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임대주택단지의 세대교체와 이민자의 삶
아침부터 앞집의 집 앞에는 낯선 렌터카가 주차되어 있었다.
옆집에는 영국 남편과 동유럽 출신의 이슬람 여인이 살고 있다. 그녀와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친구 아이샤를 통해 그녀의 배경에 대해 알게 되었다. 아이샤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슬람 여성이고, 그녀는 동유럽의 한 나라에서 온 이슬람 여성이었다.
그녀는 평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일반적인 복장을 하고 있어서, 처음에는 그녀가 이슬람교도인지 몰랐다. 아이샤는 이슬람교도라 하더라도 출신 국가와 신앙의 정도에 따라 생활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해 주었다.
아이샤는 그녀의 이웃이고, 몇 번 이야기를 나눈 정도라고 말해주어서 알게 되었다.
여인의 나이는 20대 중반으로 보였고, 어린 두 자녀(3살과 4살)의 어머니였다. 이슬람교도 여성들은 종종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는 경향이 있다.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같은 이슬람교도들과 결혼을 하며, 이들은 결혼 후 가정을 꾸리는 것이 보통이다.
아이들과 엄마는 할머니의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연신 손으로 인사를 하며 "Bye Bye"를 외쳤고, 엄마는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이 장면은 마치 내가 어린 시절 친정엄마가 내 18개월짜리 딸을 보러 왔다가 돌아가시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물론, 나는 히드로 공항까지 남편을 따라서 배웅을 나갔고, 공항에서 엄마를 보낸 후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본국을 떠나 외국에서 가정을 꾸리는 것은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최근에는 친구의 딸이 17살인데, 그녀의 어머니가 이미 결혼 상대자를 정해두었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결혼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딸은 대학에 가고 싶지만, 집안에서 반강제로 시키려고 하는 결혼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말로는 도망치라고 하고 싶지만, 이민자로서 외국에서 이민여성으로서 가족을 등지고 혼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시대와 나라는 다르지만, 이슬람교도 여성들은 서구 여성들이 누리는 선택권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여성들은 집안의 제약을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살기도 하지만, 이는 드문 경우로 보인다. 본국을 떠나 이민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친척들은 그들에게 삶의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이웃의 어르신이 사망하셨다. 시청에서 나와서 집안을 치우는 모습이 보였고, 이제 그 자리는 어린 자녀들을 둔 새로운 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다. 겨우 13년이 지난 후, 돌아온 공공임대주택단지의 삶은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겨우 13년이 지나고 나서, 돌아온 공공임대주택단지의 변화는 내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준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라와 장소를 불문하고, 적어도 10년 또는 20년 주기로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것 같다.
요즘 버스회사에서는 버스를 운전할 수 있는 버스기사가 없어서, 대대적으로 구인광고를 하고 있다. 오후 늦게 시티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 버스는 있는데, 기사가 없어서, 30분 기다리는 시간이 1시간으로 연장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내가 이곳으로 돌아올 때 이러한 변화의 모습을 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어쩌면 몇 년 전에 이 집을 팔았더라면, 이러한 현실을 맞이하지 않아도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후회를 곱씹고 있다. 과거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되새기면서도,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이 계속된다.
이틀 동안 비가 내리고 있었고, 평균 기온이 15도 이내이며 체감 온도는 6~7도였다.
" Wrong people wrong place " 너무 추워서 겨울옷을 끼워 입고 있는데, 제주도는 너무 습하고 덥다고 난리다. 내가 그곳에 남편이 이곳에 있었서야 하는데... 그래서인지, 이 단어가 요 며칠 나의 머릿속을 헤집고 다닌다.
잠시 햇살이 비추었지만, 곧 다시 먹구름이 드리우고 비가 내릴 것이다.
나는 이곳에서 빨리 탈출하고 싶지만 현실상 그럴 수 없다. 선택권이 없음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는 숨이 막힐 듯한 불편감 속에서도 버티고 있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