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이 머물다간 자리

by 김화연


김화연



웃음, 가시 돋친 볼우물

힘들면 떠나라는 말

파도의 포말을 가리킨다.

밀물이 머물다간 틈, 틈에

알이 없는 안경테, 신발 하나, 동전 몇 잎

살면서 잃어버린 몸의 잔상들이

발자국 밑에 서성인다.

검은 바위를 치고 돌아서는 하얀 물결에

구겨 넣었던 열선들이 올라온다.

어릴 적 밥숟가락이 많은 상 앞에서

식구들에게 규율로 내뱉던,

나가라는 말

생계를 등에 진 자의 입술에서

어깨에 힘이 없는 등을 미는 말

방 문고리를 잡고 작은 엄지발이 웅크리며

버티던 말

저무는 해가 말리지 못한

온통 젖어버리는 어깨에 앉은

‘떠나라는 말,

썰물이 머물다간 자리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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