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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걸 Aug 19. 2024

티나는 나보다 오래 살 것이다.

영국날씨의 특징과 생강차 끓이기/티나의 건강과 긍정적인 삶의 비결

영국날씨의 특징과 생강차 끓이기

영국의 날씨는 정말 독특하다.

겨울에는 마이너스까지 온도는 떨어지지 않지만, 정작 사람마다 틀리겠지만, 체감온도가 수시로 마이너스까지 떨어진다. 이는 아마도 한국처럼 난방을 할 수 없고(살인적인 난방비) 수시로 비가 오는 기후 탓일 것이라. 더욱이 바람도 많이 분다. 가끔씩은 여기가 제주도인가? 심지어 기온이 떨어지는 아침에는 바닷가에서 갈매기가 엄청 몰려든다. 무조건 아침에 갈매기가 날아다니면, 그날은 추운 날이다.  물론 내가 사는 도시가 동쪽의 바다와 가까워서 일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간에 이곳은 봄과 여름, 가을에는 최고 15 최저 8도 온도 정도로 유지된다(나의 체감온도기준: 혹한인 겨울에는 마이너스 5도)

지인께서 키킨을 전부 비싼 것으로 리모델링하셔서 특히 인덕션으로 교체까지 하셔서 본인이 쓰시던 주방기구를 조금 주셨다. 생강차 끓여마시기에 적합하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꽤 특별했다.

약 1주일~2주일 동안 평균기온이 30도까지 올라갔는데, 이곳에서는 정말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신문에서도 크게 보도되었고, 사람들도 놀랐고, 행복했다.


특히 해외로 따듯한 햇살을 보기 위해서 떠날 수 없는 저소득층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영국의 평균 기온은 일 년을 기준으로 하면, 평균 15도 내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북쪽지역은 아주 춥고, 반면 남편지방은 훨씬 따듯하고 온화하다. 그래서 나의 지인은 2년 후, 따듯한 남쪽지역으로 이사 갈 준비를 열심히 하고 계신다. 본인들의 재산도 있고, 돌아가신 시어머님으로부터 유산까지 받으셔서 좋은 집으로 이사 가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으시리라. 

리들슈퍼마켓에서 사 온 신선한 생강

나의 건강은 영국의 날씨와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서 죽을 뻔한 적도 있었고, 치아문제로 여러 개를 뽑고 임플란트까지 해야 했다.

제주도에서는 따듯한 날씨 덕분에 그 적저럭 지낼 수 있었지만, 영국에 와서 백혈구 수치가 더 떨어졌고, 췌장염 관련 수치도 좋지 않다. 

그래서 영국의 열악한 의료 시스템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대상으로 분류되어 3~4개월 바다 정기적인 피검사를 받게 되었다. 곧 2번째 검사를 이 주 후에 받게 된다. 


올해 2월에는 두피가 전부 빨개지고, 좁쌀 같은 것들이 온통 퍼졌었다. 아무래도 염증수치가 최고조였던 것 같다. 유튜버에 물어보니까, 면역력저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러다가 정말 외국에서 죽는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었다.  또한 어떤 날 밤에는 심장이 비정기적으로 "두두둑 두두둑" 뭐 그렇게 일정치 않게 뛰는 부정맥 증상 같은 것으로 인하여 잠에서 깬 후,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 적도 있었다.

내 몸하나 걸치고 산다는 것이 힘들다. 


물론 그럴 때마다 미련곰탱이지만, 남편이 필요해진다.

그러나 멀리 있는 남편과 공부하는 딸이 신경 쓰게 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두려움에 빠져들 때면, 나는 나와 비슷한 체질을 타고난 서울에 있는 고등학생 친구에게 카톡통화로 위로를 받는다. 다행스럽게도 그 친구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자영업을 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손님만 없으면 자유롭게 통화를 해서 위로를 받곤 한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친구도 나도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정도 스트레스도 풀리고, 마음도 안정이 된다. 사람이 죽을 때, 진정한 친구 3명만 있다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했던 말이 있지 않은가? 언 듯 생각해도 적어도 2명은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나는 그나마 성공한 인생으로 생각해도 되는 건가?

진하게 끓여지는 생강차:생강끓이물에 레몬과 꿀을 넣고, 마시면 몸이 따듯해진다. 약 20분 정도 끓인 후, 그다음 날 또다시 20분 정도 끓여서 식힌 후, 냉장고에 보관하고 마신다

타고난 신체를 어떻게 할 수 없으므로, 더 나빠지게 하지 않으려면 노력을 해야 하고, 그 노력의 일환으로 나는 생강차를 끓여서 마신다. 의사말로는 스트레스를 덜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내 마음대로 안된다.  그러나, 생강차는 끓여서 마실 수 있다.


저번주부터 지붕의 누수로 인하여 여러 업체를 통하여 문제발견과 수리비등을 알아보고 있는데ㅠㅠ. 아마도 5 백이상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제기랄!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더니, 도대체 이놈의 90년 된 집수리는 끝날 기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아있고, 아직은 살만하다. 그러므로 불평대신 감사를 게으름대신 부지런히 생강차를 끓여 마셔야 한다. 

815 광복절이 지난 후, 영국은 가을로 접어들었다. 먼저 바람이 차갑다. 그나마 햇살이 있어서 좋다. 물론 다음 주부터는 햇살을 보는 시간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티나의 건강과 긍정적인 삶의 비결

나의 이웃인 티나는 나보다 오래 살 가능성이 크다. 

그 이유는 그녀가 부모로부터 건강한 신체적, 정신적 유전자를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치아가 건치이고, 추위에도 강하다. 심지어 그녀는 겨울철에도 반팔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에게는 사랑스러운 가족들이 있다.

본인의 딸과 남편 그리고 친정식구들이 계시다.

백혈병으로 3개월 만에 60세에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을 대신하여 홀로 남은 유쾌하신 성격의 소유자이신 친정아버님을 위하여 아버님과 두 언니들은 적어도 일주일에 2번 이상 티나의 집에 모여서 그들의 삶의 모든 것을 공유한다. 소박하게 함께 먹고 마시며, 자신들의 고민과 어려움을 토로하고 위로받으며 웃는다.

가끔씩 뒷마당에서 그들의 웃음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흘러나온다.

그녀에게 있어서 가족은 가장 든든한 백이자, 긍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그녀의 자족하는 마음가짐이다.

비록 공공임대주택에 살고 있지만, 건강한 식단을 먹기 위하여 노력하고, 남편의 적은 수입으로도 규모 있게 생활하고 있으며, 무엇 보다가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는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나 자신에게 부끄러움을 일으키게 하고, 자중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곤 한다. 

일기예보를 보니, 그나마 이번주는 비가 덜 오니까 감사해야 한다.

불평대신 감사, 욕심대신, 자족을 배울 수 있기를 오늘도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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