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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동안남 Mar 03. 2023

10편 : 3월 3일 삼겹살 데이, 우리에게 삼겹살은?

삼겹살, 평범함 속에 우리의 삶을 반영하는 비범함도 있다.

오이, 치킨, 빼빼로, 짜장면, 사탕, 초콜릿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일 년에 한 번씩 꼭 다가오는 기념일에 먹는 음식이다. 5월 2일 오이데이, 9월 9일은 구구데이 즉 치킨 먹는 날, 빼빼로는 11월 11일, 짜장면은 4월 14일 블랙데이, 사탕은 3월 14일 화이트데이, 초콜릿은 2월 14일 밸렌타인데이 등 정말 별의별 날짜와 숫자로 발음을 이용해서 마케팅을 통해 기념일을 탄생시켰다. 상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어찌 보면 그날 하루 만이라도 서로 사랑하고, 평화롭고, 재미있게 보내자는 의미에서 만들어 낸 좋은 방책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기념일은 우리에게 좋은 날이니까.


그중에서도 3월 3일이라는 겹치는 날에 꼭 먹는 음식, 바로 삼겹살이다. 왜 우리는 3월 3일에 삼겹살을 먹고, 이를 의미화하는 것일까? 그것을 적어볼까 한다. 삼겹살이라는 음식의 유래나 정보, 레시피 이런 것보다는 필자가 삼겹살을 먹어보고 경험해 보면서 느낀 점을 중심으로 적어볼까 한다. 아무래도 요리 분야는 필자가 정보력이 약하기 때문이다.


3이 2번 들어가서 그것이 겹으로 칭하여 소위 삼겹살 데이라고 부르는 3월 3일. 공교롭게도 올해는 삼겹살 데이가 입학식 다음 날이고 금요일이라 불타는 금요일(불금)까지 겹쳐서 오늘 저녁 삼겹살을 파는 곳은 장사가 훨씬 잘 될 것이다. 


삼겹살 하면 남녀노소 우리나라 사람들이 꼭 먹는 돼지고기 부위 중 하나이다. 아무도 이 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체중 관리나 건강을 위해 조절하는 분들이 있긴 해도 대부분 다 좋아하는 음식이다. 왜, 이 음식을 좋아할까? 기름도 많고, 타 버리면 냄새도 심해서 거북한데 말이다. 그것은 바로 맛이다.


식당에 가서 삼겹살을 주문하면 생삼겹살이 접시에 담겨 불판에 구워진다. 치이이이. 촤아아아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며 고기는 점점 익어간다. 기름이 부글부글 솟아올라 찌꺼기가 되지만, 그 얄팍한 삼겹살이 정말 잘 익어가면 그 주변 사람들의 입맛은 활기를 얻기 시작하다. 이윽고, 고기가 익으면 젓가락질이 아주 바빠진다. 한 점, 두 점 먹으면서 그 연기와 함께 혼연일체가 되는 우리의 입. 짭짤한 소금과 함께 상추와 마늘, 쌈장까지 혼합해서 입 안으로 투하하면 그 맛 하나가 우리의 뇌와 정신을 풍요롭고 평화롭게 재생시켜 준다. 그러니, 기름이 많이 나와도 이 평화로움과 풍요로움에 녹아드는 것이다.


단순히 맛을 표현한다면, 그것으로 글 쓰는 것은 실례다. 그만큼 삼겹살에 대한 필자의 경험은 다양했고, 느낀 점도 무궁무진하다.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그 하나를 골라보면, 이러하다.


'필자가 사는 지역에 이름 있는 삼겹살 가게,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4~5명의 일행과 함께 저녁을 먹으러 그곳을 향한다. 맛집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북새통, 그러나 우리는 예약을 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좌석에 앉았다. 삼겹살을 주문하고, 술을 주문한다. 참고로 나는 술을 마시지 못해 콜라와 사이다 1병씩 주문했다. 잠시 후, 밑반찬과 함께 도착하는 삼겹살. 우리 일행은 이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한다. 굽고 굽고 또 굽고 익어가면 쩝쩝. 상추로 와구와구 그렇게 먹다 보면 배부름 속에서 우리들의 속마음을 털어놓게 된다.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 같았다.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어떻게 사는 게 맞는 것인지? 사회생활이 무엇인지? 등을 비롯해 소위 우리만의 이야기를 나누며 세상 속 괴로움을 달랬다. 그 대화 속에서 짭짤한 삼겹살을 먹고, 일행은 소주잔을 부딪치며 쓴 마음을 소주로 적셨다. 나는 유리잔에 콜라를 부어 같이 짠하고 마신다. 고기를 먹으면 속이 더부룩한데, 콜라는 섭취했으니 그 텁텁함이 쑤욱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아. 이게 삼겹살의 묘미이구나. 또, 우리는 소주와 맥주, 콜라와 사이다를 번갈아가며 마시고 쩝쩝하며 수다를 떤다. 그렇게 1시간 30분이 지났다. 


우리는 수다 속에 쓰디쓴 마음을 삼겹살 섭취로 달래며, 각자 집으로 향한다. 그날은 금요일, 다음날은 토요일이라 쉬는 날. 그러니 우리는 편안하게 마시고,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다시 그 고깃집을 지나가면서 아, 나도 저곳에서 삼겹살 먹으며 수다를 떨었지. 참 좋은 곳이었는데..... 다들 흩어지고 혼자 남은 내 모습을 보니 외로움이 사무쳐 눈물이 났다.'


짧게 써 본 필자의 삼겹살에 대한 추억이다. 


비단, 삼겹살은 동료와 선후배뿐 아니라 가족들도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굳이 식당이 아니라 집에서도 먹을 수 있고, 여름에 피서를 가서 냇가에서 고기를 구워가며 먹을 수 있고, 어떤 곳은 경기장까지 가져와서 먹는 등 각양각색이다. 어디든 어떠하랴. 우리의 삶 어디든 좋은 장소 잘 잡아서 삼겹살 잘 먹고, 소화 잘 시키고, 영양분 잘 보충하면 좋은 것이다. 그러니 삼겹살은 정말 좋은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3월 3일이 삼삼데이 즉, 삼겹살 데이라고 칭해 마케팅 차원에서 삼겹살을 많이 판매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농가도 살리고, 축산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으니 긍정적인 측면은 많다. 하지만, 우리에게 삼겹살은 라면처럼 친근하고, 언제든지 먹고 싶고, 섭취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는 음식이니, 굳이 데이라는 칭호를 만들어서 우리의 순수한 섭취 마음을 빼앗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3월 4일 혹은 3월 5일 아니 3월 31일이나 12월 31일에도 삼겹살은 언제든지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겹살은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음식이다. 돼지고기 중 최고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보편적인 음식이니만큼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그만큼 삼겹살은 가치가 크다. 우리의 삶이 지속되는 한, 삼겹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으로써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3월 3일 삼겹살 데이, 우리 모두 그날은 특별한 날임과 동시에 편안하게 삼겹살 먹는다는 날로 생각하고, 친구와 가족, 동료 및 선후배들과 함께 고기를 구워가며 인생을 논하고, 삶에 대한 깊이와 세상에서 행복하기 살기 위한 올바른 방법은 무엇인지 서로 이야기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치이이이..... 치이이이.. 와구와구 쩝쩝에서 그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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