하지 말 것

-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할 것

- 중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것

- 모르면 모른다고 할 것

-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의 경험과 동일시하지 말 것

- 했던 말을 또 하지 말 것

- 세부적인 정보에 집착하지 말 것

- 경청할 것

- 짧게 말할 것


자신의 경험을 다른 사람의 경험과 동일시하는 사람, 상대방이 말을 할 때 진지하게 듣지 않고 중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불쑥불쑥 내뱉는 사람, 온통 설교조의 말만 하는 사람, 별로 중요하지 않는 대화를 너무도 장황하게 말하고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내용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길게 전달하는 사람...(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서 '공감'을 바라기는 어렵다.


혹시 나도 그런 대화를 하고 있지 않는지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무엇보다도 어떤 대화에서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대화 중간에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참고자 노력한다. 문제는 상대가 매번 대화를 끊고 자기하고 싶은 말만 주로 하는 사람인데, 어쩔 수 없다. 참아주고 경청해주는 수밖에.


‘공감’은 내가 제일 먼저 마음 습관으로 들이려고 노력하는 가치이다. 어느 습관보다 만들기 쉽지 않지만, 로먼 크르즈나릭의 원칙을 되새기며 점점 공감력이 향상되리라 확신한다.




( 단순함 )


우리는 본인이 처한 일은 매우 중요하고 복잡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입장인 타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 나도 내 상황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내가 복잡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남이 나의 고충을 알아주지는 않는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의 마음’이지 않은가. 단순하게 생각하되 명확해지려고 노력한다. 그 명확함은 더욱 강해지고 나는 점점 편안해진다. 특히 단순함이 필요한 상황은 뭐니 뭐니 해도 직장생활이다.


"프린스턴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수잔 피스케와 함께 에이미 커디가 개발한 모델에 따르면 사람들이 타인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두 가지 요인은 '따뜻함'과 '유능함'이다. 이 두 가지가 한 사람의 인상이 부정적인지, 혹은 긍정적인지를 90% 이상 결정한다. 첫 만남에서 짧은 순간에 따뜻함과 유능함을 기반으로 누군가를 신뢰할지, 친해지고 싶은지, 혹은 따르고 지지할 것인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강연 읽는 시간>


인간은 누구나 타인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 한다. 이 두 개념이 직장환경에서 '관계'의 핵심이 아닐까. 나는 '따뜻함'을 가진 사람인지, '유능함'이 있는지 생각해본다. 그리고 항상 이 두 개념을 기억해야지 생각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더욱 단순해지려고 노력한다.


한창 한국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는 중에 나에게 거는 최면 중의 하나가 바로 ‘단순함’이었다. 시청역에 내려 사무실로 걸어가는 길에 나는 스스로에게 되뇐다. “내가 오늘 직장에서 필요한 것은 ‘따뜻함’과 ‘유능함’이다.” 동료들을 챙기고 보듬어서 함께 가야지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맡은 일만큼은 책임지고 잘해야 한다는 다짐을 잊지 않는다. 워낙 규모가 큰 업무라 복잡하게 생각하면 끝이 없었지만 냥 단순하게 생각하자 스스로를 세뇌했다. 그렇게 매일매일을 버텼는데, 주변 사람들의 평이 점점 좋아져 갔다.


하물며 같은 팀 후배로부터 ‘과장님은 천사세요’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이렇게 큰 찬사를 언제 받아 보겠는가. 후배는 진심으로 나를 신뢰했고 자신의 애정을 가장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했다고 믿는다. 단순하게 생각하자. 중요한 핵심은 제대로 챙기되, 나머지는 단순화한다면 복잡해 보이는 상황도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그렇게 ‘단순함’은 나의 주요한 마음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 감사 )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감사는 ‘살아있음’이다. 내가 살아있기에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고, 남편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충만한 감정을 나눌 수 있고, 친구들과 지인들과 함께 수다 떨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죽음>에 등장하는 영매인 루쉬는 매일 아침 주문을 외운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육신을 가진 것에 감사합니다.

오늘도 존재의 행운을 누릴 수 있는 만큼

이에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

그리고 덧붙인다.

“제 재능이 생명 전반에 유익하게 쓰이도록,

특히 살아 있는 제 인간 동족들의 의식 고양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주문을 마주하며 가슴 떨림을 경험했다. 감사의 표현과 하루를 잘 살기 위한 진정성 가득한 표현이다. 가끔은 루쉬의 주문을 아침에 일어나 조용히 읊조리기도 한다. 그 이후로 주욱 나는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가장 낮은 층위의 감사함이 아닐까. 어떤 감사함보다 “살아있음” 자체에 전하는 감사함은 모든 이가 가질 수 있는 감사함이다.


감사함의 마음습관은 효과가 크다. 아침에 “살아있음”에 감사한 하루는 감사할 일로 넘쳐난다. 살아있는 것도 감사한데, 오늘은 남편과 공원 산책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의 평온함까지 느꼈다. 살아있는 것도 감사한데, 오랜만에 보고 싶은 선배를 만나 그동안 못했던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게다가 맛있는 저녁까지 사주셨다. 감사하고 감사하다. 살아있는 것도 감사한데,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을 오늘은 10번 이상이나 마주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니 오늘 하루는 감사할 일들로 넘쳐난다.


내 마음은 조금씩 감사함을 느끼는 순간순간이 많아지고 있다.




( 바른 마음 )


나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바로 나의 마음이다. 그러므로 내가 바른 마음을 가져야 내가 바른 모습을 갖추게 된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을 결정하는 것도 바로 나의 마음이다. 바른 마음을 가져야 세상이 바른 모습을 갖게 된다. 불교에서는 팔정제, 8가지의 바름(정)을 가지라고 말한다. 정견, 정사, 정어, 정업, 정명, 정근, 정념, 정정. 풀이하면 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바르게 목숨을 유지하고, 바르게 노력하고, 바른 신념을 가지고, 바르게 마음을 안정시킨다. 쉬운 문장 속에 큰 깨달음이 담겨있다.

  

어릴 적부터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게 불만이 많았다. 시작은 할머니가 아니었을까. 할머니가 미웠고 할머니로부터 벗어나 살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싫었다. 점점 불만은 부모님에게로 향했고, 그런 마음가짐은 대학에 진학하고 세상에 발을 디딘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피해의식에 찌들어 있어다. 불만은 항상 주변 사람들과 주변 환경으로 향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참 어리석었다. 나를 힘들게 만들고 있는 장본인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런 마음이 수그러 들었다. 나이 들어감에 따른 자연스러운 변화이기도 했다. 어느 날 마주한 문장 하나는 나를 그 자리에 멈춰 세웠다. 내가 가진 어리석음은 결국 나 자신이 만들어 낸 것임을 크게 깨달았다.


“세계 속에 당신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당신 속에 세계가 있다”


내 안에 내가 바라보는 세계가 존재한다. 관점의 차이에서 오는 심오한 깨달음. 이 한 문장으로 어릴 적 나를 힘들게 했던 감정들이 내 마음속에 발 디딜 틈을 잃어버렸다. 그 이후로 항상 되내인다. 내 마음속에 내가 바라보는 세계가 존재한다고. 내가 이 세상을 바르게 바라보면 세상은 바르게 변하고 삐딱하게 바라보면 세상은 삐딱해진다.


어릴 적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있던 불평불만은 바로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것들이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내 마음속에 세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스스로를 바르게 하려고 노력한다.(바르게 보고,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기) 가끔은 마음이 다른 곳으로 튀려고 할지도 모른다. 계속 습관을 들여야 한다. 바르게 보기 마음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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