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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f yosef Aug 31. 2023

9. 예루살렘 올드시티, 감람산에서 유숙하다.

이스라엘 견문록

1) 예루살렘 피스메이커-이브라힘

히브리대학교 안에서 만난 목사님들은 열 명이 넘었다. 나와 연락을 주고받은 목사님께서 우리를 댁으로 데리고 가셔서, 저녁을 대접받았다. 집이 좁아서 우리를 재워주지는 못하겠다고 하고, 대신 감람산(올리브산) 정상에 'The Peace House'라고 해서 무료로 여행객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는 곳을 소개해 주셨다. 밤에 우리는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 


이브라힘 아부 엘 하와-예루살렘 피스메이커(사진: La Prasse)

이브라힘은 그의 삶 평생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화합, 평화를 위해 운동을 하셨다고 한다. 늦은 밤,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신 할아버지. 15년이나 지났지만, 페이스북 동향을 보니 아직 살아계신 듯하다. 종교, 문화, 인종 등을 넘어서 모든 사람을 반가이 맞아주신다. 오픈 하우스 운영은 전 세계적으로 도네이션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그날 밤 각자의 방을 배정받은 우리는 긴 여정에 덥고 지쳐, 얼른 짐을 풀고 샤워부터 했다. 그리고 공동 식당에 둘러앉아서 잠시 소개를 하고 간단한 간식거리를 주셔서 먹으며 예루살렘에서의 첫날밤을 보냈다. 

email to maryhawalyn@alqudsnet.com 
Tel.: +972 522 201631  or +972 26280626
Suleiman el-farsi street 31

혹시 방문하실 분은 이곳으로 연락해 보세요.

단지 무료라서라기보다는 그곳에서도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서 소개해 봅니다. 또, 위치가 참 좋거든요. 물론 기부를 하고 오면 더 좋겠죠? 


2) Jerusalem - Old City

예루살렘 지도(구글 맵)

예루살렘은 동쪽으로 높아지는 지형으로 지대가 많이 높아서 배기량이 작은 차는 골골 거리기도 한다. 그리고 가끔은 겨울에도 눈이 흩날리기 때문에 예루살렘 여행객은 겨울에는 따뜻한 옷이 필수다.

예루살렘의 동쪽에 '올드 시티(Old City)'라고 해서 예루살렘의 성,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기도하신 겟세마네 동산, 승천하신 감람산(올리브산)이 있다.


올드 시티(구글 맵)

목요일 오전에는 올드 시티 예루살렘 성 안을 돌아다녔다. 예수님이 재판받으신 빌라도 총독 관저 마당, 위의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는 비아 돌로로사, 겟세마네 동산, 예수님이 감람산에서 예루살렘 성을 보시며 우셨던 장소 등을 순례했다. 

겟세마네 동산 중앙에는 아주 오래된 올리브 나무가 있었다. 그리고 한편에 큰 바위가 놓여 있었는데 이 바위가 예수님이 기대어 엎드려 기도하시던 바위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내 마음을 가장 뭉클하게 했던 곳이다.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하시는 예수님


오후에는 베들레헴으로 갔다. 올드 시티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곳으로 버스로는 4~50분 걸린 듯하다.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자치 지구라서 입구에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고 승객 모두가 버스에서 내려 걸어서 검문소를 지난 후에 다시 버스를 타고 들어갔다. 


베들레헴(구글 맵)


베들레헴 입구에서부터 목자들의 들판교회까지의 경로를 지도에 표시해 봤다. 가는 길에 예수 탄생기념 교회, 우유교회 등 가볼 만한 곳이 많다. 왕복 1시간 거리이지만 이곳저곳 둘러보다 보면 4시간은 족히 걸린다.


사실 기독교인이라면 되게 익숙한 곳인데 막상 아무 준비 없이 가니까,

-아, 여기가 목자들이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예수님 탄생 소식을 처음으로 들은 그곳이구나!

-음, 여기가 예수님이 태어나신 곳이네!


지식이 부족하여 감동이 살짝 적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가슴은 뛰었지만, 성경적으로 전문 지식이 없던 나로서는 가이드 없이 온 것이 아쉽기만 했다. 다행히 후에 몇 번 더 갔을 때는 목사님의 설명과 함께 들어서 더욱 깊은 감동을 받은 기억이 있다.


물건 파는 상인들, 가게들도 즐비했다. 

내 눈에 특별히 들어오는 것이 있었는데 바로 '쇼파르'라고 양뿔로 만든 나팔이었다. 

한 가게에 들어가서 쇼파르를 구경하는데 종류도 다양했다. 긴 것, 아주 긴 것, 짧은 것, 아주 짧은 것 등. 어차피 긴 것은 여행에 걸쳐지기 때문에, 그리고 가격도 엄청 비싸서 살 생각이 전혀 없었고, 첫 베들레헴 방문을 기념하는 정도로 작은 것을 살까 하고 구경하는 중에 젊은 남자 상인이,


-Two hundred shekels!

-Too expensive! What about one hundred fifty shekels?

-No, no.. wait. Okay, if you can blow and make sound, I give you this one hundred shekels.

-Show me how to blow , please.


결국 소리를 겨우 내서 100 셰켈에 손바닥보다 조금 긴 양각나팔을 손에 거머쥐었다. 

200셰켈이면 7만 원 정도 되는데 반값에 산 것이다. 그런데 지금도 사실 잘 불지 못한다. 

내가 산 쇼파르를 인터넷 가격으로 알아보니 대략 6~7만 원 하는 걸로 봐서 거래를 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리겠다.

15년 지난 지금도 내 차 안에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쇼파르 대신 요즘엔 트럼펫을 분다. 둘 다 나팔이긴 매한가지!


쇼파르(양각나팔; 인터넷 11번가)


아주 괜찮은 기념품을 샀다는 만족감으로 기분 좋게 숙소로 돌아왔다. 랍비 같기도 하고, 성경학자인가 싶기도 한 4명의 남자들이 성경을 가지고 토론 중이었다. 킹제임스 버전이 가장 낫다느니, NIV는 정말 오류가 많다느니... 더 심한 말도 하더라. 


저녁 시간이 되자 우리도 불러서 같이 식탁에 둘러앉아서 빵, 소스, 음료, 과일 등을 먹으면서 이브라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랍과 이스라엘 민족은 분명 평화를 이루며 살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이 주된 내용이다. 그리고 당신은 이 일을 위해 평생 살아왔다고. 목숨의 위협이 있지만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것이 사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해외 여행하러 나온 나는, 또 처음의 여행길에서 만난 조지아 여인이 떠오른다.  나 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은 채 살아왔던 모습, 어떤 이는 평화를 위해 싸우고, 어떤 이는 자연과 환경을 위해 싸운다. 나는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하나, 잠시 고민에 빠진다. 


밤에 숙소 밖을 나와서 승천교회와 감람산 주변을 산책하면서 산에 흐르는 시원한 밤공기를 마신다.


내일은 드디어 15년 전에 마음먹었던 계획, 사해에 몸을 띄우러 간다. 


사해야!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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