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유루증(epiphora)
눈물은 아무리 생각해도 참 신기합니다. 너무 기쁘고 감동을 받아도 눈물이 나고요, 억울하고 슬퍼도 눈물이 납니다. 이렇게 상반된 감정이 "눈물" 하나로 표현됩니다. 북 받치는 감정을 눈물에 담아내는 존재는 괜스레 한 번 안아주고 싶습니다. 눈물은 서로 더 사랑하라고 조물주가 주신 선물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느끼는 눈물의 의미를 알기라도 하는 건지... 땅콩이는 집에 온 다음 날부터 눈물을 흘립니다. 계속 안아달라고, 더 많이 사랑해 달라고 시위를 하는 것처럼 눈물을 머금고 삽니다. 결국 고인 눈물의 열정은 밖으로 흘러넘쳐 눈가의 털로 옮겨가고, 젖은 털은 짙게 변하며 서로 똘똘 뭉칩니다.
안아주고 위로해 줘서 눈물을 그치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뒷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며 등을 토닥여줘도 돌아서면 다시 울고 있습니다. 우는 어린아이에게는 막대사탕 하나 손에 쥐어주면서 혀로 느끼는 달달함으로 복잡한 심경을 잠시나마 잊도록 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할 수도 없습니다.
손가락 몇 번 움직여서 땅콩이가 많이 우는 이유에 대해 물어봅니다. 이 넓은 세상에는 똑똑하고 친절한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간단하게 질문했는데 지나치게 자세히 가르쳐 줍니다. 이 바보 수의사는 15년 전쯤 학교에서 배웠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다시 공부합니다.
땅콩이의 많은 눈물은 애정결핍에 따른 감정적 호소가 아니랍니다. "유루증(epiphora)"이라고 하는 멋있는 이름까지 있습니다. 원인은 너무 다양하지만 어쨌든 눈물이 너무 많이 나거나, 눈물이 많지는 않은데 눈물이 원래 가야 하는 길로 제대로 가지 못하는 경우에 생긴다고 합니다.
백신도 맞출 겸 찾은 동물병원에서는 땅콩이의 경우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눈꺼풀과 눈 사이의 공간에서 눈물이 고여 있다가 눈물 구멍으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땅콩이 같은 소형 푸들은 이 공간이 넓지 않아서 눈물이 그대로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땅콩이가 가진 눈의 구조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 때문에 완전한 해결은 어렵다고 합니다. 다만, 잘 닦고 말려주어 젖은 부위의 피부에서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고, 눈에 자극이 덜하도록 눈을 찌를 수 있는 주변의 털을 잘 정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땅콩이는 원래대로라면 코 안쪽으로 흘려보내야 할 것을 그냥 눈 밖으로 내보내고 있을 뿐, 그 어떤 사적인 의도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뒷걸음질 치다가 쥐를 잡습니다. 우는 사람에게 더 다가가게 되는 것처럼 땅콩이의 눈물은 저로 하여금 땅콩이를 한 번 더 안아주고, 더 만져주고, 더 자세히 바라보게 만듭니다.
오늘도 그의 늘씬하고 가벼운 몸을 번쩍 안아 올립니다. 얼마나 질질 짰는지, 손수건을 들고 눈을 들여다봅니다. 그리고 빛나는 무기를 준비합니다. 눈을 괴롭히는 녀석이 보이면 혼내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