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함께 살아가기.
집단 상담의 마지막 주제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기'였다. 사실 불안은 위협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그 덕에 나는 일을 미리 계획하고 빠르게 성취를 해왔다. 이렇듯 생존을 위한 당연한 기능이자, 긍정적이기도 한 불안감은 없애는 것이 아닌 '다루어' 나가야 한다.
상황에 대해 다양한 사고를 가질 것.
그렇다면 부정적인 불안감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상담 선생님은 여러 가지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열어야 한다며, 이는 '인지행동치료'법과 같다고 했다. (인지행동치료 : 환자가 자동적으로 생각하는 사고를 찾아서 부정적인 생각을 교정하고 두려워하는 상황을 노출해 치료하는 과정) 그 예로 아래와 같이 '아이가 하원시간에 늦는 부모를 기다리는 상황'을 설명했다.
위처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나열해 보면 으레 했던 자동사고가 실제가 아니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편협하거나 왜곡된 생각을 수정하면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으며, 나아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
아이들의 불안감은 당연한 것.
더욱이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기존과 다른 환경에 노출되어 매우 민감하다. (이는 모로반사로도 표현되며, 때문에 신생아를 양팔까지 싸매두는 것.) 그러다가 생후 8개월 무렵 낯선 사람과 환경을 접하며 느끼는 불편감으로 불안이 시작되는데, 이후 이러한 상황을 더 많이 접하게 되며 확장된다고 한다.
아이와 부모가 사이가 좋아야 한다.
아이들의 불안을 다루기 위한 대전제는 부모와의 좋은 관계다. 이를 기반으로 아래와 같이 4가지 팁을 소개받았다.
1. 새로운 것을 접한 후 주의 깊게 살펴보기.
2. 새 경험에 미리 대비시키기 : 이는 친척들을 만나러 갈 때도 적용
Ex. "우리 주말에 할머니 댁에 갈 거야.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삼촌도 계셔. 삼촌은 키가 무척 커~!"
3. 무서워하는 대상에 대한 감정과 경험 공유하기
Ex. "공사 소리가 크게 나서 무서웠어? 그럴 수 있어~! 엄마도 어릴 때 그런 적 있어.
그럴 때 엄마가 (어떻게) 해줄게~!
-> 아이가 느낀 공포나 불안이 잘못된 감정이 아님. 인정 및 수용하고 견딜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기.
4. 변화의 시기에는 더 많은 시간 보내기 (새로운 기관 입소 or입학, 이사 등)
추가로 아이에게 유전 or환경적으로 불안감을 주거나, 일상에서 내가 느끼는 불안감이 쉽게 전이되는 것이 우려됐다. 하지만 내 경험을 토대로 아이를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니, 이를 장점으로 이용하면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관련 서적ㅡ'정신과 전문의 최주연 박사의 불안 버리기'ㅡ에서도, 진짜 문제는 아이의 불안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라 설명했다.
'정서'라는 '땅'에 '인지'라는 '건물'을 세워줄 것!
상담 선생님은 결국 사람은 탄탄한 정서가 없으면 모두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감정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이며, 무조건 수용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생각은 대략 50%, 행동은 100% 통제할 수 있으므로, 문제가 있는 경우 이를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3회기의 상담을 끝으로, 나는 삶의 가치관을 다시금 정립했고 이를 아우르는 육아 철학도 가지게 되었다.
낀대의 열 번째 Solution.
1. 내가 '원하는 삶'과 '추구하는 가치'에 대한 고민 해보기.
2.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작은 행동'을 찾기.
1) 불안, 두려움 등의 긍정적인 면을 생각하기 : 불편하지만 필요한 (나를 보호해 주는) 감정.
-> 위험에 대비가능, 신중해짐, 성취를 돕기도 함.
2) 상황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하고, 행동에 집중하기 (인지행동치료법 참고)
: 마주한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떠올려 감당할 수 있는 힘을 키울 것.
3) 불안을 인지할 수 있는 작은 장치를 마련하기
Ex. 찬물 마시기, 손목에 고무줄(머리끈) 튕기기 : 불안으로 화가 솟구칠 때, 잠시 멈추고 생각을 바꿀 수 있도록 돕는 나만의 인지 장치를 마련할 것.
3. 스스로가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기, 실수 or실패를 허용하기.
: 수치심을 느꼈을 때 극복하는 방법과도 연결되는 것으로 "그럴 수 있지~! 실수 or실패해도 괜찮아." 라 허용하자. 상담 선생님은 자기 비난이 높은 경우, 위협에 처했을 때 스스로 달래는 위로체계 활성화 능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해서나 육아 중에도,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위의 태도로 '인정하고 위협으로 인지된 것은 함께 다루어, 회피보다는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두려움이나 좌절에 빠지는 대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다.
* 사진출처 : 인사이드아웃 2 스페셜 아트 (불안 이를 안아주고 있는 감정 친구들)