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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Apr 25. 2024

초등 급식 따라잡기

메뉴표(월별 예정식단)

초등학생 게시판에서 단연 1등인 코너는 급식메뉴표인 월별 예정식단이다. 학부모님께 다음 달이 되기 전에 미리 가정통신문으로 이알리미 앱에 게시된다. 보통은 학생들 성화에 못 이기는 척 첫 주 월요일에 월별 예정식단을 게시한다.

4월 초 이래 저래 바쁜 나날을 보내다 매일 급식이 무엇인지 궁금해진 학생들이 내게 급식메뉴를 물어보지만 모르쇠로 일관한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표에 대한 시샘은 아니다. 오해 마시길...


초등학교에는 교직을 이수하여 영양교육이 가능한 영양교사가 임용고시를 통해 선발되고 해마다 소수의 인원만이 신규 채용된다. 사실 본인은 영양교사가 아니어서 어느 과목을 준비해서 임용고시를 치르게 되는지 모른다. 아는 선생님의 따님이 영양교사 임용이 되어서 기뻐하실 때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여쭤보지 못했다. 급식에 대해 자주 이야기 하셔도 그때까지는 내가 이 글을 쓰고 있을지 짐작도 못했으니... 세상 일은 알 수가 없다.


학생들의 급식시간 점심 배식을 하다 보면,

 "아... 오늘 아침에 똑같은 국 먹고 왔어요. "

 "이 반찬이랑 같은 거 먹고 왔는데... "

오늘 수요일이라 특식으로 자장면이 나왔다면 어제 저녁에 같은 메뉴를 먹어서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꼭 있다.

급식 메뉴는 사전 유출되기는 하지만 이걸 대놓고 커닝하는 부모님은 없으실 텐데 유독 그런 말을 하면서 급식을 적게 먹곤 하는 학생들이 있다.

확실하지 않지만 무의식 중에 메뉴 몇 가지는 참고하시는 분들도 있으리라. 그리고, 예전 근무하던 학교의 월별급식은 잘 모르지만 매일 급식안내가 아침시간 이알리미로 오곤 하는데 가끔 메뉴가 겹치는 걸 보게 된다.

혹시... 영양교사 분들도 식단 정하실 때 참고하시는 계절마다, 월별로 추천메뉴 이런 게 있으신 걸까?

매일 저녁에 뭐 먹을까도 고민인데 한 달을 앞서서 무엇을 준비하고 먹어야 될지 결정하는 일은 꽤 힘들어 보인다. 전문가이기에 가능한 일이리라...


가끔 주말에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이 될 때면 아들 학교 급식메뉴를 살펴보곤 했는데 어설픈 내 솜씨로는 따라 하기 힘든 메뉴들이 많았다.

학교 조리사분들은 대부분 대량 급식을 오래 준비해 오신 베테랑이셔서 가능한 메뉴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학교에 작년에 부임해 오신 영양교사 분은 거의 신규 선생님이셔서 학생들의 초등 입맛을 사로잡을 만한 다양한 요리를 준비해 주신다.

계절별 음식, 24 절기 음식, 지역별 테마 요리, 학생들의 추천 메뉴 월별 1식 제공 등 새로운 시도에 인기메뉴가 나오는 날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부터 빨리 받아서 맛보려고 준비하는 손길과 급식줄에 서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하루는 마라탕이 나온 적 있는데 매번 급식에 집중하지 못하고 복도 끝에 있는 화장실을 배회하던 몇 명의 학생들 마저 자취를 감췄다.

입이 짧아서 급식에 대한 기대가 적은 학생들에게도 호기심과 신기함으로 반기게 되는 신비한 메뉴의 마법이랄까? 이번 달 급식은 3일밖에 안 남았으니 다음 달 메뉴(월별 예정 식단)는 꼭 컬러로 뽑아서 게시판에 붙여 놓아야겠다.

우리 학교 4월 급식 메뉴다. 급식 안내 앞면에는 급식에 대한 간략한 안내, 뒷면에는 예정 식단, 다음으로 음식에 대한 소개나 영양교육 등이 실려 있다. 저작권에 걸리지 않도록 누군가 말씀하시면 후딱 지울 예정이다.


뒷장에 나오는 서울어린이급관리지원센터가 어떤 곳인지 슬쩍 들어가서 확인해 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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