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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nnecting dot Feb 04. 2023

다시 면접을 보러가다

나의 취업이야기 Part 2

결국 미국으로 돌아간 지 2일 만에 다시 한국행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한국 도착이 아침 8시 정도 되었을 텐데 우연찮게도 다른 한 곳의 면접이 그날 아침 10시에 있었다.  나는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그 상태로 면접을 보러 가야 했다. 가지고 있었던 양복으로 공항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택시를 타고 면접장소로 향했다.



그날 면접을 보게 된 회사는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은 아니었고, 또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있는 상태로 면접에서 제대로 대답을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너무나도 보수적인 회사였고, 면접도 정말 형식적으로나마 물어보는 수준이었다. 그렇게 면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짐을 풀고 다시 한번  LG전자의 면접을 준비했다. 그리고 면접 당일이 찾아왔다. 아침 9시까지 엘지트윈타워로 갔고 거기에는 거의 20명이 넘는 지원자들이 있었다. 구미에서 면접을 봤을 때와는 분위기부터 달랐다. 모두들 긴장한 채로 면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30분 정도 지나자 4명의 그룹으로 호출이 시작됐고 나는 3조로 들어가게 되었다. 긴장한 채로 착석을 했고 면접관은 3명이 앉아 있었다. 의례적인 자기소개를 마치고 개별 질문이 들어왔는데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질문을 많이 던졌고 나에게는 나의 엑셀 스킬 정도만 물어보고 추가 질문이 거의 없었다. 그중에 한 명은 본인이 얼마나 이 회사에 들어오고 싶은지에 대해 열정적으로 PR을 하고 있었다. 나도 뭐라도 더 어필해야 하나.. 그렇게 고민하는 도중에  면접은 끝나게 되었고.. 나는 직감적으로 떨어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LG전자 인사담당자는 합격자에 한해서 3일 내에 이메일 및 전화 연락이 갈 거니 3일 안에 연락이 없으면 불합격된 것으로 생각해달라는 말을 전달했다.



역시 3일이 지났고, 나에게 연락은 없었다... 허무했지만 면접 때 내가 주목받지 못한 건 사실이었고 내가 더 어필하지 못한 것도 내 잘못이었다. 몸과 마음이 지쳤지만 2개월 후에 있을 삼성 공채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있기 답답한 나는 동네 도서관에서 SAT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도중 LG전자 홈페이지에 나의 지원 상태가 불합격으로 최종 결과가 나왔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도서관에 있는 공용 PC를 통해 접속해 보았더니 아직 '진행 중' 상태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또 엘지전자에 항의 메일을 쓰기 시작했다.


"면접을 본 지 10일이 지났는데 아직도 펜딩인 이유는 무엇인지요? 불합격을 한 거라면 공식적으로 통보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이건 지원자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


이렇게 보낸 게 나에게 좋을 것도 없지만 그냥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메일을 보내고 자리에 앉으려고 하는 순간 나에게 LG 전자에서 문자가 왔다.


"항의 메일을 받고 바로 불합격 통보를 하나 바다라고 생각하는 순간.. 첫 글이 "축하합니다"라고 시작이 되었다. 내가 합격이 된 것이다. 가슴이 뛰고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알리고 축하를 받고 있는 도중 내가 쓴 항의 메일이 생각이 났다.. 아!! 이건 또 무슨 하늘의 장난이란 말인가.. 항의 메일을 쓰고 5분 만에 합격 문자를 받다니..


그래도 합격이 변경되는 건 아니니... 어찌 되었던 나는 그렇게 다시 재취업에 성공하게 되었다!

우여곡절도 많았고 마음고생도 많았지만 이제 그런 건 생각나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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