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
어둑한 저녁 길거리를 걷다
가로등 앞에 서 걸음을 멈춘다
조각난 불빛 오래된 반짝임
공허하게 만드는 낡은 횡단보도
뚜벅이는 하루를 마무리해
새벽이슬의 향기가 퍼지고 있어
익숙한 안개가 짙게 걸어가고 있네
고개 숙인 꽃잎 떨어지는 나뭇잎
허무하게 만드는 회색빛 하늘
찰나일 하루를 시작해
영원할 줄 알았던 질긴 세월도
돌이켜보면 그저 지독한 하루였고
어렸던 길도 어른인 길도 없었네
지나가버릴 반짝임을 위해 기도해
오늘은 아름다운 날일 것이라고
오늘은 뚜벅임이 빛날 것이라고
-하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