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10
당신은 가끔, 이 모든 것이 너무 무겁다고 느낄 것이다.
견딜 수 없을 만큼 가라앉는 날들이 있다.
그럴 때면 이유를 찾게 된다.
누가 이렇게 만들었을까, 왜 이런 삶이 되었을까.
무언가 탓할 대상을 찾아 헤매다,
문득 조용한 어둠 속에 혼자 서 있는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이 현실은 어느 날 갑자기 쏟아진 비처럼 찾아온 게 아니다.
어느 누가 강제로 떠맡긴 삶도 아니다.
작은 회피 하나, 미뤄둔 결정 하나,
무심코 내뱉은 말과 지나쳤던 표정,
그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다는 것을.
그 사실은 때때로 잔인하다.
누구도 그 대가를 말해주지 않았고,
아무도 그 무게를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당신은 하루를 살아냈고,
그 하루들이 모여 현실이 되었다.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타인을 탓하고 싶고, 상황을 원망하고 싶고,
가끔은 그냥 다 무너뜨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 손끝에 엉켜 있는 실타래는
누구도 대신 풀어줄 수 없다.
그건 결국, 당신이 스스로 엮어온 인생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나는 말하고 싶다.
그 무너진 현실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그 속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당신이
얼마나 단단하고 용감한 사람인지.
빛은 여전히 멀고,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희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빛은 언제나 그림자 속에서 자라난다.
당신이 만든 현실은
당신의 그림자이기도 하니까.
벽을 쌓은 것도,
그 벽에 기대어 숨을 고르고 있는 것도
모두 당신 자신이다.
그래서 이 현실은 당신 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반대로 말하면,
이 현실만큼은 오롯이 당신 것이다.
당신은 언젠가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삶이, 이 길이,
당신이 선택하고 당신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그것이 때론 견디기 힘든 무게일지라도,
그 무게는 당신을 조금씩, 살아가게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간절히 바란다.
당신이 만든 이 현실이
결국 당신을 무너뜨리는 벽이 아니라,
조금씩 당신을 비추는 빛이 되기를.
그 빛이 언제 찾아올지 알 수 없지만,
그날이 오면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이 삶은 누구의 것도 아닌,
당신 스스로가 만든 것이었다는 걸.
그래서 당신은
다시 일어설 것이다.
느리게라도 한 걸음씩 내딛을 것이다.
무너지기도 하고, 다시 세우기도 하면서
그 모든 과정을 살아낼 것이다.
그 끝에서 당신은,
비로소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당신이 만든 현실이,
결국 당신을 비추는 빛이었음을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다.
당신이 만든 현실이
결국 당신을 받아들이는 빛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