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키지 않아 더 예뻤던 마음에 심은 이름
어떤 마음은 말하지 않아도 오래 남는다.
네가 말없이 내 옆에 앉았던 날의 온도,
눈길이 스치고도 아무 말 없던 그 순간,
나는 그것만으로 충분히 오래 사랑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짝사랑이 외롭다고 말하지만,
나는 이 감정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물론 가끔은 너에게 닿지 않는 이 마음이
허공에 흩어지는 것 같아 조용히 서운해질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 더 자주, 너를 바라보는 일이 참 좋았다.
아무 의무 없이, 아무 조건 없이,
그저 네가 있는 자리를 따뜻하게 느끼는 일.
그것만으로도 나는 하루를 잘 살아냈다.
너는 몰랐겠지.
내가 너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몇 번이나 마음을 다잡고,
몇 번이나 글자처럼 조심히, 조심히 너를 들여다보았는지.
그 순간마다 내 마음은 자라났고,
나조차도 몰랐던 감정이 자리를 잡았다.
이 마음은 무언가를 바라지도 않았다.
너의 손을 잡는 일도, 너의 마음을 듣는 일도.
다만 언젠가, 아주 멀리 시간이 흐른 뒤에
내가 조용히 꺼내볼 수 있는 기억 한 조각으로
남아주었으면, 하고 바랐을 뿐이다.
누군가를 오래 바라본다는 건
자주 마주치지 않아도,
그리움이 넘치지 않아도,
작은 순간들만으로도 사랑을 꾸려가는 일이란 걸.
나는 너를 통해 배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너를 떠올린다.
찬란하지 않아도, 눈부시지 않아도 괜찮다.
그냥 그때의 너처럼, 조용히 스쳐가는 한 장면으로
내 마음 한 구석을 따뜻하게 해주는 기억이면 된다.
말하지 않았던 그 수많은 마음들이
이 글 속에서라도 숨을 쉬었으면 좋겠다.
그러니 네가 이 글을 읽는다면
너는 몰랐겠지만, 누군가가 한때 너를
참 따뜻하게, 아주 오래 바라봤었다는 걸
조금은 기억해줘도 좋다.
내가 했던 사랑은 어쩌면 예쁜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