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으세요?"
"출퇴근은 괜찮으세요?"
3주 차에 접어드니 병원 원장님과 동료 수의사들이 물어옵니다. 마흔 살 인턴이 좀 걱정되나 봅니다. 아직 정식으로 보호자를 상대하고 환자를 보는 진료 행위를 하고 있지 않으니 심적 부담이 심하지는 않습니다.
뭘 해야 할지 몰라 사람들 뭐 하나 멀뚱멀뚱 지켜만 보는 시간도 지났습니다. 이젠 뭐라도 조금씩은 하고 있으니 병원에 있는 것 자체가 힘든 단계도 막 넘었습니다. 바쁘게 정신없이 돌아가는 병원이다 보니 하루가 빠르게 지납니다. 지루함 따윈 느낄 여유도 없습니다.
다만, 멋있게 진료하는 동료들을 볼 때 진심 부럽습니다. '나도 저 사람들 연차가 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하루속히 부족함을 채우고 싶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기술도 지식도 단번에 가질 수는 없기에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외칩니다. '릴랙스! 캄다운!'
그리고 큰 문제는 아니지만 한 가지 해결해야 하는 게 있습니다. 무릎이 좀 아프다는 것입니다. 종일 책상에 앉아서 일하던 사람이 자리도 없이 서있으려니 적응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2년 차 동료 선생님도 처음 일할 때 딱 3개월 지나니 다리가 아파 힘들었다고 그러더군요.
하도 서있어서 하지정맥류가 왔다는 10년 차 후배 수의사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서서 일하는 게 힘들 거라는 예상을 하긴 했지만 역시 경험해 봐야 진정 알 수 있는 게로군요. 아직 통증이 심하지는 않지만 걷거나 서있는 게 점점 싫어지려 합니다.
환경과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20년 이상 이 일을 하려면 요령 있게 내 몸을 관리해야겠지요. 일단은 무릎을 강하게 떠받쳐줄 튼튼한 하체 근육을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나이 들수록 다리 근육량이 중요하다는데 겸사겸사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병원에서도 한가할 때는 앉거나 기대서 쉬는 시간을 갖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비는 진료실이 있으면 앉아서 전공책을 찾아보는 척이라도 좀 해야겠습니다. 또한 다리에 걸리는 체중 부하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도 생각해 볼만합니다.
하지만 진료를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앉는 시간이 늘어날 테니, 보다 더 빠르게 진료 현장에 투입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일이 가장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확실한 내 자리를 갖게 되면 다리 아픈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