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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붕이 May 06. 2024

어린이날 대체휴일

무얼 먹고사나

<사진 출처 : CU 홈페이지>

대체휴일인 오늘, 초등학생들은 무얼 먹고살까?

대부분 오늘 쉬었으니 가정에서 세끼 또는 부모님과 늦잠을 자고 일어나 브런치를 먹었을 것이다.

삼시 세끼를 다 챙기기 힘드니 어린이날도 비로 어영부영 지나갔으니 간단한 먹거리를 챙겨 실내놀이터가 있는 서울근교나 서울 안의 놀이공원으로 갔을 것이다. 한 끼 정도는 외식을 하고 포만감에 낮잠을 잤으면 좋겠지만 어린이들의 넘쳐나는 체력으로 부모님께 여기저기 나가자 조르고 유선방송으로 애니메이션을 보는 동안 잠깐 쉬는 정도였으리라 생각한다.


오늘 오후에는 두어 시간 세찬 비비람이 치는 소리가 들렸다. 남편과 아들은 근처 상가에서 산 탕을 가지고 시댁에 갔었으니 혼자 남아 지인께서 주신 상추와 아들이 먹다 남긴 참치, 찾아오는 현장체험학습으로 외부강사와 만든 고추장을 넣어 비벼 먹었다. 오늘 나처럼 점심을 때운 어린이는 없길 바란다.


부모님이랑 하루를 보낸 학생들은 다행이지만 연휴 없이 자영업을 하시는 경우 간단한 먹거리를 아침 일찍 챙겨 놓고 나가신다 들었다.

돌봄교실 학생들의 경우, 방학식날이나 종업식, 방학기간 동안 미리 신청한 경우 수익자 부담으로 도시락을 배송받아서 먹는다.

딱 한 번 코로나 기간에 점심을 중국집 자장면을 먹었다는 적이 있었다. 그렇게 배달음식도 학생들이랑 드시는구나 감탄한 적 있었다.


급식이 없는 날 외출을 달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 학생들이랑 꼭 마주친다. 학생 한 명과 어머니 한 분이 아니고 꼭 친한 친구 몇 명과 어머니 몇 분 팀을 이뤄 식사하는 경우가 많다.

어색하게 인사 한 번 하고 선생님들은 식사를 마치고 부리나케 학교로 들어간다. 방학식 당일에도 마감하거나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아서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학생들을 만나지 않게 시간에 여유를 두고 조금 먼 곳으로 나간다.


급식 없는 날을 기다리는 학생도 있다.

평소 라면 등을 못 먹게 하는 가정이라면 친구들과 편의점에서 컵라면과 삼각김밥 또는 김밥을 사 먹는다. 불닭까르보나라 등도 빠질 수 없는 메뉴다.

요즘 외식비가 만만치 않아 만원으로도 괜찮은 메뉴 먹기가 쉽지 않으니 편의점이나 무인편의점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 보였다.


인터넷으로 편의점 도시락을 검색해 보니 종류가 가지각색 한중, 양식으로 많았다.

본인은 어머니께서 암투병 하실 때 병원에서 사 먹었던 도시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 도시락이다. 남동생이 보호자여서 어머니께서 먹다 남기신 병원 밥을 먹거나 편의점 도시락을 사 와서 먹는 모습을 자주 봤었다.

이후 편의점 도시락을 보면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한동안 사 먹지도 쳐다보지도 못했다.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메뉴라도 누구와 언제, 어디에서 먹었는지는 참 중요할 것이고 아는 맛이라도 더 맛있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부모와 함께라서 더 좋을 수도 있고, 친한 친구여서 더 맛있고 추억에 남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리 진수성찬이라도 불편한 누군가와 먹거나 형제지간 싸워서 부모에게 야단맞은 뒤라면 맛이 씁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소 생뚱맞지만 5월 나들이철을 겨냥해 새로운 버전의 도시락을 기획했을 편의점 도시락 이야기를 잠깐 더 해 본다.

2024년에는 외식비가 많이 비싸진 탓에 편의점 도시락이 더 인기인데 인건비 때문에 하루 네 번 들어오던 도시락이 세 번 들어오는 곳도 있다는 기사를 봤다.

위의 사진처럼 나들이를 겨냥한 산뜻해 보이는 도시락과 단품류가 보인다. 급히 계획과 준비 없이 나서는 나들이에도 편의점에서 쓱 골라둔 메뉴로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도 있어 보인다.

편의점 도시락 중 스테디셀러인 백종원도시락, 혜자도시락 등 저렴하지만 영양가 고려하고 양까지 많은, 맛도 평타 이상인 도시락이 인기를 끈다 들었다. 이러한 도시락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떨까? 작년 교과담임일 때 학생들 입으로 들은 말로는 간이 세서 다 먹기는 힘들다였다. 역시... 어른 입맛에 맞는 도시락이 초등학생 입맛에 맛있기는 힘든가 보다.


친환경, 유기농 급식이고 초등학생을 위한 맞춤급식이라 해도 모든 학생을 만족시키기는 힘들다. 그래도 먹고 자라난 그동안 세월이 얼마인데... 본인은 초등학교 급식에 만족하며 학교 다니는 사람이라 매번 급식을 기다리곤 한다.

월요일이 대체휴일이라 급식이 아쉬운 사람이 나뿐일까? 혼자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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