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쪼자까 Feb 11. 2023

죽음에 관하여

살자,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세상에는 안타까운 죽음이 많다. 지난주에 발생하여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가 2만 3천 명이 넘는 튀르키예 지진,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 제주도 수학여행으로 들뜬 어린 생명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월호 참사 등 뉴스기사에서 크게 다루어지는 사건사고들 말고도 우리 주변에는 질병, 산업재해, 교통사고와 같은 원인으로 생기는 수많은 죽음이 있다. 그리고 그 발생원인이 자연재해든 인재든 인간은 다가오는 죽음을 예측할 수 없다.


 인간은 의의로 간단히 죽을 수 있는 생물이다. 다음은 미국의 어느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나타낸 인간 개개인이 사망할 확률이다.


- 바나나에 미끄러져 사망 : 1/3,500,000,000
- 컴퓨터 게임도중 사망 : 1/100,000,000
- 운석 충돌로 사망 : 1/75,000,000
- 상어에게 공격받아 사망 : 1/8,000,000 (약 0.00001%)
- 낙석에 맞아서 사망 : 1/1,900,000       (약 0.00005%)
- 욕조에서 사망 : 1/685,000                (약 0.00015%)
- 곧바로 내일 죽을 확률 : 1/260,000     (약 0.00038%)
- 기차 사고로 사망 : 1/244,000            (약 0.00041%)
- 비행기 사고로 사망 : 1/188,000         (약 0.00053%)
- 벼락에 맞아 사망 : 1/162,000            (약 0.00062%)
- 지진으로 사망 : 1/130,000                (약 0.00077%)
- 벌에 쏘여 사망 : 1/46,400                 (약 0.00216%)
- 자연재해에 의해 사망 : 1/3,500          (약 0.02857%)
- 화재에 의해 사망 : 1/1,510                (약 0.06623%)
- 교통사고로 사망 : 1/113                   (약 0.88496%)

- 로또 1등 당첨 확률 : 1/5,000,000      (약 0.00002%)


 이렇게 보면 나이를 먹고 자연사(自然死)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지경이다. 몇 가지 사망 원인들을 정리했지만 세상에는 죽음을 초래하는 요인들이 이보다 훨씬 많이 존재한다. 천수(天數)를 누리고 자연사하는 것은 대부분 인간의 소망이지만 실제로 자연사는 전체 사망 통계의 5%밖에 없다고 한다.

 산다는 것은 언제나 곁에 죽음을 둔다는 것과 같다. 알파벳 순서 중 B(Birth, 탄생)와 D(Death, 죽음)가 서로 한 자리밖에 차이가 안나는 것은 그런 의미이지 아닐까 싶다.





 우리의 B(탄생)는 정해져 있지만 D(죽음)은 정해져 있지 않다.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아는 사람은 없다. 나는 늙어서 병실에 드러누워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스르르 눈을 감는 행복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것은 본인의 희망사항일 뿐이다. 그것은 비단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나의 가족, 배우자, 친구 심지어 반려동물까지 우리는 무수히 많은 유기체들과 연결 지어 살고 있다. 그러나 지금 보는 그 사람의 모습을 내일도 볼 수 있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인터넷 기사로 이번 르기예 지진으로 딸을 잃은 한 아버지의 사진을 보았다. 무너져 내린 아파트 폐허 더미에 웅크리고 앉아 15세 어린 딸의 차갑게 식은 손을 놓지 못한 채 붙잡고 있는 장면이다. 지진 발생 당시 침대에 누워 있던 딸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무너져내리는 건물 더미에 깔려 숨졌다고 한다. 너무 안타까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찾아온다. 다만 그 죽음의 형태나 시기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는 매 순간 내가 살아있음과 주변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잊지 말고 살아야 한다. 조금 극단적인 얘기이지만 방금 전까지 같이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던 배우자가 잠시 우유를 사러 집 앞 편의점에 나간 것이 마지막 모습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항상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고 살아가면 어떨까. 다가오는 죽음은 막을 수 없지만 죽음이 지나간 후 미처 전달하지 못한 마음으로 인한 후회가 남으면 안 된다. 그 후회로 인해 마음에 평생 잊지 못할 상처가 남을지도 모른다.

 나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을 전하자. 오늘도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그 한 마디가 어쩌면 나의 평생을 구원할 마음의 지지대가 될지도 모른다.

이전 02화 나의 '단 하나'는 무엇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