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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리니 Mar 17. 2023

통통한 가지 두 개

가지무침

오랜만에 가지를 샀다. 야채 코너 한쪽, 세일하는 야채들만 따로 담아두는 카트 위에 보라색의 통통한 가지 두 개가 40%나 세일을 한다며 올라와 있다. 상태가 꽤 좋은데 세일하네. 냉큼 장바구니로 쏘옥.

빨간맛 좋아하는 우리 집 아이들은 가지무침 마저 잘 먹는다. 나는 어렸을 때 이런 거 잘 안 먹었던 것 같은데 뭐든 잘 먹어주니 감사한 일.

어렸을 때는 가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인가 폭신하고 통통한 가지의 식감이 맘에 들어졌다. 뽀득뽀득 씻어서 송송 자를때의 느낌도 좋다. 투명하게 익었을 때 살짝 쫄깃해지는 것도 좋고 대충 볶아 먹어도, 쪄서 무침을 만들어 먹어도 맛있는 녀석. 소금 살살 넣고 볶다가 간장 약간, 굴소스 약간, 참기름 휙 둘러서 먹어도 그만이다. 그러고 보니 가지 튀김도 참 맛있지!


가지(eggplant)는 인도가 원산지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 주로 재배된다고 한다. 칼로리가 100g당 15칼로리 밖에 되지 않는 저열량 음식으로 애호박, 양파보다도 절반 이하로 칼로리가 낮다. 가지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칼륨이 많아 체내 불필요한 수분과 나트륨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는 효과도 있으니 다이어트에 무척 효과적이다. 그 밖에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등의 성분있어 눈 건강에도 좋고, 항암작용, 염증치료, 면역 증진 골다공증 예방 등 여러 가지 효능이 있는 훌륭한 채소이다.


찜기를 꺼냈다. 후기가 좋고 너도 나도 추천해서 온라인으로 덜컥 주문했던 조그만 실리콘 찜기. 막상 택배상자를 열어보니 생각보다 너무 작은 손바닥 만한 사이즈였기에 이건 호빵 찔 때 말고는 사용할데가 없겠구만 하고 넣어두었는데 마침 생각나서 꺼내보았다.

이걸로 가지 무침을 해볼까?

찜기에 가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넣었다. 간장, 고추가루, 다진마늘, 다진파에 참기름 약간 깨소금 약간 넣어 섞은 양념을 붓는다. 가지에서 수분이 충분히 나오긴 하지만 너무 뻑뻑하면 물을 아주 조금만 섞는다. 그리고 가지 위에 골고루 뿌린 후 뚜껑을 덮고 전자렌지에 3분. 꺼내서 다시 잘 섞은 후 또 3분. 그렇게 중간중간 상태를 보면서 가지가 투명하게 익을 때까지 잘 섞어서 돌리면 끝.

양념이 좀 많이 남았다 싶어 된장찌개 끓이고 남은 두부를 넣어 두부조림도 만들었다. 그렇게 반찬 두개를 뚝딱 완성한 후 냉장고에 있던 양배추도 넣어서 쪘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후다닥 만들어 낸 30분 밥상. 밥 하는 시간 26분 동안 된장찌개를 끓이면서 그 사이 전자렌지로는 몇 가지 반찬을 만들어 내서 후루룩 완성된 푸짐한 저녁식탁.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 덕분에 뿌듯한 퇴근 후 일상이다.

만들기도 간편하고 맛도 좋은 가지 무침.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고 몸에 좋은 성분도 많이 들어 있는 채소. 

보라색 가지가 통통하게 익어가는 계절이 돌아왔으니 이제 자주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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