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취업이야기 Part 6.
신입교육의 달콤함은 끝나고
긴장이 늘 흐르는 업무와 야근의 연속을 겪게되다.
현업으로 팀이 배치된 뒤 빠르게 담당업무가 정해졌다. 담당지역은 중남미의 나름 큰 국가였으며, 해외지사에서 판매를 원활하기 위해서 본사에서 support를 하는 업무였다. 여기서 support라 함은 해당 국가에서 order가 접수되면 공장에서 고객사가 원하는 시기에 delivery 될 수 있도록 기본 spec을 설정하고 제대로 생산 및 출하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활동이다.
워낙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설정을 신중히 해야 하며, 고객사의 로고도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원하는 스펙이 제대로 적용되었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엉뚱한 제품이 생산될 수 있다. 업무의 인계는 일주일간에 걸쳐 1시간 남짓 진행되었는데 말로서만 들어서는 제대로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다. 많은 실수를 하면서 적응은 했으나,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잘못된 제품이 생산될 수 있으므로 초 긴장을 해야 했다. 갓 들어온 신입이 처리하기에는 너무나도 버겁고 부담스러운 업무였으나, 근무하는 사람 모두 그렇게 배우고 적응했던 것이다. 나를 가르쳐 준 사수는 나보다 1년 정도 먼저 들어왔으니 일 처리가 빨랐고 일이 많다 보니 나의 인수인계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내가 스스로 알아내야 하는 일이 점차 많아졌다.
이런 상황 속에 처음 일주일간은 정시 퇴근을 했으나 점차 야근하는 일이 많아졌고 더군다나 중남미 지역 현채인들 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출근시간인 밤 10시까지 기다렸다가 그때부터 현지와의 협의 미팅이 이어졌다. 평균 퇴근시간은 점차 늦어져 밤 10시 넘어서 퇴근하는 날이 부지기수였고, 평균적으로 9시에 퇴근하는 날이 많아졌다. 특히 나의 사수는 워크홀릭으로 불릴 정도 오랫동안 야근을 하여 10시 넘어 퇴근해도 눈치가 보일 지경이었다.
아침 8시까지 와야 되니 아침도 회사에서 먹고 점심도 회사, 야근까지 하니 저녁도 회사에서 먹는 날이 많아졌다. 이렇게 하루 세끼 회사 밥만 먹으니 돈 쓸 시간도 없고 왜 S사 직원들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돈을 쓸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회사에 오랫동안 업무를 하며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다들 회식할 때는 술을 미친 듯이 먹었다.
L사와 비교한다면 업무 강도는 2배 정도 세고 사무실의 분위기는 3배 정도 무거운 느낌이었다. 그리고 무언가 개인주의적인 성향도 L사에 비해서 무척 셌던 느낌이다. 인화의 L사와 관리의 S사가 이렇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느낀 가장 큰 사건은, 보통 사수와 부사수가 같이 밥을 먹으면 직급이 높은 사수가 대체로 밥을 사주고 부사수가 커피 등을 사기 마련인데, 나는 L사에서 그래왔기 때문에 몇 번은 당연히 얻어먹는 걸로 생각하다가, 사수한테 눈치를 받은 적도 있다. 나중에는 자기 먹은 돈을 내 손에 쥐여주고 계산하고 오라고 한 적도 있었다.
S사의 성향에 적응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