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그러니까 병가 들어가기 전에 통신사딜로 망고스틴을 샀다. 한 망당 500g 정도 5~6개씩 들어있는 평범한 망고스틴이었다. 나눔도 할 겸 3Kg 6망을 구매했다.
택배가 도착한 날, 개봉해서 아들이 신세 지는 댁에 2망 드리고, 같은 층 언니께 1망(그때 2망 드릴 것을) 나눔 후 1망은 당일에 손질해서 아들이 거의 다 먹었다.
남은 2망을 먹기 전 방충망으로 막지 못하는 초파리 출연으로 급히 냉장고에 넣었다. 그리고는 허리 때문에 병가를 내고 2주 정도 하루 걸러 병원치료와 자리 보전해 누웠더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정신 차리고 살펴본 망고스틴의 겉면은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날카로운 과도로 평소보다 힘들게, 그래도 쉽지 않아 장도리까지 동원했으나 쉽지 않은 발굴작업이었다. 저녁시간이라 일단 3개만 까서 먹었다. 2개 망고스틴 성과물은 아들 입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지고 하나의 예쁘지 않은 하얀 속 알맹이 부분은 내 입으로 들어갔다.
남은 망고스틴 2개는 바로 해체 작업을 해보려다 기운이 빠져 할 수 없이 냉장고에 다시 넣었다.
온전한 한 망도 냉장고에 내내 보관 중이라 혹시 몰라 수분유지를 위해 신문지에 싸서 넣었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흘렀었나 아... 더 이상 망고스틴의 껍데기는 과도로 해체할 수 없어서 톱과 택배 개봉용 칼도 톱니라고 2가지 연장이 동원되었다.
전날 4월 2주 차부터 윗집 누수로 6월 첫 주 금요일부터 연락드려 관리실에서 왔다간 후 1주일 후와 하루 전 추가 누수가 발견되어 연락하느라, 여기저기 정신없을 때 딱 하루 병원 일정도 없는 날 오전, 조급한 마음을 달랠 겸 망고스틴 해체 작업을 했다.
망고스틴... 과일의 여왕이라는 이...
신선할 때는 과도로 겉만 반으로 살살 돌려주면 귤이나 오렌지 자르는 것 마냥 쉽더니 냉장고에서 겉껍데기가 마른 건 그냥 단단한 나무다.
아마... 웬만한 돌로 내리쳐도 문제없이 뒹굴 옆으로 굴러갈 정도의 강도를 자랑한다.
미끄러지지 않게 한 손에 장갑을 끼고 슬금슬금 톱질을 했다. 실과시간에 사용해 본 톱질을 평소에 해본 적 없으니 밀고 당길 때 잘린다는 거 외에 톱날이 헛돌기만 했다. 자꾸 톱밥이라고 하기 민망한 껍데기의 자주색 가루가 떨어져(거의 다크초콜릿 색) 한가득 쌓였다.
시야를 확보하려 톱으로 실금을 낸 망고스틴을 싱크대에서 헹궈내니 물을 먹은 껍질이 택배칼로도 톱질이 되기 시작했다! 처음 2개를 힘들게 해체하고 그나마 신문지에 싸 놓았던 한 망은 나무마다 강도가 다르듯 기운을 과하게 쓰지는 않고 해체작업에 성공했다. 그래도 톱과 택배칼을 동원해야 가능했다.
망고스틴은 열대과일이라 습한 곳에서 땅에 떨어지면 발아하기 쉽게 생긴 것인데, 차갑고 건조한 곳에서는 속 알맹이의 수분이 최대한 남아있도록 겉껍질이 딱딱해진다. 원래는 껍질이었을 텐데 내게는 껍데기가 되어 이리 힘이
들었던 거다.-보통 과일처럼 얇고 칼로 벗겨낼 수 있는 표면은 껍질, 조개나 굴처럼 딱딱하고 마른 형태는 껍데기 등으로 단어가 구별된다.
인생을 살아가다 미루면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추가되었다. 과일 미루지 않고 먹기! 귀찮다고 열대과일을 냉장고에 넣는 실수를 더 이상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