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조금 배었다고, 조금 아프다고

얼마나 아플지 속이 상해 가늠도 안된다

by siya

오늘 너는 손을 다쳤다고 했다.

요리하다가 칼에 살짝 베였다고,

피는 금방 멎었다고,

응급실 갈 일 아니라며

별일 아니라고 웃어넘겼다.


그 말끝이 그렇게 가벼운데

왜 내 마음은 무거워졌을까.

피가 나서 놀랐을 너,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어딘가 찡그렸을 너를 상상했다.

작은 상처 하나에도 내가 너무 무력해지는 기분이었다.


“괜찮아”라는 네 말이

마치 “아프다”라는 말처럼 들렸다.

그 순간,

너의 손끝에 난 상처보다

내 마음 한쪽이 더 깊게 베인 것 같았다.

조금만 더 조심하지, 하는 후회도

대신 아파주고 싶다는 욕심도

내 사랑이 하는 소리였다.


나는 그렇게 또 너를 걱정했고,

네가 다친 자리마다 마음을 덧대었다.


사랑은,

상처 하나에도 마음이 먼저 다치는 감정이니까.

그 다정하고 조심스러운 마음,

아무래도 나는 오늘도 널 사랑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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