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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ing dot Feb 04. 2023

돌고 돌아서 다시 서울로..

나의 취업이야기 Part 1.


나의 착각으로 인한 나비효과 ..
다시 한번 면접의 기회가 주어지다



도저히 내가 떨어진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다른 면접자에 비해서 모든 게 월등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내가 떨어졌을까.. 가슴이 쿵쾅거렸고.. 부모님에게 이 결과를 얘기할 수가 없었다.


 이런 거 보내봤자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는 것 알면서도 나는 항의 메일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나의 기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메일에는 나의 감정을 그대로 분출했다.


내가 다른 면접자보다 못한 게 무엇이였는지 말해달라? 나는 당신들이 빨리 오라고해서 미국에서 여기까지 오는 열의를 보여줬는데 이렇게 떨어지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다시 한번 확인해 달라.. 대략 이런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1월이었고 내가 메일을 보고 답장을 보낸 건 아침 8시 반이었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추운 겨울임에도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밖으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오한이 들 정도의 추위였지만 가슴이 상처가 더 크고 아팠다.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한거 같다. 어디든 내가 쓰일 곳으로 보내달라고 ;; (생각해 보니 참 유치했지만 그때는 절박했다)


담배 한 대를 피우고 집으로 오는 시간이 겨우 10분 돌아와서 컴퓨터 의자에 앉아 메일함을 쳐다봤다. 1이라는 숫자가 보였다. 설마 답장이겠어?라고 받은 편지함을 눌러봤더니 놀랍게도 LG 인사팀에서 회신이 와 있었다. 회신 내용은 이랬다. 


" OO 님이 어제 면접에서 가장 훌륭한 면접자인 건 사실이었지만, 면접관님들이 OO님이 구미에 오래 있을 거 같지 않다고 판단해서 최종 탈락을 결정하였다.. 하지만 OO 님의 자질은 충분하므로 서울로 면접을 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



이렇게 메일이 온 것이다.. 아 구미라는 곳에 내가 오래 있을 거 같지 않다니.. 자기들이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리고 서울로 다시 면접을 보게 해준다는 건 도대체 언제고 믿을 수 있는 것인지.. 회신을 안 받은 것보단 나았지만 기분이 더 나아지진 않았다. 사실 미국 LA에서 나는 풀무원 면접이 3일 뒤에 있었지만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 LG에 합격을 할 거라는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나는 어쩔 수 없이 풀무원의 면접을 보기로 했다.. 어차피 오하이오에 아직 정리를 안한 상황이라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LA를 거쳐 오하이오로 돌아가면 될 뿐이기 때문이다. 



풀무원 쪽에서는 내가 한국에서 온다고 하니 공항으로 리무진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와.. 이런 대접을 해준다니 참으로 고맙고 풀무원에서 합격을 하면 미국 LA에서의 직장 생활을 해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공항에 도착하여 회사에서 마련해 준 리무진을 타고 바로 풀무원으로 면접을 보러 갔다. 실무자 면접은 그리 까다롭지 않았고 무난하게 면접을 보았다. 임원진 면접이 남았는데 그 실무자는 지금 M&A건으로 임원이 매우 바쁘니 내일 면접을 보자고 했다. 자기는 나를 이미 1차 합격시켰으니 무난히 임원면접만 보면 합격을 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말도 전해주었다. 다행히 LA에는 오하이오에 동문이 살고 있어 그 집에서 하루를 묶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이 지나고 점심쯤이 되어도 풀무원에서는 면접을 보러 오라는 전화가 없었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어제 면접을 본 그 실무자에게 전화를 했다. 그랬더니 그 실무자는 당황해하면서 어제 M&A가 불발되어 나의 포지션이 없어졌다고.. 미안하지만 10월에 와줄 수 있겠냐고 했다.. 하.. 지금이 1월인데 9개월을 기다리란 말인가.. 나는 또다시 좌절하고 말았다. 


너무 황망한 마음을 안고 다시 오하이오로 가려던 중 한국에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LG전자에서 나의 면접일자를 잡아주었다고 3일 뒤에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고 한다.. 아 이게 정말 무슨 장난 같은 일인가.. 나는 오하이오로 다시 갈 시간도 없이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다시 LG전자 트윈타워로 면접을 보러 가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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